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연재 > 정준영교수의 남방의 選佛場

마하시 사야도 영향 깊게 받았지만<br>경전에 따른 선정 단계 경험 중시

| | 2009-05-11 (월) 00:00

칸두보다 명상센터의 일정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모든 수행자들은 새벽 4시에 일어나 밤10시에 취침하는 것을 기본규칙으로 한다. 이곳에 머무르는 수행자들은 몸이 아프지 않은 한 빠다나가라에서 그룹명상(좌선)에 참여해야한다. 그룹명상시간은 하루 4회로 다음과 같다.

5:00 A.M. ~ 6:00 A.M
8:00 A.M. ~ 9:00 A.M
2:00 P.M. ~ 3:00 P.M
8:00 P.M. ~ 9:00 P.M

함께 그룹좌선을 하는 동안에 경행을 해서는 안 된다. 좌선을 하는 사람들의 집중에 방해가 될 수 있기 때문이다. 경행은 자율적으로 진행되기에 마하시 위빠사나 명상센터에 비해 여유로운 스케줄을 가지고 있다. 그 밖에 일정을 살펴보면 아침공양은 6시 15분에 시작되고 점심공양은 오전 11시 15분에 시작된다. 그리고 매일 저녁 예불(Chanting)은 오후 6시부터 시작된다.

빠다나가라에서 수행하는 정준영교수크게보기

수행상담은 법당에서 필요에 따라 실시한다. 개인적으로 의문이 있는 경우 스승을 찾아가수행에 대한 내용을 물으면 언제든 친절하게 지도해 주신다. 이곳은 수마띠빠라 큰스님(ven. Sumathipala Maha Thera)께서 86세로 열반에 드신 1992년까지 수행을 지도하셨고 지금은 상좌인 우빨리 스님(ven. Upali Thera)이 가르침의 전통을 이어가고 있다. 우빨리 스님은 교학과 수행을 고루 섭렵한 분으로 스리랑카 내에서 대중적으로도 유명한 스님이시다. 우빨리 스님은 수행상담에 있어 외국인의 경우 너그럽게 대하지만, 내국인의 경우는 의무적으로 수행의 결과를 보고해야하는 엄격한 규칙을 적용하고 있다. 칸두보다 명상센터에서 진행되는 수행방법은 설립취지에 따라 마하시 사야도의 위빠사나 가르침을 기본으로 하고 있다.

 칸두보다의 지도자 우빨리 스님크게보기

칸두보다 명상센터에서 진행되는 위빠사나 수행이 미얀마의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진행되는 위빠사나 수행과 다른 점이 있다면 칸두보다는 경전의 설명에 따라 선정의 단계를 경험하는 것 역시 매우 중요하게 여긴다는 것이다. 따라서 순수하게 위빠사나 수행만 진행하는 순수위빠사나의 마하시 수행방법과 함께 사마타 수행을 통해 얻어지는 선정성취의 이익 역시 부정하지 않는다. 칸두보다 명상센터는 우여곡절 끝에 스리랑카에 최초의 마하시 명상센터 분원이지만, 스리랑카 스님들이 지도하기에 스리랑카의 시각으로 바라보는 경전의 해석을 벗어나기 어려웠던 것이다.

한 번은 우빨리 스님께 ‘미얀마의 마하시 사야도의 가르침에 따라 수행을 지도하시냐’고 여쭌 적이 있다. 이에 스님께서는 ‘아닙니다, 우리는 『대념처경(大念處經)』에 설명된 부처님의 말씀대로 수행하고 있습니다.’라고 대답하셨다. 이와 같은 우빨리 스님의 대답은 그동안 마하시 사야도의 수행방법에 대한 스리랑카 스님들의 비평과 무관심을 잠재우는 동시에, 스리랑카 전통에 뿌리내린 마하시 수행방법을 소개하기에 가장 적절한 대답이라고 생각된다. 개인적으로는 우빨리 스님을 통해 많은 가르침을 받았다. 특히, 사마타를 통한 선정의 성취에 따른 호흡의 중지와 위빠사나에서 몸이 사라지며 나타나는 호흡의 중지에 대한 가르침은 우빨리 스님께서 교학과 수행을 두루 갖춘 수행자라는 사실을 확인시켜 주었다. 한 가지 아쉬운 점은 요즘 우빨리 스님께서 칸두보다에 상주하지 않으신다는 점이다. 특히 최근 몇 년 사이에 수차례 칸두보다를 방문하였으나 스님을 뵙기는 어려웠다.

칸두보다 역시 다른 상좌부 불교의 수행처와 같이 철저히 오후불식을 지킨다. 그리고 공양처에서도 지켜야 하는 규칙이 있다. 먼저 수행처에서 수행을 시작한지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난 선임수행자들은 공양처에서 말하고 먹고 용품을 사용하는 등의 모든 면에서 신임수행자들에게 좋은 본보기가 되어주어야 한다. 만약 마음을 챙겨 알아차리는 좋은 모습을 보여주기 어렵다면, 차라리 홀 밖으로 음식을 가지고 나가 외부에서 공양을 하라고 한다. 수행자는 자신의 컵, 접시, 숟가락 등의 개인 용품을 공양처에 두고 다니지 말아야하며, 필요하다면 자신의 자리에 보관해야 한다. 또한 수행자는 공양처의 도우미(직원)들에게 무엇을 요구하거나 큰소리로 말해서도 안 된다. 만약에 어떤 문제가 있다면 공양간에 마련되어 있는 벨을 울리면 된다. 뿐만 아니라 수행자는 음식을 만드는 부엌에 들어가선 안 된다. 그리고 공양을 마친 후에 수행자는 공양간을 청소해야한다. 다만, 새로운 수행자는 청소에 참여시키지 않는다. 만약 새로운 수행자가 청소에 참여하고 싶다면 스승으로부터 허락을 받은 이후부터가능하다.

스님들께서 공양하시는 모습크게보기

수행자에게는 채식위주의 음식이 아침과 점심시간에 제공되고 정오 이후에는 음식이 제공되지 않는다. 탁발문화가 거의 사라진 스리랑카의 칸두보다 역시 출가자들이 탁발을 나가기 보다는 신도들은 음식을 준비하여 수행처에 찾아오고 음식을 만드는 부엌 역시 따로 있다. 수행처 안의 모든 음식과 생활용품은 신도회와 수행자들의 자발적인 보시에 의해 지원되기에 수행처 안에서 필요한 모든 것은 무료이다. 따라서 누구든지 수행을 원한다면 어느 때나 수행처에 들어갈 수 있다. 그리고 재가수행자들의 경우는 스리랑카 전통에 따라 흰옷을 입고 팔계를 수지해야 한다. 팔계를 수지하는 경우 흰색 띠를 어깨에 둘러 스스로 계를 지키고 있음을 표시한다. 외국인의 경우 스리랑카에 머물기 위해서는 비자가 필요한데 한국인의 경우 스리랑카에 입국 시에 한 달간의 여행 비자를 콜롬보 공항에서 받을 수 있다. 그리고 더 오랜 기간을 수행하고자 하는 수행자들을 위해 수행처에서 비자연장을 도와주고 있다. 하지만 최근에 스리랑카 정부가 외국인 비자연장비용을 대폭 인상하여 비용은 별도로 지불해야 한다.

칸두보다 명상센터는 스리랑카의 위빠사나 명상센터로 도시로부터 그리 멀리 떨어져있지 않아 누구나 쉽게 방문하여 수행에 전념할 수 있는 공간이다. 다만 최근 수행지도자가 상주하지 않고, 영어로 지도하시는 스님들이 계시지 않아 외국인 수행자의 발길이 점점 멀어지고 있는 추세이다. 스리랑카의 위빠사나 명상센터로써의 50여년 간 쌓아온 위상을 보존하기 위해서는 칸두보다의 스님들과 신도회가 조금 더 신경 써 주길 바라는 마음이다.

글 정준영

Kanduboda Meditation Centre.
Delgoda. Sri Lanka.
전화 : 94-112-570-306, 94-112-445-518
이메일 : kandubod@sltnet.lk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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