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희정 기자
chammam79@hanmail.net 2016-03-04 (금) 17:46
4일 삼성전자 앞에서 열린 기도회에서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소속 위원 스님들이 추모의식을 거행하고 있다.
불교와 천주교, 개신교 등 3대 종교의 인권 관련 단체들이 삼성전자 직업병 희생자를 추모하고, 직업병 문제의 올바른 해결을 촉구했다.
대한불교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위원장 혜용 스님, 이하 사회노동위)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와 함께 4일 오후 5시 서울 서초동 삼성전자 앞에서 삼성전자 직업병 올바른 해결과 희생자 추모를 위한 3대 종교 추모기도회를 개최했다.
이날 추모기도회는 삼성전자 기흥 반도체공장에서 일하다 2007년 급성 백혈병으로 숨진 고 황유미 씨의 9주기 추모 주간에 따라 황 씨 등 삼성전자 직업병 피해자를 위로하고, 문제의 해결을 촉구하기 위해 3대 종교 노동·인권 위원회가 마련한 자리다.
천주교서울대교구 노동사목위원회(이하 노동사목위)는 이날 기도회를 시작하며 동참자들과 함께 “사람이 소중하게 다루어지지 못하고 생산을 위해 소모해버리는 수단이 된 이 시대에 노동의 가치를 잊고 살아온 우리 모두의 무관심을 뉘우친다”고 참회했다.
노동사목위 정수용 신부는 “삼성전자에서 마음대로 정하는 보상은 결코 받을 수 없다”면서 직업병 피해자와 그 가족들에게 “진심 어린 사과와 공정한 보상”을 요구했다.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 인권센터 정금교 목사는 “삼성이란 거대한 기업이 최고의 가치로 추앙되는 세상이라 미안하다”면서 “삼성은 우리가 물질이 되고 돈이 되기를 바라지만 선한 이들과 연대해 사람을 살리고 평화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양한웅 조계종 사회노동위원회 집행위원장은 “이건희 회장의 건강 만큼 삼성을 위해 고인이 된 노동자들의 죽음도 가치 있고 소중하다”면서 “이 문제는 진실과 죽음의 문제로, 우리들의 요구는 피해자들의 가족들이 돈을 더 달라는 것이 아니라 책임 있는 자세를 빨리 취하라 것”이라면서 삼성 측의 조속한 해결을 촉구했다.
이어 고금, 도희, 법상, 원해, 유엄, 진화(태고), 우담 스님 등 사회노동위원 등이 황유미 씨 등 삼성전자 직업병으로 고통 받은 희생자를 위한 추모 의식을 거행하고, 이들의 넋을 기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