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생명나눔실천본부(이사장 일면 스님)의 9월 치료비 지원 선정 환자는 파키스탄인 부부의 아기 헤바무하메드와 기초생활비 수급자 김장훈 씨(가명)로 정해졌다.

 

 

 

 

 

헤바의 아빠, 엄마는 파키스탄인이다. 평소 한국에 관심이 많고 한국문화를 사랑했던 이들 부부는 한국으로 함께 오게 됐다. 아빠는 번역회사에 소속되어 있는 프리랜서로 일하며 열심히 가정을 꾸렸다. 수입이 일정하지 않은 프리랜서라 넉넉지 않은 경제적 환경이었지만 서로 아끼고 보듬으며, 사랑하는 아들과 오순도순 행하게 지내왔다.

 

시간이 흘러 이들 부부에게 둘째가 생겼다. 평소 남부럽지 않은 잉꼬부부로 지냈기에, 둘째는 부부에게 축복이었다. 그런데 둘째를 밴 지 7개월 되던 어느 날, 길을 가던 중 갑자기 복통과 출혈이 시작되었고, 엄마 후세인사비르는 쓰러져 곧장 응급실로 실려 갔다. 보통 임신 35-36주에 출산을 하기 때문에, 아직 제달을 다 채우지 못한 터라 걱정이 많았지만 산모의 건강과 아이의 안전을 위해 출산을 선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엄마는 아기를 보는 순간 기쁨도 잠시 울음을 멈출 수가 없었다. 307g의 극단 저체중으로 1kg도 채 되지 않게 태어난 아기는 호흡도 스스로 하기 힘들어 즉시 인큐베이터로 옮겨져야만 했다. 아기는 현재 인공호흡기를 부착한 채 집중관찰치료를 받고 있다.

 

고액의 치료비가 발생하고 있고, 국적이 파키스탄이라 정부 치료비지원 사업의 혜택은 전혀 받지 못하는 상황. 아빠는 주변 지인들의 소개로 일거리를 얻어 아르바이트를 하며 치료비를 보태고 있지만 턱없이 부족하다.

 

그나마 뇌에는 손상이 없는 상태라 치료를 잘 하면 후유장애 없이 건강하게 성장할 수 있다고 한다. 거친 숨을 몰아쉬고 있는 헤바를 볼 때마다 엄마는 가슴이 무너진다. 이 모든 아픔이 자신의 탓인 것 같아 똑바로 쳐다볼 수도 없다.

 

엄마는 오늘도 간절히 기도를 한다. ‘사랑스러운 내 아가야…. 엄마가 미안해. 힘들지만 조금만 더 견뎌보자….’

 

 

1남 1녀를 둔 김장훈 씨는 넉넉한 형편은 아니었지만 서로에게 의지하며 힘든 순간들을 잘 이겨내며 가정을 지켜온 가장이었다. 기초생활수급 대상자로 자활근로를 하며 생계를 이어오던 중 뜻하지 않은 큰 시련이 닥쳤다. 갑작스럽게 뇌경색이 발병한 것이다. 그 후 스스로 몸을 움직이는 것이 힘들어져 경제활동은 물론, 식사나 사소한 일상생활까지도 혼자서는 할 수 없게 됐다.

 

‘왜 나에게 이런 일이 생긴 거지?’ 그는 하늘을 원망할 수밖에 없었다. 하지만 사랑하는 두 자녀와 지켜야 할 가정을 위해 이대로 무너질 수는 없었다. 곧 일어날 수 있을 거라 굳게 믿고, 누구보다 재활치료에 적극적으로 참여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