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경기로 출판계에도 찬바람이 불고 있는 가운데 현대인이 불교를 쉽고 편하게 공감할 수 있는 책을 내겠다며 지난해 3월 출판사를 세운 스님이 있어 주목을 끌고 있다.

화제의 인물은 도서출판 이층버스 대표 한산 스님.

스님은 출판사 문을 연 지 1년 만인 3월 27일 두 번째 책인 '오직 즐거움뿐(그림 박혜상)'을 출간하며 1쇄를 모두 출하시켜 요즘 같은 불경기에 부러움을 사고 있다.

스님은 현재 중앙승가대학교 대학원에서 실천불교를 전공 중인 사미니로, 출판사의 기획과 편집 등을 총괄하며 1인 출판사를 이끌고 있다. 사무실은 은사인 도경 스님이 주지로 있는 행복한절에 적을 두고, 디자인은 속가 동생인 무여 스님이 재능 기부해 가능한 일이다.
 
한산 스님은 30일 교계 기자들과 만난 자리에서 "출판사명 '이층버스'는 큰 탈 것인 대승(大承)을 의미한다"면서 "이층버스를 타고 설레는 마음으로 여행을 하는 것처럼 나를 찾아 떠나는 행복여행을 다 함께 할 수 있는, 불교를 현대인에게 더 쉽고 편하게 다가가는 책을 펴내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출판사를 고집한 이유로는 "2010년 2월 양산 내원사에서 도경 스님을 은사로 출가 후 절에서 필요한 예불문과 포교당 전단지를 만들고 싶었으나 디자인도 마음에 들지 않고 가격도 비싸 직접 만들어야겠다는 계획을 세웠다"면서 "10년이 지나 출가 전 직업이었던 편집 일을 살려 직접 출판사를 설립하는 꿈을 이루게 됐다"고 설명했다.

스님은 앞으로 현대인들이 좋아할 만한 책을 내 불교를 전 세계에 알리고 싶은 바람을 털어놨다. 최근 펴낸 '오직 즐거움뿐'(그림 박혜상, 글 창작집단 엑기스)도 같은 맥락에서 기획한 책이다. 최근 인기몰이를 하고 있는 컬러링북의 대세에 따라 현대인들에게 하나하나 색을 채워가며 진정한 나를 채우는 마음수행을 알리고 싶었다는 의도가 담겨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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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산 스님은 사후 극락왕생하고 지금 현재는 오직 즐거움뿐인 삶을 살아가길 바라는 마음에 부처님의 극락세계를 비유한 '오직 즐거움뿐'을 제목으로 선정했다.

이 책은 어린이부터 어르신까지 남녀노소 누구나 쉽고 재미있게 색칠할 수 있도록 한 컬러링북으로, 가볍게 읽을 수 있는 관련 경전의 내용들이 수록돼 있다. 첫 장에는 부처님이 위제희 부인을 위해 극락에 태어날 수 있는 방법을 설한 16관법이, 둘째 장에는 정토삼부경의 감동적 장면을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그림과 글이 담겼다. 셋째 장에는 무량수경 서분에 등장하는 부처님의 생애를 8가지로 재구성한 밑그림에 색을 더하며 부처님이 걸어온 길을 함께 걷도록 했다.

글은 중앙승가대 스님 등 6명이 모인 '창작집단엑기스'가, 그림은 서칠교 불상조각가의 부인인 박혜상 서칠교불교조각원 연구실장이 맡았는데, 특히 이 책은 박 실장의 첫 작품이기도하다. 표지 외에는 부처님 얼굴이 완성돼 있지 않아 스스로 부처님 눈과 코, 입 등을 그리며 '온전한 나만의 경전'을 스스로 만들 수 있게끔 했다. 

스님은 "서울국제불교박람회와 어린이청소년지도자연수회에서 먼저 선보였는데 그 반응이 매우 뜨거웠다"면서 "이미 익산 정해사 어린이법회와 계룡 군법당에서 활용되고 있다"고 밝혔다. 스님은 이 책을 중앙승가대와 군부대에 일부 기증할 계획이다.

한산 스님은 앞으로 "현대인에게 쉽고 편하게 다가갈 수 있는 불교 책을 출간해 세상을 따뜻하게 만드는 데 일조하고 싶다"면서 4월 중 출판사의 첫 저자였던 원빈 스님의 책도 출간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