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붓다 열반 2500주년 맞아 이루어진<br>위빠사나에 대한 새로운 변화의 시도

| | 2009-05-04 (월) 00:00

스리랑카는 1956년 인도․미얀마․태국 등의 남아시아 국가들과 함께 부처님의 대반열반 2,500주년 행사를 치루기로 결정한다. 이 행사에 참여하는 국가들은 모두 부처님의 열반일을 기원전 544년이라고 정의하고 불교승단이 존재한 2,500주년을 기념하기 위해 보다 의미 있는 작업을 찾으려고 노력했다. 스리랑카의 칸두보다 위빠사나 명상센터 역시 부처님의 대반열반 2,500주년과 함께 시작되었다.

스리랑카의 위빠사나 수행은 1950년대 재가 불자 지식층이 중심이 되어 시작되었다. 재가자들은 스리랑카에서 사라졌던 불교수행의 부흥을 위해서 ‘랑카 위빠사나 수행회’라는 모임을 만들고, 그 당시 상좌부 불교국가들 사이에서 존경받던 미얀마의 마하시 사야도(Mahasi Sayadaw)께 수행지도를 요청한다. 하지만 스리랑카의 승려들은 미얀마에서 들어오는 마하시 사야도의 수행법에 대해서 반가워하지 않았다. 왜냐하면 이들은 기존에 스리랑카의 전통과 다르게 위빠사나운동을 통하여 개혁주의적 입장을 밝히고 있기 때문이었다. 개혁주의자들은 다음과 같은 주장을 했다. ① 현재도 아라한과를 성취할 수 있다. ② 아라한과를 성취하기 위해 반드시 출가해야 하는 것은 아니다. ③ 수행 전에 법에 대한 이론을 공부해야만 할 필요는 없다. ④ 재가자도 위빠사나 수행을 하면 아라한과를 성취한다. ⑤ 사마타(止) 없이 위빠사나(觀)만으로도 깨달음을 얻을 수 있다. 더욱이 전통적으로 코끝이나 코 주변에 집중하는 방법의 입출식념을 따르던 스리랑카 수행전통에 반하여 배의 움직임을 관찰하는 마하시 사야도의 수행법은 파격적으로 다가왔다. 결국 스리랑카의 승려들에게 미얀마의 마하시 위빠사나수행법은 그리 반갑게 다가가지 않았다.

칸두보다에서 수행정진하는 모습크게보기

이와 같은 분위기에도 불구하고 명상실천 부흥운동과 마하시 사야도의 지원에 의해 칸두보다명상센터(Kanduboda Meditation Centre)가 설립되었다. 칸두보다는 1956년 1월 8일 스리랑카와 주변국에 위빠사나 수행을 널리 전한다는 목적으로 콜롬보의 북동쪽 방향으로 약 25km 정도 떨어진 칸두보다 델고다(Delgoda) 지역에 설립되었다. 명상센터는 설립된 직후 18세부터 위빠사나 수행지도를 받으신 수마띠빨라(ven. Sumatipāla) 스님께서 86세로 열반하시던 1992년까지 명상을 지도하셨고, 현재는 그의 제자인 우빨리(ven. Upāli) 스님께서 명상을 지도하고 계시다.

칸두보다 명상센터는 콜롬보에서 약 1시간의 거리로 도시로부터 멀리 떨어져있지 않기에 도시인들이 쉽게 방문할 수 있는 지리적 장점을 가지고 있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열대식물과 코코넛나무가 만들어주는 숲 속의 그늘아래 자리잡고 있어 홀로 고요한 명상을 즐기기에 충분한 여건을 갖추고 있다. 칸두보다는 출가자뿐만 아니라, 모든 재가불자들이 머물러 수행할 수 있으며 동시에 약 70여명이 수행할 수 있는 공간이다. 수행자에게는 방사가 지정되고, 중앙에는 명상홀이 있어 함께 정진할 수 있다. 또한 홀로수행을 필요로 하는 수행자들을 위하여 산속이나 숲 속의 외딴 곳에 여러 독채를 마련하여 수행의 정도에 따라 집중수행을 자유롭게 할 수 있도록 배려하고 있다.

숲속의 수행처로 들어가는 입구크게보기

엄격한 수행공간, 빠다나가라

칸두보다 명상센터의 명상홀을 ‘빠다나가라(Padhanagara)’라고 부른다. 이는 자신의 계발을 위해 홀로 침묵으로 노력하는 공간을 의미한다. 따라서 모든 수행자들은 빠다나가라에서 규칙을 지키며 수행해야한다.

칸두보다 명상센터는 센터의 방문시간을 통하여 외부인이 수행처 안에 들어와 수행자를 만나고 대화하는 것을 허락한다. 하지만 빠다나가라는 그 영역에서 제외된다. 외부인은 들어갈 수 없으며 오직 수행자만 출입을 허락한다. 그리고 수행자들 역시 이 공간 안에서는 그들이 지켜야 하는 약속을 지니고 있다. 예를 들어 보통 수행처를 다니다보면 대부분의 수행자들이 수행홀에서 개인이 사용하는 물품을 가지고 다닌다. 하지만 빠다나가라에서는 수행에 필요한 모든 것이 준비되어 있어, 개인소유의 방석, 담요, 쿠션, 베개, 의자 등을 사용할 수 없도록 되어있다. 물론 개인용품도 가지고 다니지 않을 뿐만 아니라 녹음기, 비디오 카메라, 휴대폰의 사용도 철저하게 금지되어있다. 또한 이 곳 안에서는 어느 누구, 어떠한 경우라도 묵언이다. 수행자들 사이에서 말하는 것을 금지하며 속삭이는 것도 허락되지 않는다. 따라서 수행자는 항상 고귀한 침묵이 유지해야만 한다. 간혹 수행자가 감기에 걸려 기침을 하거나 다른 수행자에게 방해가 될 수 있는 경우에도 빠다나가라의 출입은 제한된다. 이러한 경우 수행자는 공동공간이 아닌 자신의 꾸띠(kuti, 숙소)에서 수행해야 한다. 이러한 규칙을 따르는 것은 수행자가 수행처의 환경에 빨리 적응할 수 있도록 이끌어 준다고 설명한다.

빠다나가라 수행처크게보기

칸두보다 명상센터의 경우도 경행을 할 수 있는 경행처가 마련되어 있다. 수행자들이 경행을 할 수 있는 경행처를 ‘짠까마(cankama, 경행처)’라고 부른다. 짠까마는 수행자가 걸어 왕복할 수 있도록 긴 직사각형의 형태이다. 칸두보다의 짠까마 역시 다른 스리랑카 명상센터의 짠까마처럼 보통 발목정도의 높이에 벽을 쌓고 그 가운데 고운 모래를 깔아놓았다. 특징적인 것이 있다면 크게 두 가지 종류의 짠까마가 있어 하나는 무좀이라든가 발에 질병이 있는 사람이 걷도록 하였고 다른 하나는 질병이 없는 사람이 걷도록 하였다. 그리고 보통의 경행처가 한 칸으로 구성되어진 반면에 이곳에는 수행자가 계속 돌며 왕복할 수 있도록 두 칸으로 만든 곳도 있다. 짠가마의 한 쪽 끝에는 백골관을 할 수 있도록 해골을 유리관에 넣어 세워놓고 다른 한 쪽 끝에서는 그 해골을 보며 앉거나, 좌선을 할 수 있도록 의자가 마련되어 있다. 따라서 짠까마가 단지 걷는 용도로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백골관, 경행과 좌선을 병행할 수 있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리고 짠까마에서는 양말을 벗도록 규정하고 있다.

[동영상] 칸두보다 명상센터의 경행처

그 밖에 수행자들이 지켜야 하는 규칙을 살펴보면 다음과 같다. 화장실을 사용 할 때도 각별히 최소한의 소리를 내도록 노력할 것을 요구하며, 남자 수행자와 여자수행자들은 각각의 지정된 장소를 벗어날 수 없다. 따라서 이성의 수행자들은 같은 명상센터 안에서 지내면서도 서로 만나기는 어렵다. 칸두보다 명상센터 안에서 껌을 씹는다거나 담배를 피우는 것은 철저히 금지되며, 명상홀에서 불상을 향해 꽃을 올리거나 염불을 하는 것도 피해야 한다. 센터는 이와 같은 규칙들을 지키지 못한다면 수행자는 지혜를 개발하여 윤회를 벗어나기가 어려울 것이라고 설명한다. 칸두보다 명상센터는 청소시간도 정해져 있다. 수행자가 명상홀이나 경행처를 청소하고 싶을 때에는 오전 6시 30분에서 7시 30분 사이에 그리고 오전 11시 15분 사이에서 오후 12시 15분 사이에 청소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글 정준영(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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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s
해인사행자 2009-05-04 18:55:27
답변  
1.자기 방에서 공부 해도 되지만 우리 아들도 독서실에 가서 돈주고 공부해요. 저런 수행의 공간 ,지역, 나라 ,문화는 전 세계적으로 경제적 지원을 통해서 보존,공유 했으면 - 더 이상 산업화,도시화,자본주의황폐화 - 바람. 2.하루 20 분 씩만 좌선 해 보심,어떨까요? 인생의 다음 페이지는 아무도 모르잖아요? 3.다른 나라의 수행,수행처 ,스승들에 관한 구체적 정보 부탁 드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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