16국사 진영이란
보물 제1043호 송광사 16국사 진영은 보조국사 지눌스님을 비롯하여 2세 진각국사(眞覺國師), 3세 청진국사(淸眞國師), 4세 충경진명국사(沖鏡眞明國師), 5세 회당자진국사(晦堂慈眞國師), 6세 자정국사(慈精國師), 7세 원감국사(圓鑑國師), 8세 자각국사(慈覺國師), 9세 담당화상(湛堂和尙), 10세 혜감국사(慧鑑國師), 11세 자원국사(慈圓國師), 12세 혜각국사(慧覺國師), 13세 각암국사(覺巖國師), 14세 부암정혜국사(復菴淨慧國師), 15세 홍진국사(弘眞國師), 16세 고봉화상(高峯和尙) 등 송광사(松廣寺)를 중심으로 고려시대에 활약하던 16인의 고승진영으로서 송광사 국사전에 봉안되어 있었다. 
그림의 형식은 모두 의자에 앉아 있는 상을 그렸으며, 의자 위에 가부좌(跏趺坐)를 한 경우는 3세 청진, 4세 진명, 8세 자각, 9세 담당, 10세 혜감, 12세 혜각, 13세 각암, 14세 정혜, 15세 홍진 진영(眞影) 등 9점(點)에 이른다. 지물(持物)로는 불자(拂子)를 들었거나 보조국사(普照國師)처럼 주장자(柱杖子)를 짚었으며, 지물(持物)이 없는 경우는 선정인(禪定印) 또는 설법(說法)의 자세를 취하고 있다.
6점의 작품은 규격(規格)이나 제작수법이 거의 같아 동일한 시기에 동일한 화사(畵師)에 의하여 일괄 제작된 것으로 보인다. 화기(畵記)는 보조국사 진영의 하단에 상세히 기록되어 있고 나머지 진영에는 시주자의 이름만이 기록되어 있다. 화기에 의하면 건륭(乾隆)45년(1780) 4월 다시 그려 영당(影堂)에 안치되었으며, 진영을 그린 이는 쾌윤(快玧), 복찬(福璨)스님 등으로 되어 있다.
국사전에 진영이 처음 모셔진 시기는 14세기 후반으로 추정되며, 이후 조선시대에 들어서 임진왜란 등 전란으로 인해 몇 차례 중수가 있었던 것을 1780년에 다시 그려 현재에 이르고 있다.(1995년 16국사 진영 중 13점을 도난당해 현재 그 행방을 알 수 없다)

 

 

묵암 최눌(默庵 最訥:1717년∼1790년)

 

묵암당 최눌 스님은 본관은 밀양(密陽), 성은 박씨(朴氏), 자는 이식(耳食), 호는 묵암(默庵)으로 전라도 흥양현(興陽縣:현 고흥군)) 장사촌(長沙村)에서 1717년 4월 18일 태어났다. 4세가 되던 해(1720)에 낙안군 응계촌(鷹溪村)으로 옮겨 살았다.
5,6세에 이르러 땅에 떨어진 종이만 보면, 곧 주워 벽에 붙여 놓고 “내가 장차 배워서 ‘이것을’알 것이다.”라고 말하였다고 한다.
14세(1725)에 징광사(澄光寺)의 득휘(得輝)장로에게 출가하여 1734년 돈정(頓淨)대사에게 삭발염의하였다. 18세에 만리(萬里)대사로부터 구족계를 받았으며, 19세에 풍암(楓巖)화상 등에게 경전을 배웠다.
1739년 여름부터는 선암사 호암(虎庵), 성주 청암사 회암(晦庵), 함양 벽송암의 용담(龍潭), 순창 법운암의 명진(明眞), 창평 용흥사의 상월(霜月)스님 등 제방선지식들을 참방(參訪)하였다. 이후 송광사 보조암에서 영해(影海)조사에게 가서 불교의 현묘한 뜻을 깨달아 얻었다.
27세(1743년)에 풍암화상에게 돌아가 대광사(大光寺) 영천난야(靈泉蘭若)에 입실하여 7,8년 동안 내외전(內外典)을 닦고, 풍암의 의발(衣鉢)을 받아 법을 이었다.
1750년 영해대사, 1759년 풍암대사를 위한 화엄대회를 송광사에서 열었고, 1766년 백암대사의 비를 동사(同寺)에 세웠다.
1770년에는 해남 대흥사의 표충사에서 수호도유사(守護都有司) 직무를 맡았으며, 1775년  송광사 감로암에 머물면서 연담(蓮潭)대사와 심성(心性)을 토론하면서 『심성론(心性論)』 3권을 지었다.
1790년 4월 27일 송광사 보조암 백련실에서 법랍 54세, 세수 73세로 입적하였다. 현재 대사의 비와 부도는 송광사에 전하고 있다.
저술로는 『화엄과도(華嚴科圖)』, 『제경회요(諸經會要)』, 『반착회요(盤錯會要)』 등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