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연재 > 정준영교수의 남방의 選佛場

열반이 아니면 죽음을 택하리

| | 2008-11-06 (목) 13:38

미뜨리갈라의 니싸라나와나야 명상센터는 수행을 통하여 성인(聖人)의 단계를 성취하는 것을 매우 중요하게 여기고 있다. 니싸라나와나야의 명상센터의 신조는 ‘열반 아니면 죽음’으로 수행자들은 이를 지키기 위해 극도로 엄격한 규율을 스스로 지켜나간다. 이곳 수행자들이 내부적으로 지키는 규칙은 다음과 같다.

1. 이곳에 발을 들여놓은 비구는 도(道)와 과(果)를 깨닫기 전까지 떠나지 않는다.
2. 어떠한 수행자도 수행처의 외부인과 대화를 해서는 안 된다.
3. 수행처의 비구는 편지를 쓰거나 종교적 문제라고 할지라도 관련된 글을 쓰지 않는다.
4. 수행자는 목적이 성취되지 않았을 경우라도 마지막 숨을 쉴 때까지 정진한다.
5. 해탈의 길을 깨닫기 전까지 어떠한 비구도 법을 설하지 않는다.

[동영상] 1.사방이 숲으로 둘러싸인 열반 아니면 죽음의 수행처

첫 번째 규칙에서 말하는 도(magga)와 과(phala)는 성인(四向四果)을 말한다. 하지만 이 규칙이 수행자를 센터에 묶어놓기 위한 것은 아니다. 수행자는 언제 어느 때든 자신이 원하면 명상센터를 떠날 수 있다. 다만, 이렇게 떠난 수행자는 니싸라나와나야로 다시 돌아올 수 있는 권한을 잃게 될 것이다.

두 번째 규칙은 그 외부인이 출가자라 할지라도 지키도록 되어있다. 따라서 외부인이 수행자들과 인터뷰를 하는 것은 불가능하다. 두 번째와 세 번째 규칙은 외부로부터의 들어올 수 있는 수행의 방해요소를 제거하고, 수행을 위해 가장 필요한 고요함을 만들기 위함이 그 목적이다. 잠시 스리랑카의 니싸라나와나야와 미얀마의 몇몇 명상센터들과 비교해본다면, 도심의 한 가운데 위치한 미얀마의 명상센터는 접근이 용이하고 전기와 수도 등 편안한 생활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그러나 많은 외부인들이 들락날락하기에 수행처의 고요함을 유지하기는 어려운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니싸라나와나야는 숲 속에 고요히 위치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외부인의 출입을 철저하게 제한하고 있어 그 고요함을 따를 곳이 없다.

네 번째 규칙은 니싸라나와나야의 신조를 보여주고 있다. 수행자라면 끝까지 수행을 놓지 않고 정진하는 것이 이곳의 내부규칙인 것이다.

마지막으로 다섯 번째의 규칙을 보면 다른 사람을 위한 연민이 없는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이 규칙은 수행하지 않은 자가 함부로 법을 설하지 말라는 얘기이다. 수행자는 듣거나 읽은 지혜가 아니라 스스로 수행을 통해 체험한 지혜를 전달해야한다. 수행자는 스스로 진정한 깨달음을 얻은 후에 한없는 연민을 외부로 발산할 수 있다. 니싸라나와나야는 이와 같은 다섯 가지의 규칙아래 보다 구체적인 14가지 생활규정을 가지고 있다. 이들은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먼저 ①수행처 내의 모든 재가 수행자는 반드시 팔계를 지킨다. 그리고 다른 곳에서 ②수행경험이 있는 수행자는 이전에 진행했던 수행의 내용을 지도자 스님께 구체적으로 밝혀야한다. 그래야 보다 정확한 수행지도를 받을 수 있다. 센터 안의 모든 ③수행자는 공양을 위해 아침 6시 점심 11시에 맞추어 다나살라(공양처)로 이동한다. 출가자들은 발우로 탁발을하고 재가수행자들은 센터에서 받은 발우모양의 양은그릇을 이용한다. 모든 수행자들은 각자의 발우를 들고 맨발로 걸어 공양자들이 머물고 있는 산 아래의 공양처까지 이동해야 한다.

[동영상] 2.탁발을 위해 숲속에서 나오는 수행자들

공양처는 공양자들이 수행처로 들어올 수 없기에 수행자들이 수행처 밖으로 나가 공양자와 수행자가 만날 수 있는 접점에 만들어 졌다. 이곳에서 탁발이 이루어지는 것이다. 공양을 보시받은 수행자들은 수행처의 식당으로 돌아와 받아온 음식을 나눈다. 가장 먼저 보시 받은 음식을 조금씩 덜어 부처님께 올릴 상을 준비한다. 탁발받은 모두의 음식이 담긴 상은 모두의 손을 거쳐 부처님 전에 올린다. 그 후 약 30분 정도가 지난 후에 법납이 높은 비구의 시작으로 개별적인 공양을 시작한다.

[동영상] 3.스님들께서 탁발하시는 모습

또한 ④수행자는 오후 6시에 진행되는 저녁예불에 참석해야한다. 저녁예불에는 빠알리어로 된 경을 암송한다. 센터의 모든 수행자가 모여 합송하는 경은 그 선율이 마치 함께 노래를 부르는 듯 아름답다. 다만 모기와의 전쟁이 시작되는 시간이기도하다. 저녁예불을 마친 수행자들은 모두 함께 니싸라나와나야의 가장 큰 스님을 뵙고 하루 동안 수행처에서 있었던 일을 보고한다. 아흔이 넘은 큰스님을 뵙는 자리가 비록 형식적인 것처럼 느껴지기는 하나 상좌부불교의 전통을 유지하려는 노력을 엿볼 수 있다. 큰스님까지 뵙고 나면 각자 자신의 꾸띠(Kuti)로 돌아가는데 돌아가는 어둠의 숲길이 막막하다.

저녁예불을 하는 장소크게보기

니싸라나와나야의 ⑤수행자는 다른 수행자들에게 방해가 될 수 있는 어떠한 행동도 피한다. 따라서 ⑥수행자는 자신의 꾸띠나 꾸띠 주변, 그룹수행처에서 수행을 하고 ⑦다른 스님이나 수행자들의 꾸띠를 방문하지 않는다. 보통 수행처에 오래 머물다보면 그 시간이 지루하여 수행을 논하는 것을 시작으로 다른 수행자들과 담소를 나누게 되는데 수행처는 이를 허락하지 않는다. 개인적으로는 지도자 외에 다른 수행자들과 이야기를 나누지 않은 수행처 중에 하나이다.

수행자는 ⑧말을 최소한으로 줄이고 각자 ⑨자신의 꾸띠와 그 주변을 청소한다. 보통 아침 공양을 마치고 주변을 청소한다. 그리고 ⑩수행자는 자신의 꾸띠나 그 주변에서 소리 내어 염불하지 않는다.

그 밖에 ⑪수행처에 오래 머무르는 수행자는 수행처의 일을 도와주고 ⑫필요한 물건이 있는 경우는 각 꾸띠에 마련된 노트에 작성하여 관리스님께 전달하며 ⑬수행을 마치고 떠나기 전에 사용하던 이불 등은 세탁하여 건조 후에 반납해야하는 등의 규칙이 있다. 그리고 마지막으로 ⑭수행자가 이상의 규칙을 어기게 되면 니싸라나와나야를 떠나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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