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4월 8일 청양 장곡사서 감로도 봉안식 봉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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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월호 참사와 촛불집회, 소녀상 등이 오롯이 담긴 감로도(甘露圖)가 처음으로 제작돼 청양 장곡사 하(下) 대웅전에 봉안된다. 

사단법인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소장 이수예)는 4월 8일 청양 장곡사에서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혼들을 화폭에 담은 감로도의 점안식을 봉행한다고 밝혔다. 세월호 참사를 다룬 감로도가 불당에 봉안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감로도는 조선시대 후기 사찰에서 유행했던 회화 양식으로, 한 폭의 불화에 다양한 장면을 묘사함으로써 당시 생활상을 드러내고, 망자나 고통 받는 자를 위로하는 의미를 담고 있다.
 
이번에 장곡사에 봉안될 감로도는 장곡사 주지 서호 스님의 의뢰로 사찰문화재보존연구소 소속 연구원 6명이 6개월 간 그려왔으며, 밑그림을 제작하는 데만 넉 달이 걸린 대작(가로 180㎝, 세로 177㎝)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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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로도는 상·중·하 3단으로 구성됐으며, 당대 중생들의 생활상이 묘사되는 경우가 많은 하단에는 세월호 참사로 희생된 고혼들에게 아미타부처와 일곱 여래가 감로(甘露)와 같은 법문으로 극락에 태어날 수 있게 구제하는 장면이 그려졌다.  
 
이와 함께 촛불집회와 5·18 민주화운동, 위안부 소녀상 설치, 삼풍백화점과 성수대교 붕괴 사건 등 1990년대 이후 한국에 발생한 대형 재난이 표현됐다. 또 학교폭력, 범죄, 병실, 길거리 싸움 등 일상에서 볼 수 있는 중생들의 고통들도 담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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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단에는 칠여래를 중심으로 왼쪽에 인로왕보살, 오른쪽에 아미타불이 구름에 둘러싸인 모습으로 자리하고 있는 불보살의 세계가, 중단에는 윤회의 굴레에서 벗어나기 위해 재(齋)를 올리는 모습이 각각 묘사됐다.

감로도 조성의 도감을 맡은 이수예 소장은 “3년 만에 인양된 세월호와 미수습자들에 대한 국민들의 슬픔이 어느 때보다 큰 상황에서 최근 벌어진 대재난과 사회적 문제 등 안타까운 사건이 재발하지 않기를 바라는 마음으로 그렸다”면서 “미래를 살아갈 이들이 아픈 역사를 꼭 기억했으면 하는 바람을 담았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