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삶이 수행이다⑲ ‘구루’ 마케팅

하도겸 | dogyeom.ha@gmail.com | 2016-05-24 (화) 09:41

[하도겸의 맑고 밝은 이야기] 56 –너무 얇은 사랑이 아니었기를

 

‘구루’ 마케팅

‘구루’란 삶과 수행의 멘토와 같은 스승입니다. 스스로 ‘구루’라고 하는 사람이 유명인들을 많이 안다고 합니다. 유명인들과 같이 찍은 사진을 보여준다든가 그들과의 일화를 자랑삼아 떠듭니다. 그러면 일단 경계하시기 바랍니다. 수행보다는 ‘마케팅’이 유능한 ‘입’만 보살일 수 있는 사람입니다.

 

한 사람에게는 그리 많은 재주가 있기가 좀 어렵습니다. 그래서 그런 분은 수행자이기보다는 ‘장사꾼’으로 보면 좋습니다. 특히 자신이 대중 앞에 당당히 나서기보다는 잘 알지도 못하는 유명한 사람들을 들먹입니다. 또한 그런 사람들 대부분은 유명한 사람들 특히 진짜 ‘구루’들을 많이 초청합니다. 개인은 보잘 것 없는데 계속해서 유명한 ‘구루’들을 초대합니다. 초대해서 우리나라에서 ‘구루’들을 보는 것은 감사하지만, 그렇다고 해서 그가 ‘구루’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

 

스스로의 수행을 해야 할 때임도 불구하고 무슨 이유에서인지, 이벤트에 집중하고 있으니, 본인의 입장에서 개인적으로 매우 위험한 일입니다. 꼭 한 분의 ‘구루’를 어쩌다 한 번 모시는 것도 아니고 이 분 저분 계속 초대하는 것은 마케팅일 수 있습니다.

 

이 모두가 다 자기가 못났기에 비롯된 일입니다. 스승은 한 분이면 족하고 그것도 스스로 찾아가면 될 일입니다. 굳이 먼 나라에서 초대해서 잘 모르는 사람들을 부르는 것은 꼭 좋은 일만은 아닙니다. 스스로 자기보다 남을 바라보는 사람이 되고 남도 그렇게 만드는 사람일 수 있습니다.

 

수행은 외로운 인생에서 우뚝 서서 바람개비처럼 바람을 막고 쓰러지지 않고 홀로 당당하게 서 거꾸로 스스로의 에너지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오직 스스로가 자문자답하며 가르치고 잘못되어도 오직 ‘내 탓’을 하는 이가 바로 진정한 ‘구루’입니다.

 

구루라는 영혼의 멘토는 중개자나 매식가(지식전달 등을 통해 장사하는 가짜 지식인)가 아니며 스스로가 스스로의 스승인 사람이기 때문입니다. 그런 사람이 아니면 ‘구루’가 아니라 그냥 ‘구루’를 팔아먹는 장사꾼임을 꼭 잊지 마시기 바랍니다. 다시 티베트 등을 팔아먹는 이들이 많아질 듯해서 안타깝습니다. 나무시아본사 석가모니불

 

 



 

 

사랑을 깊게 해야 하는 이유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게 참으로 즐거운 일입니다. 다만 사람일 때는 그렇지만 ‘이성’일 때는 꼭 그렇지만도 아닌 듯합니다. 한 젊은 귀여운 친구가 이 사람 저 사람 다 만나고 사귀고 다닙니다. 젊은 피에 못할 게 어디 있을까요? 하지만 그게 그리 간단한 일만도 아닙니다. 모두와 사귄다는 것은 아무와도 못 사귀는 것이기도 합니다. 젊은 분들의 ‘섹스’도 중요할 수 있지만, 그건 사랑의 전부가 아닌 것도 이미 다 아는 사실입니다. 아버지나 어머니를 사랑하고 아들이나 딸을 사랑한다면, 아니 그 사랑을 안다면 이성에 대한 사랑이 ‘성’의 전부가 아님도 굳이 경험하지 않아도 알 수 있는 부분입니다.

 

뭔들 한 우물을 제대로 깊이 파야 그 과정에서 배우는 게 있습니다. 쉽게 요행으로 얻는 것은 없다고 해도 과언은 아닌 게 이생의 삶이기도 합니다. 조금 파서 나오는 우물은 그다지 오래가지 못하기도 합니다. 그렇게 살고 싶다고 해서, 하고 싶은 대로만 살면서 한 생을 다 살 수 있는 것도 아닌 듯합니다. 설사 그렇게 살고 있는 것처럼 보여도 실상은 그렇지 않습니다. 그게 삶이고 삶은 고통을 항상 수반하기에 삶이 수행이라고 하나 봅니다.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부안 내소사




너무 얇은 사랑이 아니었기를

몇 달 전 한 도반이 애인과 다툼을 하고는 찾아왔습니다. 이문세의 히트곡 ‘알 수 없는 인생’의 가사와 똑같은 말을 되뇝니다. 결국 잘 보면 스스로가 애인을 얼마나 사랑하는지 잘 모르는 듯합니다. 그래서 알고 싶은가 물어보니 그렇다고 합니다. 그래서 한 가지 해보라고 했습니다. 그냥 안 보고 지내보라고요.

 

처음에는 ‘그럴 수 없다’고 하더니, 한 주나 됐는데도 견딜 만하다고 합니다. 굳이 보고 싶지 않다고까지 말합니다. 스스로를 대견해 하는 도반을 보고 그냥 ‘아무렇지도 않게’ 쳐다봤습니다. 아무래도 이 도반은 진정한 사랑을 하는 듯합니다.

 

혼자서 잊으려고 하고, 보고 싶은 것을 참으려고 노력하는 모습이 참으로 ‘인간적’입니다. 왠지 도반의 사랑을 응원하고 싶어졌습니다. 요즘 같이 인스턴트 사랑이 ‘대세’인 시절에 순수한 사랑을 하는 둘 다 지금은 잘 지내고 있으리라 기대해 봅니다. 나무시아본사석가모니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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