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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님아, 그 강을 건너지 마오’의 진모영 감독이 주인공 할머니와 할아버지와의 인터뷰를 기반으로 최근 동명의 책<사진>을 펴냈다.

진 감독은 관객과에 대화에서 “가장 아쉬운 점”으로 꼽은 “영화에 담지 못한 할머니의 진심이 담긴 주옥같은 말씀”을 이 책에 모두 정리해 수록했다고 밝혔다.
 
책에는 영화에 못 담은 숨은 사랑 이야기와 함께 감독과 평론가의 대담을 별도로 구성해 영화에 가려진 이야기와 함께 이 부부의 사랑이 우리 삶에 주는 메시지가 일목요연하게 정리돼 담겼다.
 
책은 고운 빛깔의 커플 한복을 입고 사랑한다는 말을 하는 소녀감성 할머니와 로맨티스트 할아버지의 76년의 사랑을 통해 사랑은 있는 그대로 상대방을 인정하고 존중하는 것이며, 서로에게 표현하고 어루만져 주는 것임을 일깨워준다.
 
또 노부부의 삶을 통해 부부가 서로를 위해 해야 할 몫, 행복한 삶을 살기 위한 방법, 사랑이 있는 삶, 지금 사랑하는 사람에게 최선을 다해야 하는 이유도 책 곳곳에서 엿볼 수 있다.
 
“부부는 이런 것이 아닐까. 사랑하는 누군가와 관계를 매듭짓는 게 아니라 계속해서 세우러 속에 사랑을 엮어가는 것. 그 덕에 결혼도 삶도 꼭 꽃과 같았다. 피고 지고 또 다시 피어나는 꽃처럼 빛나기도 아프기도 하면서, 그러나 결국 다시 해사하게 서로를 바라보면서 살았다.” (75페이지)

“남이 귀하게 해 준 것은 진정 귀한 것이 아니라고 했죠. 누군가를 사랑하는 건, 다른 이를 귀하게 여길 줄 안다는 건, 나를 귀하게 여기는 첫걸음입니다. 상대를 사랑하는 것은 나를 사랑하는 것과 다름 아니죠. 할머니와 할아버지가 누구보다 행복한 삶을 살 수 있었던 것은 서로를 귀히 여겨 스스로 귀한 삶을 살았기 때문일 겁니다. ” (114페이지)

“사랑이 있는 삶, 생의 끝에서 나는 사랑이 있는 삶을 살았노라 말할 수 있다면 그것만큼 큰 축복이 있을까. 좋은 삶을 살기 위해 발버둥치고 있는 우리들에게 할아버지와 할머니는 자신들의 인생을 담보로 이야기한다. 사랑하라고, 매 순간 끊임없이 쉬지 말고 사랑하라고.” (127페이지)

2012년 강계열 할머니와 조병만 할아버지를 운명처럼 만나 2년 6개월의 제작기간 동안 노부부와 가족처럼 지내면서 사랑과 삶에 대한 한층 깊이 있는 시선을 갖게 됐다는 진 감독은 “이번에 내놓은 책에서 영상언어와는 또 다른 맛이 나는 언어로 영화에서 못 다한 이야기를 정리했다”며 “할아버지 할머니와의 마지막 약속을 잘 지켜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후속작 ‘이방인’ 작업을 천천히 해나가겠다”면서 “새로운 작품으로, 기쁜 마음으로 찾아뵙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