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외에서 난죽화의 손꼽히는 대가이며 『난과 생활』잡지의 출판인인 강법선 화백의 난죽 개인전이 백암미술관에서 열리고 있다.

 

강화백은 우리나라에서 유일한 한란(寒蘭) 자생지인 제주도 출신으로 『난과 생활』이라는 잡지를 발행하던 중 35세 때인 1987년, 당대 최고의 난죽화의 대가인 옥봉(玉峯, 1913~2010) 노비구니 스님의 문하에 운명처럼 입문 했다. 옥봉 스님은 당시 묵죽의 대가이며 독립운동가였던 일주(一洲 김진우(1883~1950) 선생의 제자다.

 

‘그림법은 글씨의 전예진초(篆隷眞草) 4체법을 두루 갖추어야 한다.’ ‘연습을 밥 먹듯 해야 한다. 그리고 누에가 허물을 벗듯이 벗어나야 한다. 어떤 속박도 벗어나 훨훨 날 수 있어야 한다.’는 옥봉 스승의 혹독한 편달 속에서, 각고의 수련을 거쳐 1993년 6월 추사 김정희 선생 추모 휘호대회에서 묵란(墨蘭)으로 사군자부문 최고상을 차지했다. 이후 일주와 옥봉으로 이어지는 사문적인 화법을 계승한 제자로서 독특한 영역을 구축하고 한국과 중국에서 왕성한 활동을 하고 있다.

 

 

 

이번 전시회는 옥봉 스승을 만난 지 30여년, 자애로운 눈빛과 추상같은 불호령의 기억, 갈수록 사무치는 스승에 대한 그리움을 묵향에 녹여 제작한 작품들을 전시한다. 

 

30여년을 “몸으로 깨달은 것을 손끝을 통해 붓끝으로 화선지에 표현”해온 강화백은 “내 목소리로 풀어내어 시를 짓고 글을 쓴다. 이때 비로소 우주의 일부분이자 하나의 창조자가 된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