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고판화 명품들을 일본의 도쿄에서도 관람할 수 있게 되었다.

학술적, 예술적 가치가 높은 옛 판화를 수집·연구하고 널리 소개하는데 앞장서 온 원주 명주사 고판화박물관(관장 한선학)이 한·일 국교 정상화 50주년을 기념해 ‘한국 고판화박물관 명품전’을 도쿄 국립국문학연구자료관(관장 이마니시 유이치로) 전시실에서 10월 13일부터 11월 20일까지 열릴 예정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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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전시는 문화재를 생생하게 활용하여 문화융성의 시대를 선도하고자 시행되고 있는 2015년 문화재청 생생문화재사업의 일환으로, 고판화박물관 명품 110여점을 선별하여 최초로 일본에 한국 고판화를 소개하는 특별전이며, 문화재청과 강원도, 원주시의 후원으로 매년 열리는  ‘원주 고판화 문화제’를 통해 신뢰를 구축하고 있던 일본의 국문학 자료를 수집하고 연구하고 잇는 국립기관인 국문학연구자료관의 초청으로 이루어 졌다.

‘한국 고판화박물관 명품전’에 전시되는 유물은 K-Museum 첫 번째 사업으로 국립민속박물관에서 지난 6∼7월 진행해 큰 호응을 받았던 고판화 특별전에 출품되었던 유물을 주축으로, 강원도 유형문화재152호인 덕주사판 불설아미타경을 비롯한 강원도 지정문화재 4점과 고려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세계 속에 빛난 한국 고판화 명품 70여점을 비롯하여 한국 고판화에 직간접으로 영향을 주고 받았던 중국, 일본, 티벳, 몽골의 명품 40여점 등이다.

이번 특별전에 소개되는 한국 고판화 유물들은 해인사 대장경 변상도를 비롯하여, 시왕변상도, 고려법화경변상도와 조선 초기 현존하는 유일본인 불정심다라니경을 비롯하여, 능엄경변상도, 조선 최고의 변상도중 하나로 꼽히는 정희대왕대비 발원 법화경변상도, 한국만의 독특한 각법을 구사하고 있는 목련경등 불교 고판화가 연대별로 소개되고 있으며, 강원도 유형문화재 제 154호인 옥푸보경을 비롯한 도교서적과, 삼강,이륜,속삼강,동국신속삼강,오륜행실도등우리나라에서 발행된 행실도류 서적이 총망라되어 있고, 천도역정등 기독교 서적, 다양한 문집들도 소개되고 있어 명실상부하게 한국 고판화를 종합적으로 이해하는 자리라고 할 수 있다.

이 밖에도 세계 판화사에 주요한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 유물들이 다수 전시된다. 특히 올 초에 동아시아 부적 전에 전시되어 화제를 모았던 중국 당 9세기 범문다라니경주를 비롯하여, 일본 우키요에에 지대한 영향을 미친 중국 소주 대형판화 5점이 소개되어 비상한 관심을 끌 전망이다. 지난번 국립민속박물관 전시에서 주목받았던 당시선화보 채색판화를 비롯하여, 이번에 최초로 전시되는 대형 서상기 판화와 미인도 판화 등이 주목되는 작품이다.

일본의 세계적인 고판화학자인 소피아대학의 고바야시 교수는 논문을 통해 “한국 고판화박물관 소장 법문다라니경주는 만당시기인 9세기에 만들어진 《다라니경주(陀羅尼経咒)》일 가능성이 있으며, 또 25체의 보살상을 주체로 하는 화면 구성은 현재 남아있는 것 중에 비슷한 예가 보고 되지 않은 독특한 도상으로서 매우 귀중하다”고 밝혀, 고판화박물관의 소장품에 대한 세계적인 수준을 다시 한 번 확인하는 계기가 될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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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월 17일에는 한국 고판화 워크숍이 열려 한 일 고판화 학술대회와 한 일 전통판화 시연회가 열려 전시회를 더욱 풍성하게 할 예정이다. 학술대회에는 ‘동아시아 고판화 수집과 교류’(한선학 고판화박물관장), ‘한국 불교판화의 흐름과 특징’(박도화 문화재청 문화재감정관), ‘한국 고판화박물관 소장 범문다라니경주’(고바야시 일본소피아대교수), ‘한국세속판화의 성립과 전개’(김영호 동북학원대학 준교수), ‘전상평화오종의 발행연도를 의심’(이리구치 국문학연구자료관 준교수), ‘베트남 원왕조 발행 여래응현도(如來應現圖) 고찰’(Nguyen 베트남사회과학한림원)등 한국, 중국, 베트남 판화에 대한 발표가 이어진다.

전시회를 기획하고 주최하는 한선학 고판화박물관 관장은 “동경에서 열리는 ‘한국 고판화박물관 명품전’을 통해 세계 속에 한국의 고판화를 빛낼 수 있는 첫 걸음이자, 문화재를 활용한 사립 박물관의 활동이 한류의 한 축으로서 역할을 담당할 수 있는 좋은 본보기가 되리라고 생각한다”면서 “앞으로도 세계적인 고판화 관련 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여, 한국의 고판화를 세계에 알리는 일에 앞장서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