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평화불교연대가 불교포커스와 불교닷컴에 대한 조계종의 탄압 중단을 촉구했다.

정의평화불교연대(공동대표 김광수, 이도흠, 최연, 형난옥, 이하 정평불)는 지난 23일 발표한 ‘언론 자유 없이 정법 구현도, 청정승가도 없다’란 제하의 성명을 통해 “조계종단은 두 언론사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라”고 요구했다.

정평불은 ‘해종 언론’ 규정에 대해 “군사독재정권 때나 행해졌던 터무니없는 발상을 종단이 강제하고 지도층 승려들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고 있다”면서 강도 높게 비판했다.

이어 “부처를 만나고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서까지 진리라 생각한 것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이를 깨야만 진정한 진리에 다다른다는 것이 불교의 진리관”이라면서 “종단의 언론탄압이야말로 부처님의 뜻을 어기는 훼불행위”라고 주장했다.
 
아울러 조계종에 이 같은 ‘해종 언론’ 규정을 기획한 자와 범계․비리 의혹이 있는 자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징계하라고 강력히 요구했다.

총무원장과 ‘자성과 쇄신결사본부’에게도 현 총무원장 체제 이후 범계 및 비리 행위가 더욱 늘어난 것에 대해 공개 참회하라고 촉구했다.
 
정평불은 불자들에게도 범계와 비리를 범한 스님들에는 일체 공양을 하지 말라고 강조했다.

이하 성명 전문.

언론 자유 없이 정법 구현도, 청정승가도 없다

대한불교조계종이 그동안 정론직필을 실천하던 언론사,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를 ‘해종, 훼불, 악성 언론’으로 낙인찍고 광고 및 후원 금지, 취재 및 인터뷰 금지, 출입 금지, 사이트 접속 차단 등 저인망식 총체적인 탄압을 감행하고 있다. 이런 군사독재정권 때나 행해졌던 터무니없는 발상이 계획이나 협박의 수준으로 그치지 않고 종단이 강제하고 지도층 승려들이 무비판적으로 수용하면서 실제 자행되고 있다. 초선 중앙종회의원들은 지난 9일 ‘악성 매체, 이래서 해종언론입니다’라는 성명을 배포했다. 종단은 ‘해종언론 공동대책위원회 구성 및 운영계획(안)’을 만들고 해종언론대책위원회까지 구성하였다. 심지어 범종단 행사까지 취재를 막고 있다. 한일불교문화교류협의회는 종단의 압력을 받고 <불교닷컴>과 <불교포커스>에 지난 12일부터 14일까지 화성 용주사에서 열렸던 36차 한일불교문화교류대회의 취재를 금지한다고 통보했다.

지금 종단과 지도층 승려들의 범계 행위는 1700년 이어져온 한국 불교를 송두리째 파괴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 종단의 수장을 포함한 지도층 승려들이 은처, 폭력, 성폭행, 뇌물 수수 및 공금 유용, 억대 도박 및 해외원정도박 등 메가톤급 범계 및 비리행위를 끊임없이 범하고 있다. 작금에도 흥국사의 탱화를 절도한 의혹이 있는 일면 스님은 동국대 이사장이 되어 연임을 시도하고, 처자식이 있다고 의심받는 성월 스님이 용주사 주지 자리를 유지하고 있다. 종단은 시민단체에서 특정 스님의 혼인증명서를 제출하고 어떤 스님의 경우 성매수를 했음이 드러났는데도 문서견책으로 끝내고, 처자식 신상정보와 사진까지 밝혀졌는데도 침묵으로 일관하고 있다. 이런 작금에 사태에 대하여 두 언론사만이 제대로 보도하고 다른 언론들은 상대적으로 비중이 낮게 보도했다. 두 언론사가 사실을 왜곡, 조작한다면 몰라도 청정 승가를 위하여 범계를 비판하고, 권력을 견제하기 위하여 비판의 자유를 행사하며 정론직필을 한 것을 이유로 압박하는 것은 명백한 언론 탄압이자 종단의 범계와 비리를 비판하는 목소리를 잠재워 이를 은폐하자는 저의가 분명하다.

부처님은 “말과 뜻이 다른 어떤 이에 대해 자신의 뜻을 밝히고 이를 수용하지 않을 경우 ① 충고하고, 듣지 않으면 ② 꾸짖고, 듣지 않으면 ③ 꾸짖기를 멈추고 ④ 다 같은 여래의 제자로서 각자의 판단에 따라 함께 올바른 말과 뜻을 추구해야 한다”(장아함경)고 했다. 원효성사는 진리라고 단정하는 것에도 일말의 허위가 있으니 그를 골라내고 허위라고 규정한 것에도 일말의 진리가 있으니 그를 추려내야 하니, 어떤 주장을 따르는 동시에 따르지 않는 순이불순(順而不順)의 화쟁에 의하여 진리에 다다를 수 있다고 했다. 부처를 만나고 부처를 죽이고 조사를 만나면 조사를 죽여서까지 진리라 생각한 것에 대해 끊임없이 의심하고 이를 깨야만 진정한 진리에 다다른다는 것이 불교의 진리관이다. 이에 우리는 종단의 언론탄압이야말로 부처님의 뜻을 어기는 훼불행위라 규정한다. 

스님과 종단 또한 근대 국가의 틀 안에 있다. 근대국가는 언론의 자유를 근간으로 한다. 존 밀턴이 1644년에 『아레오파기티카(Areopagitica)』에서 언론과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주장하였고, 존 스튜어트 밀은 1859년에『자유론(On Liberty)』에서 “전 인류 가운데 한 사람을 제외한 모든 사람이 동일한 의견을 갖고 있고 한 사람만이 그에 반대되는 의견을 갖고 있을 경우, 인류에겐 그 한 사람을 침묵시킬 권리가 없다.”라고 말하였다. 이들의 주장이 수많은 사람들이 피를 흘린 끝에 인류의 보편적인 원칙이 되었고 전 세계의 헌법은 이를 보장하고 있으며 우리나라 헌법 또한 마찬가지다. 그럼에도 종단이 자신들의 범계와 비리를 비판한 언론사를 탄압하는 것은 역사를 17세기 이전의 야만의 시대로 퇴행시키는 것이자 헌법을 부정하는 위헌 행위이다. 이에 우리는 종단이 두 언론사에 대한 탄압을 즉시 중단하고 두 언론사 및 불자들이 주장한 범계 및 비리 행위자에 대한 조사 및 징계를 신속히 추진할 것을 강력히 요구한다. 

1. 종단은 두 언론사에 대한 탄압을 중단하고 사상과 표현의 자유를 철저히 보장하라.
1. 종단은 이번 언론탄압을 기획한 자와 범계 및 비리 의혹이 있는 자들에 대해 철저히 조사하고 당사자를 계율에 따라 징계하라.
1. 총무원장과 ‘자성과 쇄신결사본부’는 현 총무원장 체제 이후 범계 및 비리 행위가 더욱 늘어난 것에 대해 공개 참회하라.
1. 수행과 재정을 분리하는 근본적인 개혁책을 추진하라. 
1. 불자들은 범계 및 비리를 범한 스님들이 있는 절에는 일체 공양을 하지 마라.

불기 2559(2015)년 11월 23일

정의평화불교연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