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디어붓다>의 자발적 ‘유료독자’가 되어주십시오
불자임을 자랑스럽게 여기는 불교를 만들어보겠습니다

불교계 언론이 누란의 위기에 놓여 있다고 합니다. 이런 말이 최근 몇 년 새 빈번하게 회자되고 있습니다. 28년 동안 불교계에서 언론인으로 일한 제가 봐도 요즘처럼 이렇게 불교계 언론 상황이 척박하고 황폐한 적은 없었던 것 같습니다. 불교계 언론이 그래도 젊은 불자들에게 도전해볼 만한 일터 중 하나였던 때가 엊그제 같은데, 이제는 과거의 일이 되고 만 것 같습니다.

언제부턴가 불교계 언론에서 일하면서 자부심보다는 낭패감이 앞서는 일이 잦아졌습니다. 그 원인을 찾아보니 다름 아닌 언론 환경의 악화였습니다. ‘불교계 언론에서 젊음을 불태워 보라’던가, ‘이 생을 불교 언론인으로서 멋지게 살다가는 것도 괜찮지 않겠느냐’는 말을 이제 막 불교계 언론에 발을 들여놓는 후배들에게 차마 하기가 어려운 지경에 이르렀습니다.

앞서, ‘언론 환경의 악화’가 오늘날 불교계 언론이 누란의 위기에 처한 원인이라고 말씀드렸습니다. 그런데 그 환경이 다름 아닌 ‘돈’, 즉 ‘재원’의 결핍에 있습니다. 언론사를 운영하는 데 재원은 필요충분조건입니다. 아무리 훌륭한 실력과 의식과 열정을 가졌다고 하더라도 이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아무것도 이뤄낼 수가 없습니다.

제가 일하는 <미디어붓다>도 이 같은 환경에서 예외가 아닙니다. 재정적 어려움으로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많은 고비와 위기를 겪었습니다. 지난해에는 견디다 못해 사실 문을 닫겠다는 결심을 한 적도 있습니다. 그래도 인터넷 시대라는데 나름대로 고유한 영역을 개척해 온 <미디어붓다>를 문 닫게 할 수 있느냐며 <미디어붓다>의 가치를 알아주신 20여 스님들의 원력으로 지난 1년여를 버텨낼 수 있었습니다. 그 스님들도 지금은 여러 이유로 대부분 지원을 중단했지만 말입니다.

저를 포함하여 기자 셋, 총무직 직원 하나로 구성된, 아주 단출한 언론사인 <미디어붓다>는, 열악한 불교계 환경이 아니더라도 지금 이대로 가다가는 어쩌면 이 정부에서 개정한 5명 이상의 기자를 고용해야만 언론사로 인정하겠다는 개정 신문법 시행령에 의해 자연스럽게 생명을 다할지도 모르겠습니다. 

지난 1년 여, <미디어붓다>의 직원들은 나름의 노력을 다해 일해 왔습니다. 그 결과 이제는 불교계 인터넷 언론을 선도하는 언론으로 성장할 수 있었습니다. 광고수주의 불리함을 감수하며 ‘고품격’ 언론을 ‘지향’하여 왔고, 이제 어느 정도 ‘고품격’ 언론으로 ‘자리매김’하기 시작했다고 자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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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디어붓다 화면 캡쳐.

SNS시대에 발맞춰 <미디어붓다>는 ‘페이스북’과 ‘트위터’, 그리고 불교계 SNS인 ‘절로’ 등에서 독보적인 위상을 확보하고 있습니다. 가급적 정치성 기사를 줄이고, 학술이나 문화, 수행, 신행, 출판 등 불자들의 구체적인 신행에 도움을 주는 관심 있는 기사가 SNS에 노출되면 페이스북에서만 하루에 수천 명이 기사를 읽을 정도로 미디어붓다는 급성장을 거듭하고 있습니다. 1월 말 현재 트위터에서 <미디어붓다>의 팔로워 수는 1만7천여 명을 넘어서고 있습니다. 불자 3천여 명이 이용하고 있는 불교계 SNS ‘절로’에 실시간으로 뿌려지는 <미디어붓다> 기사를 통해 불교계 동향을 듣고, 공부도 하고 있다는 분들이 줄을 잇습니다.

고품격 불교 언론을 자부해온 <미디어붓다>의 고유성과 영향력은 최근 불교계를 뜨겁게 달구고 있는 이른바 ‘깨달음 논쟁’을 주도해오고 있는 데에서도 잘 드러나고 있습니다. <미디어붓다>는 불교계 일반에서는 비교적 관심 밖의 주제인 ‘학술’을 대중들의 최고 관심사로 부각시키는 데 성공했으며, 이를 통해 불자 대중의 수준과 불교 언론의 수준을 동반 향상시키는 성과를 거두고 있다고 자평합니다. 이는 <미디어붓다>가 창간 당시부터 주창해온 ‘한국불교판 <허핑턴포스트>가 되겠다’는 꿈을 하나하나 실현해가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그러나 이런 주목할 만한 성과들이 정작 ‘재원’으로 연결되지 않는다는 구조적인 문제가 있습다. 지긋한 연령대가 대부분인 광고주의 입장에서 인터넷 언론의 광고는 그분들에게 선뜻 눈에 들어오지 않는 모양입니다. 광고의 효과가 ‘반복 노출’에 있다는 것이 상식이지만, 불교계 광고주들에게 이 상식은 아직은 잘 통하지 않는 듯합니다. 또한 인터넷을 통해 얻는 정보는 ‘공짜’라는 고질적인 인식이 불교계에서는 조금 더 두터운 것 같습니다.

그러나 잘 아시다시피, 인터넷 언론도 취재기자를 고용해야 하고, 회사의 업무를 담당할 직원을 채용해야 합니다. ‘재원’이 필요한 것은 인터넷 시대에 사양길에 접어든 종이매체와 다를 게 없다는 것이지요. 그러다 보니 ‘우리도 격주로라도 종이신문을 발간해 볼까’라는 다소 시대역행적인 생각을 할 때도 있는 게 사실입니다.     
 
언론사의 재원은 광고와 구독료입니다. 아시는 바와 같이 인터넷 언론은 현재의 시스템에서 구독료를 받기가 어려운 실정에 놓여 있습니다. 광고 역시 종단의 힘 있는 분들의 눈 밖에 나면 수주가 어렵습니다. 또한 주요 취재원과 광고주가 겹치는 불교계의 특성상 광고는 곧 자기검열의 매우 중요한 잣대가 되기도 합니다. 현실적으로 정론을 펼치기 어려운 구조적 한계가 불교계 언론에 드리워져 있는 것입니다.

<미디어붓다>는 고민에 고민을 거듭하다가, <미디어붓다>에 관심과 애정을 가진 분들에게 ‘자발적 유료독자 회원’이 되어주실 것을 부탁드려 보기로 의견을 모았습니다. 경제도 어렵고, 세상도 안정되지 않은 현실에서 부담이 되는 부탁인 줄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월 1만 원의 유료독자가 되어주실 것을 간곡하게 당부 드립니다.

저를 포함하여 부처님의 가르침을 널리 전하는 일을 천직으로 알고 열심히 일하고 있는 <미디어붓다>의 기자들에게, 또 열악한 조건에서도 오직 불심으로 일하는 직원에게 한 달에 한 번, 밥 한 끼, 커피 한두 잔 사주신다는 생각으로 든든한 버팀목이 되어주시기 바랍니다. 여러 독자님들의 소중한 격려가 <미디어붓다>를 발전시키고, 나아가 한국불교의 수준을 업그레이드 시키는 동력이 된다는 점을 생각해주시기 바랍니다. 진정한 보시의 공덕이 꼭 절 짓고 불상을 조성하는 데에만 있지 않다는 점을 염두에 두어 주시기 바랍니다.  

저희 <미디어붓다>의 식구들은 최고의 품격을 갖춘, 보면 볼수록 신심이 나고, 불자로서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미디어붓다>를 만드는 것으로 그 고마움을 갚겠습니다. 정초부터 부담을 드려서 송구하기가 이를 데가 없습니다. 5000명을 목표로 추진하는 <미디어붓다>의 새해 불사에 동참해주실 것을 거듭 요청 드립니다. 저희가 <미디어붓다>라는 고품격 미디어를 통해 열심히 부처님의 정법을 펼쳐 도움을 주신 모든 분들에게 큰 공덕을 짓도록 하는 것으로 보답하겠습니다.

병신년 정초에 미디어붓다 대표기자 이 학 종 합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