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밀교수행자 붓다를 만나다

이학종 | urubella@naver.com | 2008-03-26 (수)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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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서고금 노소남녀를 가리지 않고 누구나 빠져들 수밖에 없는 영원한 테마가 사랑이라고 했다.

그런데 불교도들에게는 영원한 테마가 하나 더 있다. 인도 이야기이다. 인도 이야기는 불자들에게 있어 고전처럼 마르지 않는 존재이다.

기자 역시 인도 순례 이야기를 쓰고 책까지 펴낸 경험이 있기에 인도에 관해 마치 부나방처럼 쏠리는 불제자들의 욕망 같은 염원을 비교적 잘 이해하고 있는 편이다. 또 책이 나왔으니 아마 앞으로는 인도순례기가 더 나올 것이 있으랴! 라는 예단들은 그동안 언제나 틀리곤 했다. 이번도 마찬가지다. 진각종의 정사님이 인도를 다녀오셨단다.

책의 제목은 ‘나마스테, 여기는 붓다의 나라’다. 그런데 책의 큰 제목보다 작은 글씨로 쓰인 부제에 더 눈길이 간다. ‘붓다의 숨결 가득한 깨달음의 땅에서 이루어진 생생하고 감동적인 만남!’. 스스로 게으른 휴학생이라고 일컬은 그에게, 그것도 화신불보다는 법신불이 더 관심이 치우쳐 있을 밀교종단의 정사에게 붓다는 어떻게 어떤 모습으로 다가왔을까.

책 표지만 들여다보고도 자못 그 내용이 궁금하다.지은이 향덕 정사. 본명은 강재승이다. 내용을 훑어보니 문학도에서 하루아침에 불제자로 전향했다고는 하나 그의 DNA에 흐르고 있는 문재(文才)는 어쩔 도리가 없는듯 하다. 그만 훌쩍 다녀와도 족할 부처님 나라를 이렇게 애써 기름진 글로 옮겨놓았으니 말이다.

그러나 이런 수고를 즐거움으로 받아들이는 이들이 있기에 그 노고가 애틋할 따름이다. 저자는 말한다. “이미 적잖은 종수의 인도불적 답사기 내지 여행기가 출간되어 있다. 하지만 이런 경우 대부분 사진이 주가 되고 도식적인 여행기록이 첨부되는 리포트 수준에 머물거나, 여기서 좀 더 나아가더라도 신변잡기나 딱딱한 불교이야기로 채워지는 정도에 그치고 있다.

이러한 식상함에 도전장을 내민다.”라고. 인도 붓다성지를 이미 출간한 이들에겐 당혹스러운 일이지만, 그의 용기에 찬사를 보낸다. 어쩌면 이 같은 출간이유의 글만으로도 이 책의 내용은 더 설명할 것이 없을 지도 모르겠다.저자는 초라한 불적에서 부처님을 만나고, 부처님을 느끼고, 부처님의 가르침을 들었다고 한다. 보이지 않는 것을 보았고, 들리지 않는 것을 들었다고 술회한다.

결코 쉬운 일이 아닌 이 일을 해냈다는 것이다. ‘감동과 문학적 향기가 어우러진 인도 여행기이자 주요 불적지를 탐방한 성지순례기, 부처님의 생애와 가르침이 담긴 불교입문서이자 저자의 불교적 사유와 사상이 담긴 법문집, 그리고 세상을 바라보는 통찰과 사색이 깃든 인문서’. 이 책을 만든 운주사 김시열 사장이 내놓은 상재의 글도 책을 향한 구미를 한층 돋운다. 일독을 권한다.

*향덕(강재승) 정사는?경남 하동출생으로 대학에서는 사회복지학을 전공했고, 지금은 위덕대 불교문화학과 2년 휴학 중. 부산불교연합회 이사와 진각종 정제심인당에서 수행과 교화에 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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