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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득권 대변에도 ‘화쟁’이라…부끄러워”

배희정 기자 | chammam79@hanmail.net | 2016-07-20 (수) 10:39

우희종 서울대 교수, 7월 19일 교단자정센터 주최 토론법회서






7월 4일 법원으로부터 징역 5년을 선고 받은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과 관련, 화쟁위는 세속 권력에 취약했으며 동체대비 가르침의 반대 행위를 했다는 주장이 나왔다.

 

이 같은 주장은 참여불교재가연대 교단자정센터(원장 손상훈)가 7월 19일 연 토론법회에서 우희종 서울대 교수에 의해 제기됐다.

 

우희종 교수는 이날 ‘한상균 위원장 5년 선고–화쟁위원회의 역할과 바람직한 종교인의 모습’이란 주제로 발표하며 “한 위원장과 관련, 화쟁위는 아무런 해결책이나 중재안도 도출하지 못한 채 많은 문제점을 노출했다”면서 “여론몰이로 기득권을 대변하면서도 ‘화쟁’이라고 말하는 것은 낯 부끄러운 행위”라고 주장했다.

 

우 교수는 “화쟁위는 이미 힘과 모든 면에서 철저하게 상대가 안 되는 사람들과 권력에 쫓긴 사람들에게 어느 편에도 치우치지 않고 양측의 중간에 선다는 황당한 논리를 내세웠다”고 지적했다.

 

또 어떤 해결책이나 중재안도 도출하지 못한 채 한 위원장을 경찰에 인계해 역할의 한계를 보였다고 설명했다.

 

그는 “화쟁이란 서로 다른 의견을 지닌 집단 간의 소통과 상호 이해에 근간해 보다 바람직한 대안의 도출과 해결책을 제시하는 것인데, 대립 상황에서 탐욕을 지니고 착취하는 자들에 대한 문제점을 개선하지 않은 채 적당히 대립 없이 무마하는 것은 화쟁이 아니라 기득권 안정과 강화에 기여하는 것으로, 일종의 ‘사기’이자 ‘기만’”이라고 강조했다.

 

 


 

  

또 ‘파사현정이 선행되지 않는 화쟁이란 탐욕으로 가득한 기득권자들의 합리화 논리’라면서 이야 말로 ‘화쟁을 변질, 타락시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2차 민중총궐기’ 때 화쟁위가 ‘사람벽’으로 평화지대를 만들자고 제안한 데 대해서도 “평화라는 이름 속에 숨은 기만행위”라고 비판했다.

 

그 이유에 대해서는 “표면적으로는 과도한 공권력으로부터 시민을 보호한다는 명분이었지만, 현실적으로 시민들의 집단행동 이유와 취지를 대중으로부터 차단해 오히려 시위의 생명력을 죽이고 지난 집회의 폭력적 상황의 원인을 시위대로 전가하는 발상이었다”고 지적했다.

 

그는 “집회로 인해 발생하는 폭력상황을 막겠다는 취지였다면, 시위대 전면에 종교인이나 정치인이 앞장서 폭력상황이 없도록 노력했어야 했다”고 아쉬워했다.

 

우 교수는 “진정한 요익중생의 화쟁이라면 과도한 욕심과 불순한 의도를 지닌 이들의 모습을 밝히고 그들이 자신들의 욕망에 닫혀 있음을 분명히 드러내 배제시키는 것이 무엇보다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아울러 “바람직한 승려란 외부 눈길을 의식해 자기를 드러내는 수단으로 사회 약자를 활용하는 승려가 아니라 스스로를 낮추며 스스로를 속이지 않는 승려”라고 덧붙였다.

 

 


 

 

이에 앞서 김영국 연경불교정책연구소장은 ‘4대강 살리기 논란 속에서의 화쟁위–4대강을 직접 걸어보니 생명이 살 수 없었다’란 주제로 발표하며 “화쟁위가 화쟁의 정신으로 갈등을 중재한다고 했으나 사회의 중요한 이슈를 막기 위한 방패막이 역할을 하지 않았느냐”고 되물었다.

 

특히 4대강 사업과 관련해서는 “거짓말, 사기극으로 드러나고 있는 4대강 사업에 대해 화쟁위는 국민적 논의위원회를 통해 4대강 반대운동을 무력화시키는 데 들러리를 서고 한나라당의 4대강 예산 날치기 통과를 도와준 꼴”이라고 비판했다.

 

아울러 그는 도법 스님이 화쟁위에 대해 언급한 말을 인용한 뒤 “시민의 권리인 싸움을 말리기 위해 흥정을 하는 브로커 집단이 화쟁위라는 고백을 듣는 것 같아 불자들과 일반 시민들 보기에 창피하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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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청소부 2016-07-20 14: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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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리깍고 스님이 되었으면
마땅히 윗 사람들을 본받을 지언정
어찌하여 세상의 어지러움을 쫒아서
뜻과 생각이 오히려 시끄럽고 들 뜨는가?

죽고사는 것이 호흡사이에 있고,
나고 죽는것이 뜬 거품 같다.

가사를 입고서 도리어
지옥에 떨어질 연유를 짓지말라.

규봉종밀 선사(780~841).
기득권같은데 2016-07-21 14:22: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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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패막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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