염정우 기자
bind1206@naver.com 2017-12-27 (수) 16:01지난 23일, 원적에 든 직지사 조실 녹원 대종사(법납 77세, 세납 90세)의 영결식이 27일 오전 11시 직지사 만덕전에서 종단장으로 엄수됐다.
영결식은 조계사 선림원장 남전스님의 사회로 다섯 번의 명종에 이어 개식, 삼귀의례, 어산어장 인묵스님의 영결법요, 동국대학교 총장 보광스님의 행장소개, 죽비 정진스님의 추도입정으로 이어 졌으며, 연이어 총무원장 설정스님의 영결사, 종정 진제법원 대종사의 법어, 원로회의 의장 세민스님의 추도사 그리고 중앙종회 의장 원행스님,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호성스님, 중앙신도회 이기흥 회장의 조사가 이어졌다. 영결식은 조사에 이어 조가, 종단과 신도, 각계대표의 헌향, 문도대표 혜창스님의 인사말씀, 사홍서원, 발인 순으로 진행됐다.
총무원장 설정 스님은 영결사에서 “출가하신 이래 한 번도 그 자리를 떠나지 않으셨던 황악산은 깊은 적막으로 스님의 원적을 애도하고 제자들은 더 이상 스승의 가르침을 들을 수 없는 슬픔을 억누르지 못하고 있다”고 종문의 종장을 잃은 비통함을 전하고, “행보하시던 푸른 동산이 이제 고요하니, 그 자취를 쓸고, 그 뿌리가 드러내면, 불속의 연꽃이 곳곳에서 피어날 것”이라고 녹원 대종사의 업적을 기며 분향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정종 진제스님은 법어를 통해 “영산회상의 꽃 한 송이를 듦이여 삼천대천세계에 우담바라가 만개함이요. 임제와 덕산의 전기대용이여 송장산이 높고 높아 피바다가 출렁거림이로다”라는 선시로 애도하며, “초겨울 찬바람은 형상을 움츠리게 함이요 뜰 앞의 낙엽은 바람 따라 구름이로다”라고 노원 대종사의 진면목을 전했다.
중앙종회 의장 원행스님은 조사를 통해 “오늘 이렇게 무상의 진리를 몸소 보여주시니 비록 그것이 진리의 모습이라 하더라도 차가운 겨울하늘이 더욱 쓸쓸합니다. 지금 스님을 여읜 이곳 황악산은 슬픔 속에 고요하고, 직지천은 목이 메이며, 구름은 애처롭고, 바람은 슬피 우는 듯하다”고 심정을 전하고, “마음은 항상 용감하며, 생각은 항상 신중하며, 행동은 항상 조심스럽고, 스스로 참고 진리에 따라 살며, 부지런히 정진하는 사람은 영원히 깨어있는 사람이다”라고 녹원 대종사의 가르침을 요약하며 애도했다.
교구본사주지협의회 회장, 고운사 주지 호성 스님은 조사에서 “본래 주인공은 오고감이 없다지만 대종사의 법향法香 그립고 그립구나”하고 슬퍼하며, “적멸에 오래 머물지 마시고 하루 빨리 속환사바 하시어 생사거래의 진면목을 다시 한 번 일러주시기를 간절히 청”하며 향을 사뤘다.
중앙신도회 보승 이기흥 회장은 “큰스님께서 원적에 드심이 아직도 믿기 어려우나 인연에 다함을 되돌릴 수 없는 이 가련한 중생의 안타까운 마음을 어찌해야한단 말입니까!” 애통해 하며, “큰스님의 가르침을 명심하고 스님께서 일구어 놓으신 보살행의 발자취를 후대에 올곧게 전하고, 종단의 외호단체로써 더욱 정진하여 불자로서 본연의 목적을 구현하겠다”고 다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