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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동적이고 아름다워라! 탁발공양”

도이법사 | | 2016-11-29 (화) 15:57

[도이법사 수행기 Ⅲ] 4- 수행 소고 ⓼ 2. 탁발 기행
“처음 참여한 탁발에 눈시울 뜨거워지는 여러 장면들 체험”

 

 목 차


一. 머릿글
二. 미얀마의 변화
   1. 정치/ 2. 경제/ 3. 문화/ 4. 교통/ 5. 통신/ 6. 기타
三. 수행기
   1. 미하시 선원의 변화/ 2. 수행시간표/ 3. 수행/ 4. 와선/ 5. 삼파자나/ 6. 4여의족/ 7. 붓다의 무릎에 앉아/ 8. 수행소고 (가. 마하시의 분원/ 나. 탁발 기행/ 다. 선지식 친견 / 라. 큰스님의 열반)
四. 맺는 글


 나. 탁발기행

 

테라와다 전통수행인 탁발을 따라가 보았던 실상과 감회를 적겠습니다.

 

6년 전, 5년 전 투어차량으로 아침이동시 안행이라는 탁발 비쿠들의 위의를 자주 만날 수 있었습니다. 그 경건함에 압도되어 차를 멈추게 하고서 하차하여 각자 준비된 과자 등 먹을거리와 돈을 보시하고 다시 갈 길을 갔던 경험이 있었고, 1차 관광 시 만달레이의 마하간다융 사원 견학시 한 달 전부터 공양을 예약하였으나 꽉 찬 보시일정에 낄 수 없어 우리가 방문하는 날 점심공양에 가까스로 1/2의 몫을 예약하고 공양시간에 맞추어 1,700여 명의 사미승으로부터 높으신 승려분들께 전통에 의해 우리가 직접 스님들의 발우에 밥과 반찬 그리고 준비된 과일, 빵들을 정성껏 올렸던 기억이 납니다. 조그마한 그 행위에 따른 마음은 그리도 기쁘고 즐거움에 이 글로 표현하기가 어려웠음이 지금도 생생하게 생각납니다.

 

이와 같은 탁발 문화가 2,500여 년 동안 그 맥이 면면히 이어지고 있는 나라! 세계 기부문화 1위의 근간을 이루는 건 이와 같은 탁발문화의 존속부터라고 생각이 됩니다. 비쿠 수계 때에도 직접 발우를 들고 이 같은 탁발 행렬에 참여해 본 경험이 없었던 터라 기행으로라도 꼭 참여하고 싶었습니다.
 
새벽 죽공양이 끝나면 원하시는 비쿠들에 의해 모이신 곳에 신발을 정돈해 놓고 맨발로 줄지어 나가시는 비쿠들의 탁발행렬! 수행자들은 원하는 분들이 정문에 고하고 그 행렬에 참관할 수가 있습니다. 비쿠들의 앞줄엔 안 되고 제일 끝줄에서 동참해야 합니다. 06시 10분 70여 명의 탁발 비쿠들이 탁발공덕에 대한 게송을 읊고 나서 법랍의 서열대로 안행이 시작됩니다.

 

마하시 선원부터 주민들이 밥통을 앞에 두고 한 주걱씩 정성을 다하여 발우에 공양을 올립니다. 한적한 시골길의 행렬과는 달리 이곳의 탁발코스는 처음 길가에 즐비한 크고 작은 식당과 점포가 있는 도심은 차량들의 소음과 좁은 인도로 향하기 때문에 무척이나 소란스럽고 번잡하여 산만하기까지 하였으나 집집마다 가게마다 빵이나 건과자류, 과일과 밥들을 맨발로 선채 정성껏 공양을 올립니다.


한국테라와다불교 소속 경주 마하보디선원에서의 탁발모습.

부부가 함께 공양을 올리는 곳, 거사님들만 두셋이 나오셔 공양을 드리는 곳, 3대는 됨직한 온 가족이 내려와 공양을 올리는 곳, 정성은 동일하나 모양은 각양각색입니다.

 

공양을 올리는 재가자들 어느 분이라도 경건함을 잃지 않고 맨발로 서서 공양을 올립니다. 어느 곳에 이르니 감동을 자아내는 모습이 눈에 들어옵니다.

 

사방 8-90cm 규모의 탁자에서 행상하는 12-3세의 앳띤 소녀가 그 탁자 위에서 밥을 지어 공양을 올리는 모습이었습니다. 진열하던 상품은 탁자 밑에 내려놓고 생계를 위해 마련한 탁자 위에 밥통을 놓고 정성껏 공양을 드립니다.

 

코허리가 시큰합니다. 아! 정말이지 복을 짓고자 하는 것이 저같이 어렸을 적부터 몸에 배어 있구나! 하는 감동….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보기 힘든 선행! 긴 코스의 이 탁발 길에서 골목길에 들어서니 상품이 우리 돈으로 아무리 넉넉잡아도 10만원 안팎의 영세한 점포들이 좌우로 줄지어 있습니다. 이 골목길에 모두가 나오셔서 탁발공양에 참여하고 있는 이 모습들! 참 아름다워라!

 

어느 곳에는 4-50대로 보이는 아낙이 맨땅에 꿇어 앉아 합장하고 예경하는 모습이 보였습니다. 곁에 이르러 사진을 찍어도 모른 채 경을 외우고 있는 모습! 어느 가게 앞에서는 60대를 넘기신 반백의 노인과 그의 아드님과 손녀 분, 셋이서 따뜻한 차를 끓여놓고 한잔씩의 차 공양을 올리고 노인은 진열된 그날의 상품 중에서 바나나 두 송이씩을 따서 발우에 올립니다.
 
자! 이분들께 천국은 보장되어 있는 것 아니겠습니까? 부처님의 차제설법 중 제일이 보시공덕(dana)이요 두 번째가 지계(sila)이며 그 두 가지 공덕만으로도 세 번째 설하신 하늘세계(deva world)가 보장되어 있다고 설파하셨듯이 그들이 천상에 나지 않으면 어느 누가 천상에 나겠습니까?

 

처음 참여하는 탁발에 눈시울까지 뜨거워지는 여러 장면들을 보고 느끼며 도심 뒤안길의 한적한 길을 따라 선원에 이릅니다. 그 사이 어두컴컴한 새벽길에 나앉은 앳된 좌판의 소녀들이나 행려자(노숙인)들을 만나면 비쿠들께서는 보시 받은 물품이나 돈을 슬며시 놓고 가십니다. 때로 과자들은 챙겨뒀다 사미에게 나누어 주신다고 합니다.

 

맨 뒤쪽의 비쿠에게는 밥통을 다 긁어 올리다 보니 그 비쿠의 발우는 금세 흰밥이 가득합니다. 그땐 핸드레카를 가지고 따라가는 거사님의 큼직한 그릇에 비워놓고 가십니다. 이러한 1시간 20분 가량의 탁발이 끝나고 선원에 도착하여 받으신 공양물을 분류하여 큰 통에 붓습니다. 족히 4-50명분의 큰 통 서너 개가 채워집니다.

 

그 하얀 쌀밥을 1차 증기로 쪄내어 점심공양에 모두가 나누어 드십니다. 이 같은 탁발 기행을 수행도중 4차례 참여하며 많은 것을 생각하고 배웠습니다.

 

흔히들 탁발하면 모든 스님들이 참여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한국 불자님들이 계시는데 이는 탁발문화가 사라진 한국의 불자님들의 편견입니다.

 

노약하신 비쿠들이나 장좌불와라거나 수행 중인 비쿠, 원하지 않으신 분들은 참여를 하지 않으니 탁발해 오신 밥으로는 그날의 비쿠와 수행자가 공양하기엔 턱없이 부족합니다. 공양간에서는 그 부족량의 밥과 반찬을 마련하여 탁발밥과 섞어서 모든 이가 공양하게 됩니다.

 

탁발에는 또 한 가지가 있습니다. “탁발법회”라는 것이지요. 우리나라에서만 행하는 것이 아닙니다. 안거 기간에는 탁발을 하지 않고 공양간에 마련한 음식들을 대중의 우바이, 우바새들이 올리게 됩니다. 한국 테라와다 상가에선 주로 탁발법회를 활용합니다.

 

우리나라에서는 탁발 자체가 금지된 것이 50년도 넘어 탁발이란 개념을 잘못 알고 계신 분들도 많으리라 믿습니다. 한국 테라와다불교 상가에서는 경주 마하보디 선원에서 시행되고 있고, 서울에선 매월 세 번째 토요일에 법회가 있는 날, 현재는 동국대 인근에 소재한 우리함께빌딩의 “우리는 선우” 법당에서 삼장법사 진용 빤냐와로 비쿠의 법회가 열릴 때마다 벌써 2년 가까이 탁발법회를 하고 있습니다.

 

두 군데 다 내용은 비슷하게 우바이, 우바새들이 각자 집에서 마련한 음식물 한두 가지나 가사, 의약품 등을 준비하여 법회 시작 전에 시주물을 공양하고 설법이 끝나면 11시경 스님이 그 공양물로 공양을 하고 나면 2시간 명상 등의 수행을 마친 법회 참여 분들이 대중공양을 하게 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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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호잔 2016-11-30 08:41: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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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두! 사두! 사두!
일신우일신 2017-01-11 20:27: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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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두 사두 사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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