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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님의 일기장
현진 스님 지음, 담앤북스
224쪽, 1만4000원

『삭발하는 날』의 저자 현진 스님<사진>이 올해로 출가 인생 삼십 년, 글쓰기 인생 이십 년을 맞았다. 글쓰기와의 인연은 해인사 학인 시절 월간 『해인』의 필진으로 참여하면서 시작됐다. 이어『불교신문』, 『동아일보』 등 여러 매체에 수행길에서의 이모저모를 담은 글을 써 왔다.

스님의 글은 평이하다. 세대에 관계없이 이해하기에 좋은 글이 넘친다.

“글쓰기 20년을 정리하면서 문장을 잘 쓴다는 것이 무엇인가를 생각해보게 됩니다. 어려운 구절을 나열하고 현학적인 내용을 중복하는 것만이 좋은 글은 아닐 것입니다.”

최근 기자간담회를 연 스님은 “좋은 글은 시공을 초월해 독자의 마음을 밝힌다는 믿음에도 변함이 없다.”고 했다. 결국 좋은 책은 세월이 결정한다는 것이다.

“한때 잘 팔리는 베스트셀러를 양서의 기준으로 삼을 수도 있지만 삶의 의미와 기쁨을 안겨주는 그런 책은 수많은 세월이 지나도 독자의 주목을 받습니다. 동서양의 고전들이 이를 중명해주고 있지요.”

『스님의 일기장』은 글쓰기 20년에 즈음해 펴낸 책이다. 그간 발표했던 글 가운데 먼지 속에 놓아두기엔 아쉬운 내용을 다시 정리한 것이다.

“예전에 비해 책의 수명이 짧은 시대입니다. 꾸준하게 글을 써 온 사람으로서 독자들에게 아주 잊히는 것은 섭섭한 일이지요.”

1993년에 펴낸 첫 산문집 『삭발하는 날』을 비롯해 『두 번째 출가』, 『오늘이 전부다』 등 10여 권의 책에서 일부 내용을 골랐다. 그대로 인용한 것도 있지만 짧은 문장으로 다시 편집하기도 했다. 더러는 그동안 써온 일기에서 뽑은 글도 있다.

책에 실린 143편의 글에는 현진 스님이 수행과 일상에서 발견한 ‘깨달음’의 순간이 들어 있다. 사랑·돈·종교 등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고민하는 문제에 대한 깊이 있는 통찰도 접할 수 있다. 또 불교경전과 선사들의 말씀, 동서양의 경구(警句)에서 길어 올린 지혜가 가득하다. 한마디로 출가 삼십 년 글쓰기 이십 년의 내공이 오롯이 담겨 있는 책이다.

글쓰기와 더불어 현진 스님은 다양한 문화 포교 활동으로 세상 사람들과 소통해 왔다. ‘청주의 조계사’로 불리는 관음사에서 ‘트로트 산사음악회’를 열어 지역 주민을 절 마당으로 끌어안았다. 또 어린이 불교대학과 대학생 불자 모임을 운영하는 등 젊은이들이 불법을 접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기도 했다.

8년간 관음사 주지 소임을 마치고 3년 전 청원 성모산 자락에 작은 사찰 마야사를 창건했다. 지난해에는 그곳에서 반농반선(半農半禪)의 삶을 살아가는 이야기를 담은 책 『산 아래 작은 암자에는 작은 스님이 산다』를 펴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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