8월11~23일, 법련사 불일미술관 1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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법련사(주지 진경 스님) 불일미술관의 2017년 신진작가 공모 당선작 릴레이 전시 중 다섯 번째 전시는 정상엽 작가의 상엽 옻칠화전 ‘절(卍)로 가는 길’展이다. 8월 11일 시작해 23일(수)까지 이어진다.

정 작가는 배재대학교 예술대학 미술학부 칠예과를 졸업하고 중국 칭화대학교 미술대학에서 칠화 전공으로 석사학위를 취득한 학구파다. 중국 하남공업대학 디자인예술학원 외국인교수, 배재대학교 칠예과 강사를 역임했다. 2000년에서 2016년 사이에 각종 그룹전 및 국제교류전에 50여회 출품했다. 국립현대 미술관 미술은행, 중국 호북 미술관, 북경 상도예술공간 등에 그의 작품이 소장돼 있다.

옻칠은 수려한 아름다움을 지닌 채 동아시아를 중심으로 발전해 온 독특한 예술분야이다. 인류에게 주어진 자연의 선물인 옻칠은 오랜 역사 속에서 재료의 우수한 장점으로 인해 생활문화는 물론 회화장르와 종교용품에 이르기까지 두루 활용돼 왔다. 하지만 상당한 시간을 필요로 하는 제작 공정과 고가의 재료로 인해 대중화 및 상업화에 어려움이 있기도 하다.

옻칠은 예민하고 까다로운 천연도료를 활용해 철저한 계획 하에 작업이 이루어지며 작품을 완성 시간이 오래 걸린다. 칠을 하고 적절한 온도, 습도가 있는 건조장에서 말리고 또 칠하고 하는 과정이 수없이 반복된다.

정 작가는 시간과의 타협, 칠하고 기다림의 연속인 옻칠 작업의 특성으로 인해 삶의 치열함에서 한 발짝 물러나 한발 멀리서 바라보는 미덕을 배우게 되었다고 한다.
 
‘사람의 내면’을 화두로 해 작품 활동을 이어오고 있는 정 작가는 마음과 마음이 연결되어 띠처럼 이어지는 개인의 삶 속에서 시간의 단편적인 조각들을 이번 ‘절(卍)로 가는 길’ 展에서 표현하고자 했다. 유년시절 부모님과 함께 다니던 절(卍)로 가는 길을 떠올리며 준비한 이번 전시 작품에는 어떻게 종교에 다가서고 어떤 의미로 종교를 받아들여야 하는지에 대한 작가의 고민이 묻어나 있다.

정 작가는 “대중에게 다가가 소통하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옻칠예술의 폭넓은 작품세계를 제시하려 했다.”면서 “이번 전시가 전통옻칠공예기법과 순수회화를 접목한 옻칠화를 대외적으로 알리는 장이 되기를 기대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