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국민의당 창당을 추진 중인 안철수 의원에게 차별 없는 중도의 정치를 당부했다.

국민의당 창당을 준비 중인 무소속 안철수 의원은 15일 오전 10시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4층 접견실에서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을 예방하고,(사진) "대선 때부터 매년 찾아뵈었는데, 창당 준비로 덕담을 듣고자 찾아뵙게 됐다"고 인사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정치권에서 많은 이슈 남긴 안 의원에게 물어보겠다"고 운을 뗀 뒤 "2011년 서울시장 보권선거를 앞두고 유력한 후보였음에도 박원순 시장후보에게 당 후보를 양보하고, 2012년 대통령 후보로서 이 자리에 방문했을 때 저와 나눈 말을 기억하느냐"고 질문했다.

이에 안 의원은 "국민의 생각을 받들어 큰 변화를 만들겠다고 말했다"고 답했다.

자승 스님은 "중요한 말을 했는데 그 후 사퇴하고 미국에 다녀와 입당해 당을 이끌다가 (이번에) 창당에 이른 경위에 대해 찬반 논란이 궁금하다"고 물었다.

예방에 함께 한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은 "제대로 된 민주 정치를 위해, 자라나는 세대를 위해 정치인이 국민에 모범을 보여야 한다고 생각하지만 탈당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고 답했다.

이어 "다만 대부분의 국민 삶이 갈수록 어려워지고 국민의 기대를 만족하는 정치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현실에서 좋은 정치로 결실이 맺어 국민의 행복한 삶을 보여준다면 탈당으로 인해 실망한 국민에게 보답할 것"이라면서 "새 변화와 각오를 향한 두려운 마음에 국민을 향한 좋은 지혜를 주시면 귀감으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에 자승 스님은 "불교 경전에는 '정치에는 방소, 공식이 없다'는 '정무방소(政無方所)'란 말이 나온다"면서 "지금까지 변화무쌍한 행위는 정치적 행위로, 정치는 계속 끊임없이 변화한다"고 말했다. 이어 "명대승심(名大乘心)이라, 대승의 정치는 중도라. 너와 나를 가르지 않고 친소를 가르지 않는 차별 없는 중도로 자신감을 갖고 변화무쌍한 행위에 변명하지 말고 당당하게 임하라"고 주문했다.

한상진 위원장은 "중도가 중요한데 중도를 지키는 방법이 무엇이냐"고 묻자 "모든 것과 중도는 안 위원의 마음속에 있다, 대승심으로 풀어가라"고 조언했다.

크게보기
 

안철수 위원은 "한 달 전부터 지금까지 한결 같이 처음 보는 많은 분들이 제게 '힘내'라고 말하지만 사실은 제가 그분들께 힘내라고 말해야 하는 상황"이라면서 "힘내란 말은 정치 시작 후 처음의 기대와 사랑, 성원에도 능력 부족으로 실망감을 안겼던 데 대한 꾸짖음이라고 생각하고, 온몸을 던져 가루가 되더라도 그분들이 바라는 바를 이루겠다"고 각오를 밝혔다.

이에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몸 잘 챙기고 변화무쌍하나 대승심을 잃지 말기를 기원한다"고 말했다.

이후 자승 스님과 안철수 의원과의 면담은 비공개로 진행됐다.

이날 안 의원의 예방에는 조계종 총무부장 지현 스님과 사서실장 심경 스님, 기획실장 일감 스님. 한상진 국민의당 창당준비위원장과 임내현 의원이 동석했다. 앞서 안 의원은 14일 한국기독교협의회 김영주 총무와 천주교 염수정 추기경을 각각 예방하며 종교계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였다.

크게보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