법련사(주지 진경스님) 불일미술관(학예실장 여서스님)에서는 2017년의 마지막 전시로 크리스틴 다바디 파브르게뜨의 초대전 ｢님의 침묵｣展을 2017년 12월 26일(화)부터 2017년 12월 26일(토)까지 진행한다.

 

프랑스 서화작가 크리스틴 다바디 파브르게뜨(Christine Dabadie-Fabreguettes) 는 20세기 한국이 낳은 세계적인 거장 고암 이응로 선생의 제자이다. 그녀는 파리의 세르느쉬 동양박물관(Musée Cernuschi) 부설로 설립된 파리동양미술학교(Académie de peinture orientale de Paris) 출신의 서화예술가이다. 1989년 고암이 작고한 뒤 파리동양미술학교 고암의 제자들은 '고암 협회(Goam Association)'를 결성, 작품 활동을 비롯해 시연회와 워크숍, 전시회 등을 개최하며 고암으로부터 배운 동양화를 전파하는 역할을 하고 있다.

 

그녀는 2013년 에 고암의 또다른 제자인 클레르 키토와  고암의 동양화 교육 방식을 소개하는 내용의 <멋과 붓의 대화: 전통, 새로움의 원천>이라는 제목으로 고암을 소개하는 책을 프랑스에서 출간했다. 책의 서문에서 볼 수 있듯이 크리스틴 다바디 파브르게뜨의 작품은 회화와 서예를 융합하면서, 가장 순수한 중국 전통 내에서 무엇보다 완벽하게 한국적이고 이제는 매우 국제적인 새로운 감성을 창조하고 있다.

 

 

 

이번 전시에 소개할 작품들은 한용운의 시집 <님의 침묵>에서 발췌한 시들을 나름대로 해석하여 표현해본 시리즈이다. 작가가 한용운의 시집을 처음으로 접하게 된 것은 지금으로부터 20여 년 전 (1996년) 프랑스어로 출판된 (김현주씨와 피에르 메지니 신부님의 공역) 시집을 통해서였다.

 

크리스틴은 “이응노 작가를 통해, 유학자들의 서예전통과 현대적 서체추상에 입문하였으며, 선생님으로부터 물려받은 현대적 미학을 추구하는 묵기의 정신을 통하여 프랑스와 한국이라는 양쪽 문화를 동시에 흡수하면서 차츰 작가만의 독창적인 세계를 구축해나갈 수 있었다”고 말한다. 지필묵으로 글씨와 그림을 배웠으나 그 결과는 우리 주변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작품들과는 아주 다른 조형 형식을 가진 이유이다.

 

이번 전시를 통해 “한국 현대사의 두 거장인 한용운과 이응노의 작품을 나름대로 자유롭게 해석해본 작업들을 한국에서 소개하게 되어 기쁘다”고 말하는 작가는 현재 프랑스에서 동양화 실습 아틀리에를 운영하며 학생들에게 동양의 정신을 심어 주고 있다. 이번 『님의 침묵』 기획전은 파리 길상사 주지 혜원스님이 총괄 기획하였으며, 이번 전시를 통해 한겨울 내리는 포근한 눈과 같은 감성을 지닌 작가의 작품을 바라 볼 수 있기를 기대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