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박하다. 절이 그러하고, 그 안에 살고 있는 스님이 그러하고, 절에 드나드는 사람들이 그러하다. 소박하고 소탈하고 정겹고 사람 냄새 나는 곳 무심정사. 그 속에 소박한 미소가 합장하고 있다.

 

운주사가 무심정사 광명 스님의 소박한 절의 사계 속에 담긴 일상 이야기,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를 내놓았다.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속에는 읽는 이들을 저절로 미소 짓게 만드는 이야기, 때론 가슴을 울리는 이야기, 마음을 한번 들여다보게 하는 이야기들이 담겨져 있다. 세상과 동떨어진 고고한 말의 성찬이 아니라, 우리네 보통사람의 세상사는 모습과 정이 풍기는 이야기들이 펼쳐져 있다.

 

“오늘은 어떠셨나요?”라고 묻는 광명스님은 동두천 마차산이 바라보이는 솔향기 그윽한 작은 절 무심정사에 살고 있다. 작은 절임에도 젊은 신도들이 많은 이유는, 중생의 희노애락에 공감하는 부처님의 미소로 굳이 불법이 아니더라도 자기의 고민을 이야기하고 위로를 받을 수 있는 광명스님 때문이다.

 

 

무심정사에는 봄이면 꽃 피고 새 울고 여름 녹음과 가을 단풍과 겨울 눈 내리는 마차산 사계절 풍경이 잘 보이는 창 넓은 미소방微笑房이 있다. 미소방을 찾은 많은 이들이 짊어지고 올라온 욕망과 아픔은, 스님이 내준 따듯한 차를 마시며 이야기하고 마음에 위로를 받고 힘을 얻어 무심정사를 내려간다.

 

쌀 한 톨에 일곱 근의 무거움이 있다고 경책한 옛 어른들의 “밥값해라!”라는 말은 스님이 자신의 삶과 수행의 철칙으로 삼는 글귀이다. 닭벼슬 보다 못하다는 중 권력에 사로잡혀 많은 이들에게 상처를 주고 있는 작금의 세태에 중생들의 애환과 함께하는 스님의 마음과 행동과 글은 작은 울림을 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하루, 어떠셨나요?』  도서출판 운주사
광명 스님 지음. 141*210. 240쪽
14,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