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덕궁 돈화문 앞 경희한방병원 옆 순라길 의 종묘 담장 7m 가 헐리고 영년전으로 통하는 40m 도로를 개설했으며 나무가 잘려나가는 등 큰 길을 만들기 위해서이다.

물론 문화재위에서 심의를 받았고 1주일 전부터 공사가 진행 중이다. 그러나 세계유산 종묘의 현상변경은 유네스코의 동의와 시민들의 여론을 충분히 듣고 행동에 옮겼어야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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숭례문 화재 이후 목조건축물 문화재와 특히 궁궐에 대한 화재예방이 어느 때 보다 관심이 집중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궁궐에 화재가 났을 경우 경복궁은 여러 경로로 소방차 진입이 가능하고, 창경궁도 소방차 진입이 가능하다.

덕수궁의 경우 성공회앞 출입구가 있으며, 창덕궁은 몇 년 전 주차장 안쪽의 멀쩡한 담을 헐고 소방로를 만들었다.

이때도 본인은 문제를 제기했지만 힘에 밀려 담장이 헐리는 것을 보고만 있어야했다.

문제는 종묘다. 3년 전 종묘 소장으로부터 소방차 진입을 위해 담장을 헐어야 하는데 본인의 의사를 물어왔다. 본인은 절대 불가하다는 의견을 냈고 아울러 대안을 제시했다.

이유는 궁궐에 반드시 2,5t 이상의 소방차가 진입하는 통로를 만들어야 하는 가였다.

우리나라에는 1t 미만의 소방차가 있으며, 경차와 경운기에 장착하는 소방차가 얼마든지 있기 때문이었다. 현재 종묘 정문으로 1t의 소방차는 출입이 가능하다.

또한 4대궁과 종묘에 자체 예산으로 1t 미만의 소방차들을 상설로 준비할 필요가 있다.

본인은 2008년 대구 소방엑스포에 참여하여 여러 형태의 소방차가 있음을 확인했고 유지비도 저렴하게 드는 모델들이 있음을 확인하고 문화재청 관련자들에게 장비 구입을 제안하기도 했다. 그러나 문화재청은 여러 이유로 장비 구입을 미루거나 거부했다.

궁궐입장료 수입으로 얼마든지 구입이 가능한 일이지만 이상하게도 담장을 허는 쪽으로만 집중하고 있다.

몇 년 전 왕릉에 소방이륜차(오토바이) “비키라” 13대를 대당 약 1,000만원에 구입했으나 현재는 거의 무용지물이다. 왜냐면 비키라 오토바이가 언덕을 오르기 힘들며, 오토바이 운전면허가 없으면 운전불가이고, 만약 넘어지면 운전자의 부상이 심각하기 때문이다.

현재 제작사는 부도가 나서 AS도 받기 어려워 졌다. 결국 예산만 날린 셈이 되고 말았다.

또 각 궁에는 골프장에서 골퍼들의 이동수단으로 사용되는 “카트”가 있다. 이 카트에 소방장비를 실어서 사용할 장비가 있는데도 문화재 당국은 전여 관심이 없다.

특히 일제가 뚫어버린 창덕궁과 종묘를 관통하는 도로 위를 덮고 기존 도로는 지하화 하는 계획이 진행 중에 있다. 이 도로를 덮을 때 소방도로를 확보하는 방안을 강구했어야했다.

이렇게 멀쩡한 세계유산 종묘 담장을 공개적인 여론도 없이 헐어도 되는가?

구체적이고 현실에 알맞은 소방장비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이렇게 헐어도 되는가?

황평우(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