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계종 총무원장 자승 스님이 “선학원 문제는 이미 끝났다. 선학원은 독립국”이라고 말하며 법인등록을 둘러싼 선학원과의 대화가 이미 한계에 다다랐음을 시사했다.

자승 스님은 10월 23일 오후 4시 조계종 출입기자들과 남산 순환로를 산책하는 시간을 가졌다. 자승 스님은 지난해 10월 30일 제34대 총무원장 소임을 시작해, 재임 1주년을 눈앞에 두고 있다.

자승 스님은 “오늘 남산 길을 걷는 것은 산책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했지만 그간 민감한 문제에 대한 견해를 극도로 아꼈던 기자간담회나 기자들과의 만남에서와 달리 현안 문제에 대한 소회를 심도 있게 털어놓았다.

자승 스님은 대각회를 특별교구화 해 종회의원 두 석을 배정하겠다고 했다. 이어 선학원도 대각회의 경우와 같이 특별교구화 할 수 있느냐는 질문에 “선학원 문제는 이미 끝났다”고 말했다.

자승 스님은 “선학원 사찰은 애종심도 소속감도 없다. 설립정신보다 종단의 관리에서 벗어나기 위해 들어간 성격이 강하다.  이사들은 종단에서 멸빈 시키는 것을 기다리는 것처럼 보인다. 대각회와는 성격이 다르다”고 선을 그었다.

자승 스님은 “선학원은 독립국”이라고 했다. “법인단체가 정관에서 조계종 종지종통을 봉대한다는 구절을 뺐는데 종단에서 더 이상 어떻게 하겠느냐”고 반문했다.

선학원 측이 “조계종에 한국불교 근현대사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인식을 가진 집행부가 들어설 경우 조계종과 다시 대화를 할 가능성은 남아 있다”는 입장을 표명한 가운데, 조계종 역시 완고한 입장을 다시금 확인시킨 것이어서 현 집행부에서 조계종과 선학원의 갈등국면이 원만히 해소될 가능성은 더욱 낮아진 것으로 풀이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