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원지법 제31민사부, 3월 31일 용주사 신도회장 방해금지 가처분 기각

지난 1월 24일 화성 용주사 앞에서 열린 규탄법회에서 모두발언하고 있는 용주사 신도비대위 장명순 위원장.

용주사 주지 성월 스님의 범계 의혹과 관련한 용주사 신도회장과 신도비대위의 법적 공방에서 법원이 신도비대위의 손을 들어줬다. 
 
수원지법 제31민사부(판사 하태흥, 인진섭, 문유진)는 3월 31일 강일석 용주사 신도회장이 용주사신도비상대책위원회(위원장 장명순, 이하 신도비대위)와 관련자 3명을 상대로 제기한 '방해금지 가처분' 신청을 기각했다.
 
법원은 결정문에서 "신도비대위 측의 행위는 종교적 목적을 위한 집회와 결사로서 그 목적이 자신의 종교집단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건전한 비판이므로 이 같은 비판의 권리는 최대한 보장받아야 한다"고 판시했다.
 
또 법원은 신도비대위가 성월 스님의 의혹과 관련된 자료를 제출한 데 반해 성월 스님과 조계종은 신도비대위의 주장에 반박 자료를 제시하지 않은 채 단순히 부인하며 아무 조치를 취하지 않고 있다고 지적했다.

아울러 법원은 "신도비대위가 시위를 통해 용주사 신도회장의 종교의 자유를 다소 침해할 지라도 심각히 침해할 정도에 이르는 표현이나 정도가 구체적으로 특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법원은 모든 국민은 종교의 자유를 가진다는 헌법 제20조 1항에 주목했다. 법원은 판결문에서 "만약 언론 출판과 집회 결사의 목적이 자신이 속한 종교집단의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건전한 비판으로서 같은 종파에 속하는 신자들과 일반인들에게 비판하고자 하는 내용을 알려 종교의 자유를 실질적으로 보장받기 위함이라면 같은 종교의 신자가 평온하게 수행할 권리의 일정한 침해가 발생하더라도 그 침해 방법이 위법하거나 허위 사실을 적시함이 분명하거나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비판할 권리는 최대한 보장받아야 한다"고 설명했다.
 
즉 법원은 자기가 신봉하거나 속한 종교 집단에 대한 문제점을 시정하기 위한 종교적 비판은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고 봤다. 

김형남 변호사는 "이번 판결은 종교 내부의 문제를 비판할 권리는 종교적 자유에서 파생되는 종교적 반성을 할 자유로써 최대한 보장돼야 한다는 점을 보여준다"면서 "종단이 자정 활동을 방기하고 단순 부인을 하고 있어 용주사 주지의 의혹에 대한 진실성이 소명되는 현재 상황에서 신도들의 건전한 비판이 신앙의 본질적 내용으로서 최대한 보장받아야 한다는 내용을 설시했다"고 의의를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