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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월 25일 열린 여섯 번째 종교포럼에서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왼쪽에서 두 번째)이  ‘성형사회의 그리스도교’를 주제로 발표하고 있다.  

화쟁문화아카데미가 주관하는 종교포럼 여섯 번째 마당이 7월 25일 종로구 사간동 화쟁문화아카데미 강의실에서 열렸다. 발제자는 김진호 제3시대그리스도교연구소 연구실장, 주제는 ‘성형사회의 그리스도교’다.

김 실장은 발제문에서 “한국의 성형사회적 몸 집착증은 결코 여성들에 국한된 현상이 아니라 성별을 가리지 않는, 전 사회적인 현상”이라고 꼬집었다. ‘훼손된 몸에 대한 사회적 공포’와 ‘이상적 몸에 대한 사회적 집착’이라는 두 요소가 이 사회의 집단 병리적 증상의 근본이라고 주장했다.

 우리사회가 성형사회적 병증이 심각하다는 논지에 이어 그는 “대형 교회야말로 성형사회적 병증을 야기하고 심화시키며, 병증에 대처하지 못하도록 가로막는 주요 존재”라며 발제를 이어갔다.

“한국에는 일요일 대예배에 참석한 성인교인의 수가 2천명 이상의 교회를 말하는 대형교회(mega-church)가 대략 880개쯤 된다. 이것은 대형교회의 수가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미국의 1200~1500개와 비교하면 훨씬 적은 수이지만, 전체 교회수 대비 대형교회의 비율이 미국의 0.005~0.007%에 비해 한국은 1.7%나 된다. 또 장년이 2만 명 이상인 초대형교회(giga-church)는 미국이 7개인 반면, 한국은 7~8개이다. 요컨대 한국교회는 전 세계에서 가장 대형화된 교회의 주도권이 강하다고 할 수 있다.”
 
김 실장은 “한국의 대형교회들은 담임목사가 교회의 절대1인으로서 카리스마적인 독점적 리더십을 장기간 장악해, 교회의 가용자원을 성장에 집중 투여함으로써 양적 팽창에 성공한 교회들”이라며, “그들은 예외 없이 남자이며, 거의 대부분 명령하는 자로서 군림하는 마초적 권위주의자”라고 지적했다.
 
김 실장은 예배당의 건축양식에 주목했다.

“대부분의 재건축 교회당은 원형, 타원형, 혹은 반원형 구조로 바뀌었다. 일견 수직적 예배당 양식이 수평적 양식으로 바뀐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교회당 전면에서 목사 1인을 주목하기가 훨씬 수월한 구조라는 점에서 1인의 카리스마적 위계성이 더욱 강화된 양식이라고 할 수 있다. 또 전면에 대형스크린을 두고, 1인에 집중하는 극장식 조명 시설을 설치함으로써 목사 중심성과 위계성이 더욱 두드러졌다.” 

김 실장은 “대부분의 대형교회들의 경우 교회당의 대형 증축은 교인의 양적 팽창을 더욱 가속화시키는 효과적인 수단이 되었다.”면서 “교회는 여전히 우리사회에서 가장 마초적이고 권위주의적이며, 이질적인 것을 배제하는 감시와 통제의 권위주의적 체제를 옹호하는 질서의 대변자임을 다양한 방식으로 드러내고 있다.”고 강하게 비판했다.

김 실장은 성형사회를 넘어서기 위한 대안으로 〈고린도전서〉의 저자인 바울(Paul)을 제시했다. 그에 따르면, 바울은 이 갈등을 위계적으로 해소하기보다는 그들 각각이 서로 평등한 연결망으로 엮인 존재들임을 강조하면서, 각기 자기가 선물 받은 은사(카리스마)의 크기를 무기삼아 상대를 압도하는 것이 아닌, 서로를 배려하는 태도로 결속되어야 함을 강조했다. 즉 교회는 화해, 배려, 공존의 장이며 각 몸들이 서로 엮인 유기체적인 지체들이라는 교회-몸 레토릭을 사용했다는 것이다.

김 실장은 바로 이점이야말로 오늘의 그리스도교가 오랜 하드바디적 권위주의 전통을 청산하고 새로 시작할 신앙의 가장 중요한 거점의 하나라는 의견을 제시했다.
 
이어진 논평에서 김근수 가톨릭프레스 편집인은 “우리 사회의 우울증이 발로되는 한 모습이 성형사회가 아닐까 생각된다”며 “종교는 건물, 언어, 예식, 복장, 상징 등을 통해서 전문직 종교인과 일반신도들을 갈라놓는다”고 지적했다.

조성택 화쟁문화아카데미 대표는 “고대 동아시아인들이 상상했던 미래의 부처는 아름다운 모습이었다. 아름다움을 추구하는 것 자체는 문제가 되지 않는다. 미적 감수성은 종교적 감수성과 별개가 아니기 때문이다.”고 긍정의 의견을 피력했다. 그러면서 “다만 본질이 변하지 않는데도 모습을 바꾸거나 감추는 방식으로 작동하는 방식은 문제가 된다. 오늘날 종교는 성형이 아니라 정형이 필요하다.”며 우리시대의 가치와 지향점들이 드러나야 함을 역설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