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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부대중 종도가 모두 목소리를 모아 함께 외치고 행동해야 합니다. 김건중 학생의 목숨을 건 45일의 단식 투쟁은 그 첨단에 서 있습니다. 24시간 의료 관리 하에 있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동시에 그의 처절한 수행과 회향이라는 보살행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바른불교재가모임(대표 우희종)이 28일 성명을 발표해 "동국대와 종단 비리, 부정부패에 온 힘을 다해 외치고 행동해 청정비구종단을 만드는 운동에 동참한다"며 "그 첫걸음은 김건중 학생과 함께 하는 것"이라고 선언했다.

바른불교재가모임은 성명에서 "김 군이 동국대 총장 보광 스님과 이사장 일면 스님의 퇴진과 바른 처신을 요구하며 45일째 단식 중임에도 이 스님들은 못 듣고 못본 채 지내고 있다"고 비판했다. 이어 "폭력적 상황에서의 침묵은 폭력에의 동참"이라면서 "더 이상 김 군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지 않는, 최소한의 상식이 통용되는 대학과 불교계가 돼야 한다"고 호소했다.

또 이 시대의 진정한 훼불자들이 건강하고 바람직한 대학문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요구하는 학생인지, 학생 2천명의 요구와 김 군의 간절한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승려인지를 물으며 총장 보광 스님과 이사장 일면 스님의 즉각 사퇴를 촉구했다.

아울러 바른불교재가모임은 "김 군의 단식을 발판삼아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뜻을 이루려는 시도를 멈춰야 한다"면서, 그의 의지와 상관 없는 단식 중단 행위와 값싼 동정심을 삼가달라고 강조했다.

총무원장 자승 스님에게도 현 상황에 대한 사과와 청정비구종단과 건강한 종립대학 문화 확보를 위한 대책 마련, 본사급 사찰의 주체적 신도회 관련 법제정 실행을 촉구했다.

바른불교재가모임은 용주사 성월 주지 스님 관련 소송의 예를 들며 의혹이 있는 스님들에 대한 신도들의 정당한 문제제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라며 종단 내 비리나 부패, 파계와 범계에 더욱 강력하게 재가단체들이 목소리를 높여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하 성명 전문.

그동안 대학의 민주적 절차가 훼손되고, 교육자로서는 생각하기 힘든 흠결을 지닌 이들이 총장과 이사장이 되는 상황이 있었고 이러한 대학의 잘못된 모습을 바로잡고자 기나긴 항의가 있었습니다. 학생 지도부나 교수들만이 아니라 학생 2천여명이 모여 그 뜻을 밝혔고, 학교 직원마저 왜곡된 상황에 목소리를 높이고 있습니다.

김건중 학생이 45일이나 단식을 하고 있습니다. 그 단식의 의미는 단 하나, 본인이 재학하고 있는 대학의 건강한 문화와 상식이 통하는 대학생활입니다. 이렇게 목숨 걸고 요구하는 구체적 사항은 부도덕한 보광 총장 및 일면 이사장의 퇴진입니다. 그는 이들 스님들에게 바르게 처신해 달라고 요구하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 스님들은 한 학생이 45일이라는 기록적 단식 항의를 교내에서 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들어도 못들은 채, 보아도 못본 채 지내고 있습니다. 그들이 불가의 스님이라는 것만이 부끄러운 것이 아니라, 우리가 불자인 것이 부끄럽게 되는 상황입니다.

너무도 당연한 이 요구가 누구에 의해서, 어떻게, 왜 철저히 무시되어 왔는가를 이제야 묻는 이가 있다면 그 역시 생명을 걸고 투쟁하는 김건중 학생의 단식에 대하여 일말의 책임이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 동안 당신은 어디가 있었습니까? 폭력적 상황에서의 침묵은 폭력에의 동참입니다. 우리 모두 더 이상 김건중 학생을 투명인간으로 만들지 않아야 합니다.

굳이 불가의 대자대비와 동체대비까지 거론하지 않겠습니다. 지금 우리는 올바른 정신과 취지로 단식하는 학생의 젊은 목숨이 간절히 외치는 소리를 들어도 못들은 채, 보아도 못본 채 하는 비겁함이 없는, 최소한의 상식이 통용되는 대학과, 불교계와 사부대중 종도와 우리사회가 되기를 말하는 것입니다.

더욱이 현 상황의 시작이자 배경에는 총무원 지도부와 자승 총무원장이 있음은 이미 널리 알려진 바와 같습니다. 또 동국대학뿐만 아니라 종단 내부의 자성을 요구하는 승가와 재가의 움직임과 목소리를 해종 훼불이라고 몰아가면서 대중으로부터 차단하고, 많은 사람들의 눈길을 밖으로 돌리게 하는 승려들도 총무원에 많습니다. 이처럼 종단이 철저히 이기적인 이해집단이었던 적이 있는가 마음이 아픕니다.

그러나 다행히 최근 동국대 이사로 취임하여 현 상황에 직면한 수불스님께서, 총무원 지도부의 눈치를 보면서 비겁하게 침묵하기보다는, 진지한 우려와 함께 이사직을 사퇴하셨습니다. 단 한 구절의 부처님 가르침만이라고 알고 있는 종도라면, 김건중 학생이 목숨을 걸고 사퇴를 요구하고 있는 보광 총장과 일면 이사장과 비교되는 수불스님, 그 어느 쪽이 부처님 말씀에 적절한 행위를 하고 있는 지 물을 것도 없을 것입니다.

오직 건강한 대학과 바른 가르침을 위해 항의하고 있는 김건중 학생의 목숨이 참으로 위태롭습니다. 그러나 그의 뜻에 동참하는 우리 스스로에게도 경책이 필요합니다. 값싼 동정심이나 월권으로 그를 더 이상 힘들게 하지 않기를 요구합니다. 또 그의 순수하고 진지한 투쟁을 발판 삼아 특정 집단이나 개인의 뜻을 이루려고 하는 시도도 멈춰야 합니다.

많은 이들이 김건중 학생의 건강을 염려하면서 당장 단식장으로부터 병원으로 옮겨야 한다고 합니다. 그 심정은 너무도 절실하게 충분히 공감합니다. 하지만 단식중단이 그의 선택이거나 혹은 그가 정신을 잃을 때라면 언제고 존중해야 될 조치입니다만, 그의 의지와 상관없이 주변에서 중단시키는 것은 일종의 월권이자 김건중 학생의 그동안의 생고생을 무의미하게 만드는 행위라고 생각합니다. 인간은 때로는 자신의 가치를 위해 온 몸을 던질 수 있으며, 그것이 곧 수행이자 회향입니다. 누가 감히 김건중 학생 앞에서 그 요구를 접고 집으로 돌아가라고 할 수 있겠습니까?

 
 김건중 학생의 간절한 뜻에 함께 하고자 모인 재가단체들도 현 상황을 단지 이기고 지는, 일종의 진영 싸움으로만 접근하지 않기를 바랍니다. 전략적 접근은 필요하지만, 뭔가 성과를 급히 내고 이기기 위해 김건중 학생의 본뜻마저 잃어버릴 정도로 쉽게 생각하지 않아야 합니다. 지더라도 이기는 싸음이 있고, 이기더라도 지는 싸움이 있습니다. 김건중 학생의 힘든 싸움이란 특정인을 미워하거나 사퇴시키자는 것이 아니라 부도덕한 총장과 이사장의 퇴임을 통한 건강한 대학 문화의 확립입니다.

용주사 성월 주지스님 돈선거 및 은처 소송 사태에서 보듯이 의혹이 있는 스님들에 대한 신도들의 정당한 문제제기는 공공의 이익을 위한 행위임을 일반 사법부에서도 인정했습니다. 용사혼잡의 세상에서 굳이 한 개인 승려 차원의 범계문제까지 들춰서 종단을 부끄럽게 할 필요는 없을지는 모르지만, 종단 내의 권력형 비리나 구조적 부패 및 고위 승려의 파계와 범계에 대해서는 결코 멈추지 말고 더욱 강력하게 재가단체들이 목소리 높여야 합니다. 그 점에 있어서 당장의 승패도 중요하지만, 길게 보면 부처님 가르침에 따른 원칙에 의해 바른 마음으로 서두르지 않고 가는 것이 더 큰 결과를 가져온다고 봅니다.

동국대와 용주사, 그리고 봉은사로 표출되기 시작한 종단의 부조리와 권력형 범죄는 이제 단지 승가만의 문제가 아님은 분명합니다. 사부대중 종도가 모두 목소리를 모아 함께 외치고 행동해야 합니다. 김건중 학생의 목숨을 건 45일의 단식 투쟁은 그 첨단에 서 있습니다. 24시간 의료 관리 하에 있어야 함은 당연하지만, 동시에 그의 처절한 수행과 회향이라는 보살행에 누가 되지 않도록 노력합시다.

그가 말하고자 하는 바를 위해 사부대중 모든 종도들은 눈을 열고, 귀를 기울입시다. 부처님은 종도들에게 주체적인 수행과 삶을 요구했습니다. ‘자등명 법등명’의 신앙생활을 방해하는 자들이야말로 해종과 훼불의 무리들입니다. 종도들이여, 이 시대의 진정한 해종과 훼불자들이 누구인지 묻고자 합니다. 45일 간이나 단식을 하며 바르고 청정한 스님이어야 한다고 요구하고 있는 학생입니까? 아니면 학생 2천명의 요구와 함께 김건중 학생의 간절한 요구를 무시하고 있는 승려들이 부처님 제자들입니까?

그렇기에 그동안의 짧은 기간이나마 바른 불교 정립에 힘 기울여 노력하면서, 이에 반하는 종단 문제에 발언해 온 ‘바른불교 재가모임’의 입장은 다음과 같습니다.

하나, 자신의 신앙생활이 삶의 일부가 되어 있다면, 종단의 잘못된 모습은 내 삶의 일부이기도 하다. 이제 동국대와 종단의 비리와 부정부패에 대하여 온 힘을 다해 외치고 행동해 청정비구종단을 만드는 운동에 동참한다. 그 첫걸음은 김건중 학생과 함께 하는 것임을 천명한다.

하나, 김건중 학생이 건강하고 바람직한 대학문화를 위해 목숨을 걸고 요구하고 있는 보광 총장과 일면 이사장의 사퇴는 즉시 실행되어야 한다.

하나, 자승 총무원장은 현 상황에 대한 사과와 더불어 즉시 청정비구종단과 건강한 종립대학 문화 확보를 위한 노력과 대책을 마련하고, 본사급 사찰의 주체적 신도회에 대한 관련 법제정 및 실행할 것을 요구한다.

2015. 11. 28

바른불교재가모임 일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