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월 22~29일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전시실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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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찰에서 볼 수 있는 불화를 한 땀 한 땀 자수로 정성스레 수놓아 재탄생시켜 선보이는 이색적인 전시가 마련됐다. 
 
중요무형문화재 제80호 자수장 최유현 씨(부산대 복식문화연구소 석좌교수)가 오는 5월 22일부터 29일까지 서울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 제1전시실에서 자수전을 개최한다.

이번 전시는 자수 명인 최유현 자수장이 13세 때부터 손바느질을 시작해 15세 권수산 선생 문하에 입문해 익힌 60년 자수 인생을 총망라한 전시다.

생활소품 위주의 여타 규방자수전과 달리 불화를 소재로 한 작품 60여 세트 100여 점을 선보이는 점이 특징이다. 

최 자수장과 문하생이 공동 작업으로도 10년 이상 걸린 대작들이 내걸리는 최 자수장의 역대 최대 규모의 전시다.

전시작은 실크 공단 위에 사찰의 전통 불화와 민화를 밑그림으로 삼아 직접 꼬아 만든 천연염색실로 한 땀 한 땀 바느질한 작품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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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유현 자수장은 불화를 소재로 삼은 데 대해 “30대까지는 민화, 도자기, 산수화 등 우리 것을 밑그림으로 삼았으나 민화 수준을 넘어서 다른 사람이 흉내내지 못하는 독창적 작품의 세계를 펴고 싶어 40대부터는 불교회화를 소재로 작품을 만들어왔다”고 설명했다.

그는 생활소품 장식을 위한 규방자수와 달리 정신세계를 담은 불화를 바느질하기 위해 고 장충식 교수, 범하 스님, 송천 스님 등으로부터 수많은 자문을 받았다.
 
문화재청 전통문화연구소가 마음으로 선을 이어 감히 생각할 수 없는 수를 놓는다는 의미의 ‘심선신침(心線神針)’을 이번 전시의 주제로 선정한 것은 ‘우리나라 마지막 예술은 불교에 있다’는 최 자수장의 신념과 맥이 닿아 있다.
 
작품 ‘팔상도’는 석가모니 부처님의 일생을 여덟 가지 장면에 나눠 그린 통도사 영산전 팔상도(보물 제1041호)를 모본으로 재현한 작품으로, 원본의 70% 크기인 가로 2.36미터, 세로가 1.52미터 규모다. 최유현 선생이 자수 작품으로 형상화하겠다고 10년 간 기도한 뒤 1987년부터 1997년까지 10년에 걸쳐 완성한 대작이다. 
 
과거, 현재, 미래의 삼세불을 표현한 ‘삼세불도’는 직지사의 삼세불도를 모본으로 농담 차이를 둔 색실과 여러 자수 기법을 조합해 사천왕의 얼굴 표정과 움직이는 손의 묘사까지도 살아 있는 것처럼 형상화한 작품이다. 한 땀 한 땀 수놓으며 가로 2m와 세로 1m를 넘는 세 작품으로 한 세트를 만드는 데만 장장 10년이 걸렸다. 
 
예천 용문사 소장 ‘연화장세계도’를 모본으로 한 연화장세계도도 색실을 촘촘하게 채워 넣은 섬세함과 화려함을 자랑한다.

최 자수장은 “자수란 제가 살아온 생으로 이번 전시에서 자수의 진수를 느끼길 바란다”고 말했다. 또 “시대의 화풍과 기법 등이 존재하듯 이 시대의 자수 문화가 형성되고 이어지길 바란다”면서 미래의 전통문화를 이끌어갈 후학을 양성하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