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할-걱정하는 일의 90%는 일어나지 않는다
마스노 순묘 지음, 김정환 옮김
담앤북스
208쪽, 13,000원

베스트셀러 작가이자 일본 겐코지(建功寺)의 주지 마스노 순묘 스님은 이 책에서 사람에게 번뇌를 일으키는 습관을 일곱 가지로 나눴다. 불안해하는 습관, 걱정하는 습관, 욕심내는 습관, 질투하는 습관, 짜증내는 습관, 허세를 부리는 습관, 인정받고 싶어 하는 습관이 그것이다.

이 일곱 가지 마음 습관은 정도의 차이는 있을지언정 모든 사람의 마음속에 있다. 우리가 살아 있는 한 번뇌는 우리 곁을 떠나지 않는다. 어떤 계기로 조금은 해소한 듯해도 다시 새로운 번뇌가 생겨나기 때문에 그냥 받아들이는 수밖에 없다. 그러나 내버려 두면 점점 증식한다.

 
스님은 번뇌를 인정하고 받아들이되 ‘증식하는 것’만은 피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그리고 이 책을 통해 일곱 가지 번뇌를 줄이는 방법을 제안한다.

각각의 번뇌가 이 책의 한 장을 차지한다. 그러니까 책은 서론과 함께 일곱 개의 장으로 꾸며졌다.
1장과 2장은 각각 불안과 걱정을 줄이는 방법을 다뤘다. 불안과 걱정을 줄이는 가장 손쉽고 효과적인 방법은 ‘지금 이 순간, 내가 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다. 걱정을 줄이기 위한 실행 방법으로 스님은 ‘걱정을 종이에 직접 써 볼 것’을 권한다. 걱정거리 하나하나에 대한 대비책을 마련한 뒤 곧바로 “행동에 들어가라”고 말한다. “행동할 때는 걱정도 고개를 치켜들지 않기 때문”이다.

3장은 욕심내는 습관을 다뤘다. 물건에 대한 지나친 욕심을 줄이는 방법으로 스님은 ‘흘려보내기’와 ‘방하착(放下着)’을 제시한다. 무언가 갖고 싶다는 생각이 들면 바로 사지 말고, 단 며칠이라도 그 마음을 흘려보낸다. 며칠 후에도 계속 갖고 싶은 물건은 ‘사라’고 말한다. 방하착은 헛헛함이나 공허함을 소비로 달래는 사람들에게 권하는 방법이다. ‘하루 중 단 1분이라도 멍하니 보내는 것’이 방하착의 핵심이다.

4장에서는 질투를 줄이는 방법을 제시했다. 스님은 남과 자신을 늘 비교하며 질투하는 사람들에게 “행복과 불행을 나누는 기준은 여러 가지”이며 “하나의 가치 기준이 영원히 유지되는 일은 없다.”고 충고한다.

5장에서는 짜증을 줄이는 법을 다뤘다. 스님은 평소 말씨와 행동거지 그리고 생각을 정돈하면 불필요한 짜증을 줄일 수 있다고 말한다. 그 방법으로 자기도 모르게 감정이 격해지는 순간이 오면 마음속으로 “나만의 주문을 세 번 외쳐 보라”고 제안한다. 이를테면 “침착해, 침착해, 침착해.”라든가 “화나지 않았다, 화나지 않았다, 화나지 않았다.”고 외치는 것이다.

6장과 7장에서는 최근 소셜 네트워크 서비스 등을 매개로 많은 사람에게 나타나는 허세와 인정받고 싶은 마음을 다뤘다. 스님은 나를 ‘있는 그대로’ 봐 주는 사람, 나의 약점까지도 터놓고 이야기할 수 있는 그런 사람을 만들라고 권한다. 회사 말고도 내 마음을 둘 수 있는 곳, 학력이나 외모·재산 따위와 상관없이 나의 존재 자체를 인정해 주는 사람이 곁에 있으면 행복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번뇌를 ‘줄이는 방법’에 초점을 맞춰 저자가 제안하는 해법은 매우 현실적이고 구체적이다. 불안이나 걱정 등 부정적 감정을 다룬 심리학이나 신경과학 서적과 이 책이 다른 점이다.

마스노 순묘 스님은 책의 후기에서 2020년 도쿄올림픽에서 일본이 세계인에 전할 메시지로 불교의 ‘중도(中道)’ 정신을 제시했다. 이분법적 사고에 길들여진 서구인에게 오래전부터 일본의 장점이었던 이같은 정신을 널리 알리자는 것이다.

스님은 후지산을 소개하거나 일식을 대접하는 등의 표면적인 것뿐만 아니라 “일본인에게는 예스와 노 사이에 ‘또 하나의 대답’이 있음을 알리자고 제안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