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광화문 편액 터짐, 자연적 현상이 아니라<br>본드와 부족한 건조, 즉 인공적 재앙이다

| | 2010-11-07 (일) 20:25

동서양을 막론하고 건물에 이름을 건다. 서양건물은 건물자체에 음각을 하는 반면 한국, 중국, 일본의 경우는 건물에 담고 싶은 의미를 판을 만들어 건다. 이는 동서양 건물의 재료적인 특성인 석재와 목재에 연유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현판은 나무 판에 글씨를 써 건물에 내건 가종 시문(詩文)을 모두 포함하는 것으로 그 범위가 매우 넓다. 건물 곳곳에 걸려있는 판을 현판이라고 보면 된다.

반면 “편액”은 건물에 하나만 있을 뿐이다. 扁(작을 편)은 '글씨를 쓴다'는 뜻이고 額(이마 액)은 '건물 앞부분 높은 곳' 즉 사람의 이마와 같은 곳이라는 의미이다.

따라서 '광화문 현판'이 아니라 '광화문 편액'이라고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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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수는 건물 완공시점 1~2년 전이나 건물 공사 시점부터 건물의 이름과 편액을 준비해야한다. 경복궁 복원의 방점인 광화문 복원도 마찬가지이다. 늦어도 광화문 완공 1~2년 전부터 편액에 대한 준비를 했어야했다.

문화재청은 광화문의 원형글자를 찾기 위해 디지털 분석을 했고, 글자를 찾은 후 오욱진 각자장에게 2700만원이라는 거금에 계약을 하게 된다. 각자장은 좋은 국산나무가 없었다. 오히려 2010년 6월 3일 신응수 대목장이 3년 정도 창고에 보관 중이던(자연건조) 금강송을 45cm로 널판을 만들어 11장 제공한다.

오욱진 각자장은 두 달에 걸쳐 편액을 만들지만 철저한 건조과정을 거치지 않았고 9장의 널판을 본드로 접착을 해버리는 치명적인 실수를 했다. 특히 6월부터 8월초 까지는 장마철이어서 습기를 더욱 많이 머금고 있다.

금강송은 일반소나무보다 송진을 많이 포함하고 있어, 오랜 기간 동안 말려야한다. 결국 잘 마르지도 않은 나무에 본드까지 바랐으니 본드접착부분은 오히려 갈라지지 않고 잡아당기는 성질이 있으니 멀쩡한 널판이 쩍쩍 터지는 것이다. 앞으로도 계속 터짐 현상이 계속될 것이다.

더욱 큰 문제는 제작과정에서 오욱진 선생이 과연 몇%를 직접 작업에 임했는가, 이다. 확인해보면 대부분 제자들이 작업했다. 이른바 대작업, 논문대필과 같은 경우이다. 관리감독을 못한 문화재청의 책임이 여기 있다. 이번 기회에 우리나라 인간문화재들의 작업 태도를 전면 검증을 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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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액이 갈라진 최초의 발견자는 10월 31일 경복궁관리소 직원이었다. 11월 3일 보도가 나가기 전까지 문화재청은 허송세월만 보낸 것이다. 자연현상이라고 자만하면서 말이다.

보도가 나가고 시민과 여론의 비판에 직면하면서도 문화재청은 자연현상이라고 강변하고 있다. 광화문 편액의 터짐은 전적으로 자연적 현상이 아니다. 본드와 부족한 건조 즉 인공적 재앙이다.

또한 현재 우리나라 목조 문화재 보수나 복원에서 나무 터짐을 너무 경솔하게 받아들이고 있다. 터지지 않게 하는 기법들이 있으며 과거에는 잘 안 터졌다. 문화재청의 거짓해명에 장인의 거짓이 더해졌다.

오욱진 선생은 첫날 나무가 젖어서 터졌다(SBS, YTN)고 해놓고 하루 만에 젖은 마무가 아니었다고 했다. 결국 압력을 받고 진실을 속이는 것이다.

1월3일 현장에서 오욱진 선생은 필자에게 “신응수가 나쁜 나무를 줬어” 라고 책임을 전가하기 급급했다.

또한 문화재청은 덕수궁 대한문 벌어짐과 비교했는데 100년 넘게 있어 벌어진 덕수궁 대한문과 비교하는 것은 한심한 작태이며, 덕수궁은 목재 이음부분이 말라서 벌어진 것이지만, 광화문은 널판이음 부분이 아니라 널판본체에서 터진 것이다.

현장조사도 부실했다. 땅 바닥에서 육안으로 보면 알 수 있는가. 고가 사다리차로 올라가서 직접 조사했어야 했다. 광화문 편액 터짐을 전적으로 ‘자연현상’이라고 하는 문화재청의 무지함에 놀라울 뿐이다.

숭고한 자연을 욕되게 하는 문화재청은 각성해야한다. 4대강이나 자연스럽게 흐르게 놔 두든지…. 법으로 규정된 4대강의 문화재조사도 못하는 문화재청이 숭고한 ‘자연현상’을 욕되게 하고 있다. 이번 광화문 편액의 터짐은 815, G20행사를 위해 무려 4달이나 공정을 앞당기게 지시한 청와대와 이를 무조건 받아들인 문화재청과 전문가, 무형문화재들에게 그 원인이 있다고 할 수 있다.

황평우 (한국문화유산정책연구소 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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