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왕 청계사, 2. 20. 만세루(설법전) 건립불사 회향식 성료
청계사 주지 성행스님 “한분 한분 소중한 시주로 원만회향”
 
의왕 청계사(주지 성행 스님)가 만세루(설법전) 건립불사 낙성식을  2월 20일(음력 1월 24일, 관음재일)을 맞아 봉행했다.

이날 낙성법회는 광명행 보살의 사회와 원당 스님의 집전으로 진행됐다. 식전행사로 청계사 합창단의 축가 ‘산사의 봄’,  ‘아름다운 세상’이 연주되었고, 낙성을 기념하는 커팅과 현판 제막식이 이어졌다.

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의 ‘경과보고 및 인사말’에 이어 청계사 회주 종상 스님이 발원문을, 불국사 주지 종우 스님이 청계사에 부도를 모신 5대 선사 오도송 낭송을, 보경사 회주 법달 스님과 황우석 박사의 축사, 불국사 회주 성타스님의 법문, 불국사 승가대학장 덕민 스님의 선시, 청계사 신도회장 무상행 보살의 보현행원품 낭독 순으로 진행됐다.

이날 만세루 설법전 낙성식에는 불국사 회주 성타 스님, 불국사 학장 덕민 스님, 보경사 회주 법달 스님, 불국사 주지 종우 스님, 불국사 선덕 종성 스님, 불국사 선덕 관우 스님, 불국사 총무 종천 스님, 불국사 교무 정수 스님, 황우석 박사, 만화가 유영수 화백 등이 참석했다.

청계사 주지 성행 스님은 ‘만세루(설법전)건립불사 경과보고를 통해 “천혜의 자연환경과 한국 선 중흥조 경허 대선사의 출가사찰인 청계사에서는 그동안 역대 많은 주지스님들과 사부대중의 소중한 공덕으로 천년을 이어져 왔으며 다음 천년을 이어가는 거룩한 도량으로 거듭나고 있다”며 “경허, 만공, 보월, 금오, 월산 등 근대 5대선지식의 선맥을 잇기 위하여 매년 다례재를 모시고 있으며 재가선원을 운영하고, 지역주민과 함께 하는 포교1번지로서 거듭나기 위하여 청계사 회주 종상큰스님을 위시하여 불교의 위상과 도량면모를 갖추기 위하여 극락보전 등 각 전각 주변정비 공사등의 불사를 추진하였다”고 보고했다.

성행 스님은 특히 “오늘 뜻 깊은 설법전(만세루)불사에 관계기관 및 시행사 여러분들의 노고와 신도들을 포함한 사부대중 한분 한분의 소중한 시주공덕으로 원만회향하게 되었음에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청계사 회주 종상 스님은 발원문을 통해 “오늘, 청아한 정기가 서려 있는 이곳! 천년 고찰 청계사에서 그동안 저희 중생들의 무량한 서원을 모아 건립한 만세루를 낙성식 회향함에 있어 저희들은 일체공덕을 천상계와 중생계에 회향한다”며 “오늘 만세루 회향식 인연으로 일체중생이 속히 성불하고 연화정토로 가는 도량이 되기를, 광명으로 어두운 세상을 밝히고, 미혹에 시달리는 중생들에게 해탈 성불하는 장엄한 도량이 되기를 기원한다”고 발원했다.

이어 불국사 주지 종우 스님이 청계사에 부도를 모신 근대 5대 선사 오도송을 낭송했다. 경허, 만공, 보월, 금오, 월산 스님 등 근대 선지식의 오도송은 아래와 같다. 

*경허선사 오도송
홀문인어무비공(忽聞人語無鼻孔)/ 돈각삼천시아가(頓覺三千是我家)/ 유월연암산하로(六月燕巖山下路)/ 야인무사태평가(野人無事太平歌)
홀연히 콧구멍 없다는 말을 듣고/ 문득 삼천 세계가 나의 집인 줄 깨달았다./ 유월의 연암산 아랫길에/ 들사람이 일없이 태평가를 부르는구나.

*만공선사 오도송
공산이기고금외(空山理氣古今外)/ 백운청풍자거래(白雲淸風自去來)/ 하사달마월서천(何事達摩越西天)/
계명축시인일출(鷄鳴丑時寅日出)
덩그렁 빈 산은 이제 옛이 없는데/ 흰 구름 바람만이 오고 가누나./ 무슨 일로 달마는 서쪽하늘 넘었던고,/ 훼치는 닭은 축시에 울고 태양은 인시에 뜨는 것을.

*보월선사 오도송
벽담(碧潭)에 달 잠기지만/ 보월(寶月)은 오감이 있던가. 학정(鶴頂)에 홍일점(紅一點) 설야(雪夜)에 화출(畵出)터니/ 덩그런 허공(虛空)에/ 금오(金鳥) 비상(飛翔)하네./ 오호(嗚呼) 우차(吘嗟)여!/ 선사(禪師)의 진(眞)역은/ 청풍(淸風)인가 명월(明月)인가/ 텅- 빈산/ 달 오르자/ 봄 시냇가에/ 호조일성(好鳥一聲)을.

*금오선사 오도송
투철시방계(透徹十方界)/ 무무무역무(無無無亦無)/ 개개지차이(個個只此爾)/ 멱본역무무(覓本亦無無)
시방 법계를 투철(透徹)하고 보니/ 없고 없다는 것 또한 없구나./ 낱낱이 모두 다 그러하기에/ 근본을 찾아봐도 또한 없고 없을 뿐.

*월산선사 오도송
홀각본래사(忽覺本來事) 불조재하처(佛祖在何處)/ 두리장건곤(肚裏藏乾坤)/ 전신사자후(轉身獅子吼)/ 불립(不立) 불사(不捨) 불휴(不休)
참 모습 깨닫고 보니/ 부처와 조사 어디에 있는가/ 몸속에 하늘과 땅 본래 감추어 있으니/ 몸을 뒤쳐 사자후를 하노라./ 세우지 않고/ 버리지 않고/ 쉬지 않도다.

이어 불국사승가대학장 덕민 스님이 만세루(설법전) 낙성을 기념하는 선시 ‘경허선사를 기다리며’를 지어 낭송했다. 

鏡虛先師(경허선사)를 기다리며

할 하니 물소리 끊어지고 적하니 산 그림자 사라지네
총도 명도 없는 자리에
성림 속 금까마귀
야반을 뚫고 하늘에 나르는가!
은하에 반짝이는 아기별이여
밤이슬 속에 졸고 있는 동자불이여
미월을 등에 지고 청계에 내려와
몇 번이나 몸을 행구면서
외로운 달을 건졌는가!
황화치죽도 풍가월저도
님의 진심이여
님에 설법인 것을
우리는 너무 가까워서
눈이 멀고
우리는 너무 멀어서
귀 먹는가
아~아
우리 시대의 슬픔이여
오탁오물로 지구촌을 지금 물들고 더러워지는가
경허선사시여
대 지혜의 주장자로 산하대지 이 더러움을 걷어내고
청정하게 장엄해 주시옵고
구만리 장천을 나는
하얀 학의 이마에 빨간 점을 찍어 주시옵소서
졸졸 흐르는 청계는 대해로 흘러가고
석양에 떨어지는 저녁노을에는
산 까치 함께 날으네!
할 하니 물소리 끊어지고
적하니 산 그림자 사라지니
성림 속 금오는 밤 하늘을 뚫고 날아가누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