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하고 비천함은 업에 의한 것이지,  신분에 있는 것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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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해와 행

    2) 업설의 평가
 
 불교의 삼세업보설 ․ 육도윤회설은 실천적
인간의 시야를 현세의 테두리를 벗어나
무한한 시공 속에 펼치게 하며,
 
악을 멸하고 선을 행하는 강력한
의지적 인간상을 부각시킨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학계에서는 올바른
이해를 받지 못했다.
 
(1) 단순한 숙명론으로 보려는 견해 :
 
현세의 괴로움을 숙세의 인연으로
돌리고 체념하는 입장이다.
현재 받고 있는 괴로움이
숙세의 업인에 의한 것도
없지 않음은 물론이다.
 
그러나 불교 업설의 목적은
체념하는데 있는 것이 아니라,
 
스스로의 의지로 그것을 극복하려는
미래지향적인 인생관에 목적이 있다.
 
(2) 선행을 권장하기 위한 ‘통속적인 교화방편설’로 보는 견해 :
 
그 이유는 업설이 불교의 무아설과
모순되기 때문이라는 것이다.
 
 불교의 무아설은 무명 망념에
실재하는 아(我)가 없다는 것이지,
망념 그것까지도 없다는 말은 아니다.
 
생사윤회는 바로 그런 망념 때문에
있게 되는 것이다.
 
따라서 업설과 무아설은 이론적으로
아무런 모순이 되지 않는 것이다.
 
(3) 인간이 인식할 수 있는 세계만을 인정하는데(십이처설),
삼세업보설과 모순되지 않느냐는 견해 :
 
숙세나 내세는 보통 사람이 인식할 수 없는
경계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것도 올바른 이해라고는 볼 수 가 없다.
단순히 현실적인 문제로 시종하려는 의도가 아닌 것이다.
 
불교의 삼세업보설은 권위주의적
입장에서 베풀어진 것이 아니라,
현실 세계의 인과를 관찰하면
누구나 그 필연성을 추단(推斷)할 수 있는
내용의 것이다,
 
석가모니처럼 깨달음을 이루면
삼세업보의 실상(實相)이 직접
인식되는 숙명통(宿命通)이나
천안통(天眼通)과 같은
지혜도 발생한다고 한다.
 
불교에 입문한 사람이면
누구나 업설부터 실천해야 할
기본적인 수행법이라 하겠다.
 
불교의 계율은 업설에 입각한 것이며,
과거칠불(七佛) 또한 모두 다음과 같은
 게송을 읊고 계신다.
 
“모든 악은 짓지 말고, 모든 선은 힘써 하며,
그 의지를 스스로 깨끗하게 하라.
이것이 모든 부처님의 가르침이다.”
 
석가모니께서 당시 인도사회의
사성제도(四姓制度)를 비판하고,
배격하신 것도 업설의 정신에 의했던 것이다.
 
사성은 모두 선 ․ 악업에 의해
상벌이 결정되는 것이니,
귀천은 업에 의한 것이지
종성(種姓)에 의한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잡아함 권20>
 
업설에서의 업은 인간의 자유의지에
입각한 능동적 행위이며,
보는 그에 대한 철저한
책임을 행위자에게 지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