광주시립미술관(관장 조진호)은 상록전시관에서 중진작가 초대 ‘강행복 -길 위의 길’ 전을 개최한다. 개막행사는 12월 23일(수) 오후 5시에 진행할 예정이다.

올해의 중진작가로 선정된 강행복 씨는 30여년 광주에서 목판화 작업에 대한 일념으로 외길을 걸어온 판화작가이다. 평소의 소박함 때문에 드러나게 대규모 전시를 하지는 않았지만, 지역 뿐 아니라 중앙화단과 일본, 중국, 캐나다 등지에서 더디고 힘든 목판화 작업만을 고수하며 수십 년 꾸준한 활동을 하고 있다.

홍익대학교에서 시각디자인을 전공한 강행복 작가는 경기도 김포가 고향이지만 1987년, 광주로 내려와 둥지를 틀면서 오로지 목판화가로서의 길을 걷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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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행복 작가는 “나무판은 그 어떤 재료보다 마음을 끌어당긴다”고 말한다. 나무를 깎을 때의 느낌과 검소함, 느림의 과정이 각별한 나무판을 깎을 때는 겹겹이 쌓인 감정의 겹을 벗겨내는 것처럼 작가에게는 치유의 공간이기도 했다는 것이다.

목판에 새겨지는 별꽃, 나무, 구름 등, 작가의 고향 길 기억 속에서 끌어올린 이미지들은 말을 걸어올 것처럼 정겹다. 판 위의 선들은 단순한 선과 구도에서 벗어난 자유로운 선으로 즉흥성을 느끼게 하고, 단순한 색의 사용을 뛰어 넘은 다색의 운용은 중첩 효과까지 살려내고 있다.

소재적인 면에서는 자신의 기억과 내면에 존재한 조형이미지들이 분방하게 펼쳐진다. 별꽃 나무, 바람 부는 밭이랑, 붉게 물든 산마루 등은 고향 동네에서 간직한 기억들이다. 이 형상들은 흩어지고 섞이면서 율동감이 생기고 디자인적 요소로 새롭게 나타난다.

작품<명상>(2015), <명상의 나무>(2015) 시리즈 등을 보면, 지금까지 보였었던 구상적 형상들이 많이 사라지고 율동감 있는 선과 단편적 모티브들이 불규칙하게 섞여있다. 또한 수성안료를 사용하면서 찍어내는 종이도 한지로 대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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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조가 빠른 수성물감은 가벼운 느낌과 함께 짧은 시간 내에 중첩해서 찍기가 가능했고, 한지 전지를 사용할 수 있어서 기존의 작품에 비해 지면의 한계를 벗어나게 했다. 이런 실험을 통해 비구상으로 작업을 확장시킨 강행복은 더욱 자유로운 세계로 진입하고 있다.

그리고 또 하나의 특징은 작품 설치에서 찾을 수 있다. 지금까지의 목판화 전시는 평면작품을 규칙적으로 벽에 걸었지만, 이번에는 수백 장의 판화지를 이용해서 전시 공간을 입체적으로 설정했다.

강행복 작가는 사방 30cm 이내의 흑백 판화작품들을 작은 패널처럼 이어 붙여 15m에 달하는 전시장 벽면을 거대한 이미지의 숲으로 만들어 놓고 있는데, 흑백 이미지가 담긴 육면체 블럭을 군데군데 벽돌처럼 튀어 나오게 함으로써 시각적 즐거움을 더해주고 있다.

순수예술의 영역과 ‘대중성’이라는 매체적 특성을 갖는 판화는 미디어 시대에 더욱 복잡하게 발전 하는 양상을 보인다.
  
목판화의 외길을 가는 동안 색의 혼용 실험과 다양한 기법의 시도 등으로 조형성을 강조하면서도 서정적 정감을 불어 넣는 작업세계를 이룬 강행복 작가의 조명을 통해 판화미술계에 대한 관심이 한층 높아지길 기대하며, 광주 목판화 발전의 계기가 되길 바란다.

문의: 062)613-5401

*작가 소개

-강행복 Kang Haeng Bok

1952 경기도 김포 출생
1975 홍익대학교 미술대학 응용미술과 졸업

 -개인전 13회
서울, 광주, 대구, 천안, 일본, 캐나다

 -단체전
2015 제4회 울산 국제 목판화 페스티벌 (울산문화예술회관, 울산)
2014 전국 판화가 협회전 (양림미술관, 광주)
2012 한국ㆍ프랑스 국제판화교류전“COREElation2”(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1 불교미술전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內外之間展 (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10 한국현대판화의 지천명-성찰 (진주군립생활판화미술관, 충북), 흐르는 강물처럼 (전북도립미술관)
2009 청주국제북아트展 (청주 예술의 전당)
2008 복제시대의 판화미학 에디션 (경남도립미술관), 서울국제판화 사진아트페어 (예술의 전당 한가람미술관, 서울)
2007 백두대간 대미 지리산展 (전북도립미술관), 한ㆍ불판화교류전 (SEINE-MAEITIME, 프랑스)
2006 헤이리 국제판화축제 (헤이리 Gallery)
2004 나무에 그림을 그리는 사람들展 (경기문화재단), 전북도립미술관 개관전-엄뫼ㆍ모악展 (전북도립미술관)
2003 한ㆍ중 판화교류전(인천, 중국 청도), 길의 명상展(광주시립미술관, 광주)
2002 해인사 성보박물관 개관기념초대전 (해인사 성보박물관, 합천)
2001 한ㆍ중ㆍ일 현대판화전 (주한일본대사관, SILK Gallery, 서울)
2000 새로운 천년 - 하회와 안동展 (Gallery SAMSUNG PLAZA)
 

-작품소장
국립현대미술관 미술은행/ 광주시립미술관/ 전북도립미술관/ 불교중앙박물관/ 송광사성보박물관/ 울릉군 독도 박물관/ 나고야한국총영사관

www.KangHaengBok.net
E-mail : Kang5202@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