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파미르고원의 역사와 문화산책
다정 김규현 지음, 글로벌콘텐츠
464쪽, 2만5000원

파미르고원은 중앙아시아 남동쪽에 있는 해발 5천 미터의 고원지대로 ‘세계의 지붕’이라 불린다. 천산산맥, 히말라야, 힌두쿠시, 카라코람 등 험준한 산맥과 연결돼 실크로드의 중심에 위치하고 있다. 기원 전부터 동서양의 문화와 종교가 소통하던 생생한 역사의 현장으로 인류문화사상 가장 비중 있는 곳 중의 하나였다.

파미르 고원은 아프가니스탄·중국의 신장 위구르 자치구·키르기스스탄·티베트 고원·파키스탄·타지키스탄에 광범위하게 펼쳐 있다. 나라 간의 이해에 따라 국경선이 열렸다 닫혔다를 반복했기에 출입이 거의 불가능한 실정이었다. 그래서인지 국내외적으로 ‘실크로드학’이 뿌리를 내렸다지만 막상 피미르고원에 대한 고급정보는 별로 보이지 않는다. 실크로드의 다른 루트들이 이설이 없을 정도로 밝혀진 것에 비하면 더욱 그렇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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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다정 김규현<사진>은 티베트대학에서 공부하고 양자강, 황하, 갠지스, 인더스강과 티베트고원을 종주했다. 그 여행기를 신문잡지에 연재했고 한국티베트문화연구소를 설립해 다수의 관련서적을 선보였다.

그가 파미르고원의 구석구석을 발로 걷고 뛴 지 20년이 지났다. 축적된 아깝고 소중한 자료들이 산더미처럼 쌓이게 됐다. 2013년에는 인도여행기 다섯 종을 한 질로 묶은 백과사전적 대하기획인 총서 『실크로드 고전여행기』를 펴냈다. 그가 파미르고원을 기웃댔던 이유는 그 책 주인공들의 체취가 진하게 남아 있기 때문이었다. 총서는 오롯한 번역물이기에 자신의 이야기는 끼어 넣을 곳이 별로 없었다. 가장 할 말이 많은 ‘파미르고원 편’을 단행본으로 묶기로 했다.

『파미르고원의 역사와 문화산책』은 파미르고원 골짜기와 능선마다 서려있는 옛 선인들의 발자취를 더듬어가는 역사자료이자 문화적 인문답사기이다. 총서에서 살리지 못한 풍부한 사진들과 정성들여 그린 지도를 곁들여 볼거리를 제공한다. 이미 펴낸 『실크로드 고전여행기』의 가이드북이라 불릴 만하다. 그 옛날 법현, 송운, 현장, 혜초, 의정이 남겨 놓았던 발자취가 기록으로 남아 역사가 됐다. 이 책 역시 그 길을 따르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