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한전부지환수위, “공권력에 의해 강제수용 … 법적 무효” 주장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 불발, 서울시 불가 입장에도 23일 집회 강행 예정

한전부지 환수위 공동위원장 원명 스님이 지난 2월 3일 기자회견문을 낭독하고 있는 모습.

조계종이 옛 봉은사 땅이었던 구 한전부지의 환수와 개발 인허가 중단을 거듭 촉구했다. 이 땅이 공권력에 의해 강제 수용된 데다 법적으로 무효라는 게 조계종의 주장이다. 

대한불교조계종 한전부지 환수위원회(공동위원장 지현·원명 스님, 이하 환수위)는 10일 배포한 보도자료를 통해 “구 한전부지는 원 소유자인 봉은사 사부대중의 품으로 돌아와야 한다”고 거듭 강조했다.
 
환수위는 서울시와 정부가 1970년 9월 상공부 청사 이전이란 명분으로 봉은사 소유 토지 10만 평을 강제로 수용하려 했으나, 봉은사의 반발에 봉은사 대신 조계종 총무원 집행부를 협박해 강제 수용했다고 주장했다.

또 환수위는 이 땅이 법적으로 처분권한이 없는 자로부터 수용한 것이므로 원인 무효이며, 정부가 한국전력 공사 사옥 신축 외에 공익을 위해 사용한 사실이 없다고 덧붙였다.
 
환수위는 옛 봉은사 땅의 환수 노력에 대해 단순한 토지 환수가 아니라고 강조했다. 환수위는 “국가권력이 불법으로 강제 수용했을 뿐만 아니라 토지수용법에 공공수용 목적이 해소되면 원소유자에게 환매 우선권이 보장됨에도 원 소유자인 봉은사와는 한 마디 협의도 없이 민간 기업에 매각하는 부당함을 바로잡고자 한다”고 부연했다.

이와 관련 환수위는 수차례 서울시장과의 면담을 추진했으나 면담을 거부당했다며 서울시장에 구 한전부지 개발 인허가 절차 진행의 즉각 중단을 요구했다. 아울러 허가절차를 강행할 경우에 발생하는 모든 책임은 서울시장에게 있다고 경고했다. 

한편 환수위는 이 같은 내용을 전하기 위해 10일  박원순 서울시장과 면담을 추진했으나, 면담은 이뤄지지 않았다. 환수위는 23일 오후 2시 서울시청 광장에서 항의 집회를 강행할 예정이나 서울시는 잔디 식재로 인해 불가하다는 입장을 표한 상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