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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의 36년 전 장편소설 『만다라』가 새움출판사(대표 이대식)에서 다시 출간됐다. 출판사 측이 기획한 ‘'대한민국 스토리DNA 100선’의 두 번 째 책이다.

변화된 예술문화 환경에 맞춰 영화·만화 등 다양한 문화 콘텐츠의 원형(DNA)이 될 만한 이야기 중심의 장편소설들을 출간하겠다는 것이 출판사의 기획의도다.

시리즈 첫 번째 이광수의 『단종애사』에 이어 발간된 『만다라』는 한국 불교소설의 백미로 평가받는 작품이다. 저자가 20대 젊은 날에 겪은 삶에 대한 번민이 고스란히 서려 있는 ‘잿빛 노트’이기도 하다.

작품에는 당시 산업화의 병폐가 나타나고 있던 한국사회와 속세의 가치를 탐했던 불교에 대한 직관적인 비판이 녹아 있다. 『만다라』는 작품에 사용된 불교용어들을 접어두고 읽더라도 작품의 의미를 이해하는 데 무리가 없다.

『만다라』는 2015년 지금을 살아가는 현대인에게 ‘힐링’ 이상으로 자신의 내면에 대한 물음을 던지고 현실을 직시할 수 있는 길잡이가 될 것이라는 게 출판사 측의 판단이다.

세상사가 어지러운 것은 『만다라』가 처음 나왔을 때나 지금이나 별반 다르지 않다. 사회가 혼란스러울수록 사람들은 어딘가에 의지하려하고 그것들은 종교라는 이름으로 수렴되기 쉽다.

작품에서 지산은 어지러운 세상살이에 대한 답은 자기 자신에게 있다고 말한다. 『만다라』는 나를 망치는 적은 외부에 있는 것이 아니라 내 안에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는 깨달음 속에서 우리의 내면을 좀 더 풍성하게 채워 주는 소설이다.

저자가 ‘작가의 말’(5쪽)에서 토로한, 발간 당시 작가와 작품의 인기는 이러했다.

(…)  어느 만큼이었냐 하면 다방이든 술집이든 거의 공짜였다. 잡지와 책, 그리고 온갖 매체에 끊임없이 실리는 인터뷰 기사를 보고 이 치룽구니 낯을 알아본 ‘음료수 업계’ 주인과 손님들이 내 자리로 술과 안주를 날라다 주는 것이었다. 올 초에 서둘러 열반함으로써 많은 야술(예술) 동네 사람들을 안타깝게 한 여운(呂運) 화백이 더구나 그러하였으니, 음료수 업계 마담과 미희(美姬)들에게 “이 양반이 누구신지 아느냐?며 흰목을 쓰는 것이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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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동의 『만다라』는 1979년 한국문학사에서 첫 출간 이후 다섯 곳의 출판사를 거쳐 ‘대한민국 스토리DNA’ 시리즈에 안착했다. 작품의 힘이 계속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1981년 임권택 감독에 의해 동명의 영화로 제작됐고 같은 해 각종 영화상을 독식했다. 1992년 프랑스어 번역을 시작으로 영어, 독일어, 불가리아어, 스페인어 등으로 번역 출간됐다. 시대와 국가를 초월하며 독자에게 읽힐 만한 가치가 있는 작품임을이 입증된 것이다. 그렇기에『만다라』를 처음 접하는 독자에게도 오래되고 낡은 작품이기보다 새로운 울림을 주는 신선한 작품으로 각인될 수 있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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