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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인 스님들이 불교 가르침을 프리젠테이션을 비롯해 비트박스와 랩, 춤 등이 가미된 색다른 공연으로 선보이며 외국어실력을 겨뤘다. 조계종 교육원(원장 현응 스님)이 14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전통문화예술공연장에서 학인 스님의 외국어 능력 함양을 위해 개최한 ‘제1회 조계종 학인 외국어 스피치 대회(사진)’에서다.
 
이날 대회에는 종단의 기본교육기관에 재학 중인 스님 가운데 지난달 예선을 통과한 개인 13명, 단체 6팀 등 총 64명이 영어와 일본어, 중국어 등 세 분야의 결선에 참여해 외국어 실력을 겨뤘다.
  
이 가운데 ‘붓다를 보여줘(Show me the Buddha)’란 주제로 부처와 다섯 제자의 이야기를 극에 담은 동국대(서울) 단체팀은 힙합 콘서트 현장을 방불케 하는 비트박스와 영어 랩, 흥겨운 춤사위로 객석의 박수갈채를 이끌어냈다. 학인 스님이 가발을 쓰고 등장하고, 스케이트보드를 타고 등․퇴장하는 스님의 모습에 관중들은 웃음을 쏟아냈고, 이들이 자아내는 리듬에 몸을 맡겼다.
 
학인 스님 27명이 참여하며 무대를 꽉 채운 운문사 승가대 단체팀은 ‘나는 모든 것(I'm everything)’이란 주제로 음악과 무용, 노래가 어우러진 공연을 선보여 관객의 큰 호응을 얻었다.
 
동학사 승가대 3학년에 재학 중인 진홍 스님은 영어 발표를 통해 “영어 공부는 ‘공부 안 하면 저렇게 된다’는 한 관광객 가족의 말을 듣고 충격을 받아 시작하게 됐다”면서 영어 공부의 계기를 밝힌 뒤 승가교육 현대화와 영어 교육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날 대회에서는 영어뿐만 아니라 일본어(청암사 도융 스님과 동학사 마승 스님)와 중국어(통도사 금행 스님과 해인사 단체팀) 실력을 겨루기도 했다. 러시아에서 온 수덕사 승가대학의 금강 스님은 반대로 한국어 실력을 뽐내기도 했다.

심사 결과, 대상의 영광은 동학사 진흥 스님과 청도 운문사 승가대 단체팀에게로 돌아갔다. 최우수상은 청암사승가대학 고우 스님과 통도사승가대학 금행 스님, 동국대 서울캠퍼스가 거머쥐었다. 우수상은 운문사승가대학 법여 스님과 동학사승가대학 마승 스님, 봉녕사승가대학에게 돌아갔다.
 
대한불교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은 총무부장 지현 스님이 대독한 치사를 통해 “한국불교사상 처음으로 외국어 스피치 대회를 개최하는 것은 한국불교 세계화에 한층 탄력을 주는 매우 의미있는 일”이라며 “모든 학인 스님들이 세계사적인 관점에서 정진하고 본래 가진 모든 것을 내 마음껏 써서 한국불교의 세계화란 원력을 실천하라”고 격려했다.
 
조계종 교육원은 지난해 실시한 학인 염불시연대회를 내년에 개최하는 등으로 염불대회와 외국어대회를 번갈아 격년으로 개최할 계획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