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9월 14일 ‘범불교도대회’에 이어 제8차 촛불법회가 사부대중 10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서울 보신각 광장에서 또다시 열렸다.

 

법회는 꽃다지 문화공연, 다음사이트에 ‘보신각 촛불법회’ 동시에 입력하기, 본행사 촛불법회, 조계사까지 걷기 행진 순으로 이어졌다.

 

 

 

조영선 변호사는 연대사에서 “종헌과 종규의 위법한 부분과 스님들과 신도들의 각성 부족, 종단내에 스스로 정화할 수 있는 의지와 기구가 없다.”고 지적하고 “자승스님의 진퇴와 상관없이 천만년을 이어갈 한국불교의 지혜가 필요하다”며 “왜곡되어진 다단계식 선거제도의 폐지, 총무원장에게 집중된 과한 권력의 분산, 남녀평등” 등을 제안했다. 그리고 “스님들은 사찰에 머물지 말고 저자거리에서 깨달음을 찾아가자”고 말했다.

 

 

 

전국선원수자회 부의장 원근스님은 “하루 24시간이 답답하다. 그 답답함을 여러분 앞에서 소리 질러 해소해 보겠다.”며 외마디 “할”을 외치고 법문을 시작했다. “재물은 우리 삶의 윤활유와 같은 흐름이다. 그 흐름을 멈추면 우리도 적폐에 빠지게 된다. 지금 우리가 오늘 이렇게 앉아 있는 것은 수행자들이 재물과 모양에 빠져 화합하지 못하고, 각자 소외된 삶을 살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그리고 “종단의 현실에 분노하고 괴로워하고 개혁하는 것은 꼭 필요한 것이지만, 분노와 개혁에 머무른다면 우리도 또 다른 적폐를 쌓아가는 것”이라고 경계했다.

 

 

 

자유발언에서 조계사 앞 1인 시위와 단식정진단 외호에 참여하고 있는 보명 김용배 거사가 무대에 올랐다. 보명 거사는 ‘바른 도반의 길’이라는 자작시를 낭송했다. “우리가 살고 있는 시대정신의 길은 늘 새로워져야 하오리다. / 황홀한 유혹에도, 쏟아지는 비난에도 흔들리지 않고 영원히 살아있는 길을 부디 함께 가자.” 구절마다 반배를 하며 시를 낭송한 보명 거사는 “서민의 고통과 눈물을 닦아주는 자비로운 종단을 만들어 달라.”며 스님들께 삼배를 올리고 내려갔다.

 

 

 

뒤이어 오른 한주영 불교환경연대 사무처장은 단식정진 중인 비구니 선광스님과 석안스님의 “나를 절대 병원에 보내지 마라. 청정한 종단을 위해 산화하겠다.”는 말을 전하며 “포행시간에 같이 참여하여 안전하게 회향할 수 있게 도와 달라.”고 당부했다. 그리고 “화합의 기초 원리는 평등이다. 비구스님과 비구니스님의 숫자가 비슷한데도 단지 비구니라는 이유로 소외받고 있다. 평등이 깨지면 화합할 수 없다.”며 “우리가 매주 촛불을 들고 이 자리에 모이는 이유는 청정하고 화합하고 평등한 교단을 만들기 위해서다. 이 길을 가는데 때로는 힘들고 실망하고 의혹이 생길 수도 있다. 그럴 때 잠시 흔들릴 수 있지만 절대 희망의 끈을 놓지 말고 함께 하자.”고 말했다.

 

참가자들은 발원문 봉독을 통해 “그동안 저희들은 불교공동체가 병들고 썩어가고 있어도 내 일이 아니라고 눈감고 귀 닫았다. 나에게 돌아올 피해를 걱정했고 때로는 경멸하고 무시하면서 마음의 문을 닫았다.”고 참회하면서 “저희들이 지금은 비록 미약할지라도 끊임없이 떨어지는 낙숫물이 바위를 뚫는 것처럼 작은 물방울이 모여 큰 바다를 이루는 것처럼 반드시 청정하고 화합하는 승가공동체를 이루어낼 수 있도록 굽어 살피시고 가피를 내려 주시옵소서.”라고 발원 했다.

 

법회는 보신각-공평빌딩-템플스테이정보관-조계사 경로의 평화행진으로 마무리 됐다.

 

한편 우정총국 앞마당에서는 명진스님, 효림스님, 용산스님, 대안스님에 이어 허정스님과 비구니 선광스님, 석안스님이 ‘조계종단의 적폐청산을 위한 무기한 단식정진’을 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