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의 가치 확산으로 인간의 존엄성 제고에 힘써 온 이들에게 수여하는 제21회 불교인권상 수상자로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이하 정대협)가 선정됐다. 
 
불교인권위원회(공동대표 진관‧지원 스님, 한상범)는 법산․진관․지원․대안 스님과 박준호 씨 등으로 구성된 불교인권상 심사위원회(위원장 법산 스님)를 열고, 지난 10월 31일까지 접수 받은 3개 단체를 심사한 결과, 이 같이 결정했다고 10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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왼쪽부터 진관 스님, 법산 스님, 지원 스님.

심사위원장 법산 스님은 10일 무진장불교문화연구원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접수된 세 단체 모두 소중한 인권문제를 다루며 활동 경력이 출중하나, 정신대 문제에 대한 국내․외적 상황과 정세 변화, 피해 할머니들의 감소 추세에 따른 활동가의 노고 등을 고려했을 때 늦었지만 정대협에 인권상을 드리기로 결정했다"고 선정이유를 밝혔다.

정대협은 이번 심사에서 성노예로 젊은 시절과 인권을 무참히 빼앗긴 피해 할머니들과 함께 24년을 동고동락하며 이들에게 헌신적 지원활동을 펼쳐온 공로를 인정받았다.

정대협은 2003년부터 홀로 사는 고령의 피해자들이 언제나 머무를 수 있도록 서울 서대문에 쉼터 '우리집'을 개소하고, 정부의 법률 지원책 등을 이끌어냈으며, 국제기구와 연대해 문제 해결을 요구하는 결의문 채택과 캠페인에도 앞장서왔다. 정대협에는 상패와 (재)은정불교문화진흥원이 후원한 상금 300만 원이 수여된다. 

심사위원회는 또 이날 인권 운동에 앞장서 온 인권위원 태고종 성원 스님과 관음종 명진 스님을 공로상 수상자로 선정했다고 밝혔다.

불교인권상 시상식은 오는 20일 오후 4시 서울 조계사 대웅전에서 불교인권위원회 창립 25주년 기념 법회와 함께 진행될 예정이다. 이날 법회에는 조계종 원로의원 월탄 스님이 법사로 초청돼 법문하며 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축사할 계획이다.

불교인권상은 인권의 가치를 적극 실천하고 다양한 프로그램을 계발해 활동하며 인권지킴이 역할을 하는 개인이나 단체에게 수여하는 상으로, 역대 수상자로는 1992년 박종철 열사 부친인 박정기 씨(1회)를 비롯, 김지태 미군기지확장반대팽성대책위원회 위원장(11회), 연꽃마을 이사장 각현 스님(14회), 박원순 희망제작소 상임이사(15회) 등이 있다.

이와 관련, 불교인권위원회 공동대표 진관 스님은 10일 기자간담회에서 "불교인권위원회 창립 25년 동안 한국 인권은 상당히 발전했으나, 위원회는 불교 내적 인권은 거론하지 않았다"면서 "이번 25주년 기념식을 기점으로 스님들이 인권에 관심을 갖도록 권고하고, 교단 내 폭력 문제 등 인권 저해 행위 발생 시 국가 인권위원회에 제소하는 등 교단 내 운동을 대폭 전개할 계획"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