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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헌의 휴휴명당 = 문득 삶이 허무하고 천지간 나 혼자 있는 듯 외로움을 느낀다면? 당신만 그런 건 아니다. 숨 가쁘게 달려온 만큼 마음이 허전해지는 중년의 일반적인 감정이다.

강호 동양학자 조용헌은 이 시기에는 외부에서 기운을 보충 받아야만 한다고 충고한다. 땅의 기운, 물의 기운, 하늘의 기운이 그득한 대자연에서 온몸을 누이고 모든 것을 내려놓아 보라는 것이다. 대자연은 당신이 누구건, 어떤 사연을 가졌건 부드럽게 안아주며 토닥거려 줄 것이라는 위로의 말과 함께.

저자는 30년 넘게 우리 산하를 누비며 찾은 영지(靈地)와 명당(明堂) 22곳으로 독자를 안내한다. 명당 하면 묏자리를 떠올리는 건 흔한 일. 하지만 명당은 뜻 그대로 ‘밝은 기운으로 가득 찬 땅’이다. 하늘과 땅, 바위와 물, 바람과 빛의 조화가 이뤄진 곳이다. 바위에서 기운이 품어져 나오고, 주변을 물이 감싸고 있어서 적당한 수분을 제공하고, 바람을 잘 감싸주면서, 숲이 우거져 있는 곳들이 대개 영지이다.

역사적으로 검증된 영지는 공통적으로 밝고 강한 기운을 내뿜는 곳이다. 바로 ‘명당’이다. 이런 곳에 몇 시간, 또는 며칠씩 머물면 몸이 건강해지고, 영성(靈性)이 개발된다. 기감이 발달된 사람은 10분만 있어도 이러한 기운을 느낀다. 예민하게 못 느끼는 사람들도 영지에 머물면 서서히 몸의 컨디션이 좋아지고, 마음이 환해지는 느낌을 받는다.

이 땅의 영지는 오랜 시간 토착신앙으로 다져진 뒤 불교가 들어오면서 대부분 흡수되어 사찰의 일부로 자리 잡았다. 동시에 스님들을 중심으로 명당에 대한 풍수철학이 체계화됐다. 풍수란 하늘과 땅, 사람의 유기체적인 회통이자 우주적인 질서에 대한 파악이고, 이 질서를 따름으로써 궁극에는 자연과 인간이 상생하자는 뜻이 담겨 있다. 사찰에서 수많은 고승들이 깨달음을 얻은 데에는 최적의 환경을 제공한 영지의 역할도 결정적이었다.

‘휴휴명당(休休明堂)’. 쉬고 또 쉬면서 진정한 쉼을 얻을 수 있는 곳이야말로 명당이다. 근심걱정을 털어내고, 에너지를 충전 받고, 새로운 삶의 의미를 깨닫기 위해 그곳으로 떠나보자.

수록된 106컷의 사진이 명당의 생생한 느낌을 전달한다. 이영수 선생 소장의 우리나라 전통 민화도 함께 수록됐다. 

다음은 저자가 자신 있게 추천하는 명당 22곳의 이름이다.

△남해 금산 보리암 △완주 대둔산 석천암 △구례 지리산 사성암 △과천 관악산 연주암 △고창 선운사 도솔암 △대구 비슬산 대견사 △괴산 환벽정 △장성 백양사 약사암 △인제 설악산 봉정암 △서산 도비산 부석사 △해남 달마산 도솔암 △양산 영축산 통도사 △계룡 국사봉 향적산방 △하동 쌍계사 불일암 △완주 모악산 대원사 △파주 심학산(옛 구봉산) △공주 태화산 마곡사 △여수 금오산 향일암 △공주 계룡산 갑사 △김제 비산비야의 학성강당 △강진 만덕산 백련사 △장성 축령산 휴휴산방.

불광출판사, 352쪽, 1만8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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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강경의 재발견 = 이 책은 금강경 설법의 현장감을 살리면서 부처님의 육성을 자연스럽게 그대로 따라가도록 구성되어 있다. 금강경 32장 각 장의 시작마다 전체를 요약한 핵심 키워드가 한 문단씩 제공된다. 그리고 금강경의 한문 원문과 한글 음독, 이어서 깊이 있고 풍성한 내용의 금강경 해석이 이어진다. 본격적인 금강경 해설에 앞서서 저자의 생생한 경험에서 우러난, 깨달음이 있는 예화나 재미난 에피소드가 한 편씩 소개돼 있다.

저자 최재혁은 오랜 동안 ‘화광선원’에서 법선사로서 풍부한 식견과 경험을 바탕으로 각종 강의와 상담을 진행해왔다. 석가모니, 예수, 공자, 소크라테스 등 위대한 성현들의 가르침과, 불경과 사서삼경 그리고 빅데이터와 카오스이론에 이르기까지 동서고금을 종횡무진 누비며 모든 것을 불법(佛法) 속에 녹여내고, 그 녹여낸 것을 금강경이란 그릇에 담아 독자들에게 내보여준다.

저자는 “금강경을 만난다는 것은 가능성을 가진 나를 만나는 일이다”라고 말한다. 이 책의 부제가 ‘내가 밝아지는 금강경 읽기’인 것도 그런 이유다. 하루에 한 장씩 읽으면 32일이면 이 책을 모두 읽을 수 있다. 『금강경의 재발견』을 읽고 난 이후의 금강경은 이전의 금강경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금강경의 ’재발견’이다.

행복한책읽기, 564쪽, 2만5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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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선일여 = 시인이면서 선화가인 합천 보림사 주지 제운 스님의 시집이다. ‘시와 선이 하나다’(詩禪一如)라는 정신으로 썼다.

‘시(詩)’라는 글자를 ‘절에서 쓰는 말’ 정도로 풀어서 이해할 수 있다. 절은 스님들이 수행하는 곳이며, 수행이란 주로 참선(參禪)을 말한다. 선을 한다는 것이 고요한 가운데 자기를 찾아가는 과정이라면, ‘시’ 또한 생각을 가지런히 해서 언어를 간추린 것이라 할 수 있다.

총 4부로 이어져 지혜(智)와 연정(情) 그리고 만행(行)과 깨달음(禪)으로 이어지는 구도자의 고뇌가 시를 통해 잘 표현되고 있다. 수록된 시는 80편이다.

저자는 머리글에서 “시인의 감성으로 사물을 대하고, 비평하고, 그것을 인지하면서도, 수행자라는 조건반사를 내세우기도 했다”면서 “그래서 때론 세속에서 동화되기 어려운 환경을 보이고, 세속에서 느끼지 못하는 일들이 나의 시로 옮겨지기도 했다”고 말했다.

저자는 대구 동화사에서 경산 대종사를 은사로 출가해 해인사·동화사·통도사·법주사·범어사 등에서 수행했다. 범어사승가대학 사교과를 이수하고 동국대 불교대학원에서 불교사를 전공했다. 문인화가이며 평론가인 석도륜 선생에게서 사사해 네 차례 선화전을 개최했다. 『달마산책』, 『산사의 주련』(공저), 『그대 마음을 가져오라』 등 11 권의 책을 펴냈다.

지혜의나무, 144쪽, 1만2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