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ove is listening(사랑은 들어주는 것)”이라고 어느 글에서 읽은 적이 있다. 상담 받으러 오는 많은 청소년들의 고민은 부모님이 자신을 이해하지 못한다는 것에서 시작된다. “They just don’t understand me!(우리 엄마 아빠는 나를 이해하지 못해요. 아니, 그들과는 도저히 말이 통하지 않아요!) 청소년 자녀들은 뭔가가 스트레스가 되어 얘기할 상대로 부모를 찾는다. 정작 이야기를 해보면 부모는 문제를 간단히 정리 해결하려 하거나, 때로는 아예 들으려 하지도 않는다.

때로는 아무 생각도 없이 부모들은 될 수 있으면 아이가 큰 어려움 없이 자라기만 바란다. 하지만, 어려움을 겪지 않는 아이는 온실 속의 화초와 같다. 들판에 내놓으면 비바람과 강한 햇빛이 힘겨워 오래 가지 못한다. 들꽃과 같은 무한한 생명력은 온실이 아닌 자연 속에서 성장하면서 발산된다.

자라는 아이들은 본능적으로 마음껏 생명감을 발산하고 싶은 욕구가 가득하다. 때로 좌충우돌하는 것도 그 나이에 표출하는 생명감이기도 하다. 그래서 질풍노도의 시기라고도 하나보다. 그런 아이들이 부모에게 바라는 것은 자신의 문제를 대신 해결해 주는 것이 아니다. 말한다는 것 자체가 스스로를 과시하거나 나타내는 것이다. 그리고 그 나타냄에 배려와 경청을 바란다.

크게보기

어른들과 마찬가지로 인격적으로 성숙해 가는 아이들이기에 상담도 하는 것이다. 아이들이 부모에게 말을 걸어오는 대부분 경우 그저 누군가 특히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고 가능하면 응원까지 해주길 바랄 뿐이다. 아이들도 안다. 대부분의 문제 해결은 스스로 해야 한다는 것을. 그래서 청소년기를 어른으로 성장하고 도약하는 시기라 한다. 어쩌면 청소년들은 우리보다 더 자유로운 영혼이라고 보면 쉽다.

해결책은 의외로 간단하다. 아이가 원하는 것을 보고 할 수 있는 만큼 해주면 된다. 우선 입장을 바꿔서 아이가 되어보자. 아이 입장에 설 때 비로소 아이의 눈높이를 이해하게 된다. 아이로서는 자기 부모가 자신의 마음을 알아주기를 바랄 뿐이다. 결국 어렵게 얘기를 꺼낸 아이 즉 스스로가 하는 이야기를 부모들이 진심으로 애정을 가지고 들어주면 된다. 그렇게 아이도 자존감을 가질 수 있도록 부모들이 존중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

부모들은 얘기를 들으면서 일단 아이의 마음을 알아듣도록 노력해야 한다. 부모의 기준에서 판단하는 옳고 그름의 문제는 그 이후의 문제일 따름이다. 아이는 우선 자기가 시작한 말을 부모가 잘 듣고 있다는 신뢰를 봐야 한다. 그래야 아이는 마음의 소통이 이뤄진다고 여긴다. 그때 비로서 횡설수설로 시작되고 담벼락도 쳤던 것들을 거둬들이고 비로소 마음의 문을 연다. 그렇게 부모들 배려와 신뢰로 아이의 마음을 열어줘야 한다. 그때서야 비로소 삶의 풍부한 경험에서 나온 부모들의 지혜에도 귀 기울일 마음이 생긴다.

이런 과정에서 부모자식간의 믿음과 유대 그리고 사랑도 더욱 깊어진다. 대부분의 아이들은 이런 소통의 과정 속에서 부모의 깊은 사랑을 가장 잘 느끼게 된다. 사랑은 상대를 존중하여 주의 깊게 마음을 헤아리는 것이다. 그러기에 사랑은 들어주는 것이다. 꿈이든 소원이든 끝까지 잘 듣기만 해줘도 된다. 꼭 이뤄줄 필요는 없다. 왜냐하면 당신들의 자녀들은 당신과 마찬가지로 그 꿈을 스스로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부모들도 아이를 믿어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나무마하반야바라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