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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설아미타경 소초 = 이 책의 부제목은 ‘자세히 풀이한 석가불이 아미타를 설한 경’이라고 되어 있다. 책 제목을 그대로 풀어쓴 것이다. 명나라 4대 고승으로 꼽히는 운서주굉 스님이 구마라집 한역(漢譯) 『불설아미타경』에 소초(疏鈔)를 덧붙여 해설하고 상세히 풀이했다.

번역자는 지리산 실상사에 머물며 역경과 선방 수행에 전념하고 있는 연관 스님. 꼬박 2년에 걸친 국내 최초의 번역으로 716쪽에 이르는 방대한 분량이다. 정토교학의 이론과 실천을 모두 담아냈고 문장 하나하나를 꼼꼼하게 설명하고 있는 점이 돋보인다. 연관 스님은 한국불교의 대표적 학승인 관응 스님으로부터 전강을 받았으며 실상사 화엄학림 학장을 역임했다.

아미타경에 대해서는 이 책 한 권이면 충분하다고 할 만하다. 이유는 저자에 있다. 운서주굉 스님은 불교계 영원한 고전 『죽창수필』을 집필한 중국 명나라 말기의 스님이다. 17세에 이미 ‘사전’이라는 칭호를 들을 정도로 박학했으며 문장과 덕행이 뛰어났다. 계율의 부흥과 정토법문의 제창, 살생 금지와 방생 권장 등 선과 염불과 계율에 두루 관심을 갖고 활약했으며, 항주 운서산에 일대총림을 창설하여 크게 종풍을 떨쳤다.

이 책은 경(經)·소(蔬)·초鈔) 형식으로 이루어졌으며, 전체 큰 문단을 셋으로 나누었다. 첫째는 대의(大意)를 종합적으로 밝히고[通序大意], 둘째는 문단을 나누어 문장을 해석했고[開章釋文], 셋째는 주(呪)의 뜻을 결론지어 해석했다[結釋呪意].

이 책의 요지는 한마디로 칭명염불(稱名念佛), 일심불란(一心不亂), 왕생정토(往生淨土)다. 아미타불의 명호를 칭송해, 흐트러짐 없는 일심의 상태가 되어, 정토에 왕생한다는 것이다. 칭명은 왕생의 인(因)이요, 왕생은 일심의 과(果)며, 일심은 앞과 뒤를 아우르는 이 경 전체의 골자다. 또한 이치에 부합하는 해석으로 그 심오한 뜻을 하나하나 드러내고, 정토사상의 핵심을 꿰뚫으며 신(信)·원(願)·행(行)을 빠짐없이 밝히고 있다.

불광출판사, 716쪽, 37,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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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와 카메라 = 동양적 세계관으로 바라본 사진 이미지와 문화에 대한 에세이 30편을 모은 책이다.

사진은 19세기에 서양에서 발명되고 발전해 온 시각매체다. 카메라의 유입과 함께 흘러들어 온 사진미학과 이론으로 사진을 찍고 해석해 왔다. 벤야민이니 롤랑바르트니 하는 이들이 사진을 해석하는 관점이 그대로 카메라 매뉴얼과 함께 들어와 우리의 사진관을 형성하고 있는 것이다. 동양과 서양이라는 이분법적 경계에서 균형과 조화를 말하면서도 우리는 어느덧 서양에 기울어져 있었던 것이다.

저자는 사진비평가이자 사학자인 이광수 교수(부산외대). 그는 이런 점에 대한 자성과 우리의 눈으로 오늘의 사진을 바라보자는 의도에서 작심하고 원고를 집필했다. 인도사 전공이어서 자연스럽게 붓다의 철학적 종교적 세계관에 주목했다. 그 핵심을 함축적으로 소개하고 그것을 다시 사진 이미지의 생성과 소비에 대입해 명쾌하게 설명해나갔다. 현상학과 예술철학 그리고 무의미의 시학을 아우르는 붓다의 세계관에 의해 오늘의 사진 이미지를 해석했다.

흔히 사진을 시간예술이라 칭한다. 붓다 세계관의 근간도 시간과 존재에 대한 개념이다. 붓다가 설파한 관계적 존재론을 연기론이라 하는데 과거에 찍힌 사진은 현재에 보는 이에게서 되살아난다. 이러한 사진을 통한 과거로의 여행을 지은이는 ‘사진을 보는[읽는] 인문학적 행위’로 파악하고 있다. 올해 초 역작 『사진 인문학』을 통해 현대사진을 인문학의 범주로 끌어들인 지은이의 독창적인 관점과 해석이 번뜩인다.

눈빛출판사, 168쪽, 12,0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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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냥 어떠리 = '자살예방을 위한 사찰' 묵언마을을 이끄는 지개야 스님의 72편 잠언시 모음집이다.

책은 ‘니도 중생/ 나도 중생/ 미혹에 빠진/ 우리 모두/ 불쌍한 중생이 아닌가?’(중생들아!)라는 글로 시작된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어떠리’라는 제목의 글 다섯 편이 실려 있다.

지난날에 얽매이지 말고/ 오늘에 머물지 말고/ 내일을 향한/ 미래를 개척하고/ 죽는 날까지/ 세상을 탓하지 말고/ 진실이란 무기로 최선을 다해/ 희망과 용기를 가지고/ 열심히 살아가면 어떠리! (어떠리!5)

스님이 그동안 자살을 ‘살자’로 바꾸어 보낸 인연중생이 200여 명에 이른다. 이 시집의 판매대금 모두가 자살 예방을 위해 묵언마을에 보시된다.

책 뒤에 붙은 시 낭송 CD의 표지 글이 눈길을 끈다.

“자살예방 농협 35101-6865-2603 예금주 묵언마을, 한 달에 천 원씩 자동이체는 어떠리, 천 원이 없어서 죽나! 2*9 ? 거기는 안성시 죽산면 칠장리 403-2번지고 T.031)6723-108번뇌라네.”

도서출판 묵언마을, 96쪽, 9,8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