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연재 > 정준영교수의 남방의 選佛場

남을 바라보듯 균형잡힌 마음으로<br>호흡과 현상들을 바라보기만 하라

| | 2008-08-12 (화) 00:00

마하시 명상센터에서 진행되는 위빠사나 수행법을 간략히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무엇보다 먼저 앉는 자세부터 살펴보자. 앉는 자세는 가부좌[그림ⓛ]나 반가부좌[그림②] 또는 반가부좌의 자세에서 위에 얹은 다리를 앞에 편안하게 내려놓아도 좋다[그림③]. 얼굴은 정면을 향한 상태에서 눈을 가볍게 감고, 입은 가볍게 다물고, 목과 등을 반듯이 펴고, 허리를 앞쪽으로 약간 밀고, 엉덩이를 약간 뒤로 빼면 안정된 자세가 된다.

왼손을 아랫배 앞의 발 위에, 손바닥이 위를 향하도록 놓고 오른손을 그 위에 가볍게 얹어 놓는다든지[그림③], 양손을 양쪽 무릎 위에 손바닥을 위로하여 가볍게 놓는 등[그림④], 어깨에 무리가 가지 않도록 편안한 곳에 손을 놓아 크게 신경 쓰이지 않도록 한다. 앉아서 하는 수행을 위해 수행자는 어떤 형식에 얽매인 자세를 고수하기 보다는 스스로 편안하고 바른 자세로 앉는 것이 중요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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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용한 장소에 편안하게 앉아 가볍게 눈을 감고, 이 몸의 머리부터 발끝까지를 살펴보면 저절로 움직이고 있는 부분을 발견하게 된다. 이것은 호흡에 의하여 배가 움직이고 있는 것이다. 숨을 들이쉬면 배가 불러오고 내쉬면 배가 들어간다. 자연스럽게 숨이 쉬어지는대로 배가 불러와 일어나면 ‘일어남’이라고, 배가 꺼져 사라지면 ‘사라짐’이라고 이름[명칭]을 붙이며 배의 움직임을 주시[마음챙김, sati, 念]한다. 움직임의 과정에서 나타나는 느낌들을 지속적으로 주시(관찰)하는 것이 중요하다.

마음으로 ‘일어남’, ‘사라짐’이라 이름을 붙이는 것은 움직이고 있는 배로 마음을 쉽게 몰아 대상과 마음을 고정하기 위한 방법이다. 혹 이름을 붙이는 것이 방해가 된다면, 이름을 붙이지 않고 배의 움직임을 통해 느낌만을 주시(관찰)해도 된다.

배를 주시하는 것은 호흡을 주시하는 것이 아니라, 호흡으로 인하여 움직이는 배에서 일어나는 여러 가지 현상을 자세하게 들여다보는 것이다. 배가 일어나고 사라질 때 움직임이나 느낌이 어떻게 변하는지 그 변화의 과정을 정확하게 보는 것이 중요하다. 주시하는 마음이 그 대상에 밀착되어 있어야 그 변화를 자세하게 볼 수 있다.

배의 움직임을 주시하다보면 몸의 다른 부분에서 ‘통증’, ‘가려움’, ‘저림’ 등 다른 많은 현상들이 일어난다. 이런 현상들이 일어날 때 수행자는 그 중에서 가장 두드러진 현상을 대상으로 주시하는 마음을 옮긴다. 통증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다면 ‘통증’, ‘통증’, ‘통증’이라고 이름을 붙이며 통증의 느낌을 주시하고, 가려움이 가장 현저하게 나타난다면 ‘가려움’, ‘가려움’, ‘가려움’, 등, 걸맞은 이름을 붙이면서 주시한다. 이처럼 하나의 현상을 계속 자세히 주시하면 그 현상의 상태와 변화 과정들을 보게 되며, 그 현상이 사라지는 것을 보게 된다. 그 현상이 사라지면 다시 배의 움직이는 현상으로 돌아와 ‘일어남’ ‘사라짐’하면서 주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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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의 현상을 주시하다보면, 어느 사이 잡념이나 망상에 헤매는 자신을 발견하게 된다. 이럴 때 잡념이나 망상을 했다는 것을 ‘잡념’, ‘잡념’, ‘잡념’, 또는 ‘망상’, ‘망상’, ‘망상’이라고 이름을 붙이며 망상한 마음을 주시한다. 몸에서 나타나는 배의 움직임, 통증, 가려움 등 뿐만 아니라, 마음도 주시의 대상이 된다. 잡념이나 망상의 마음이 일어났음을 확실하게 주시하고 망상이 사라지면 다시 배의 일어남과 사라짐으로 돌아간다. 그래도 잡념이나 망상이 사라지지 않으면 다시 마음을 굳게 다지고 이 과정을 반복하면 잡념이나 망상 역시 점점 줄어들게 된다. 또한 어떤 생각이 일어나고, 그 생각이 수행에 도움이 되거나 삶에 있어 아주 중요한 생각이라고 할지라도, 그 생각 자체는 위빠사나 안에서 하나의 주시대상에 불과하다. 즉, 주시의 대상으로 나타나는 현상일 뿐이다. 따라서 어떤 생각이 일어나도 ‘생각’ ‘생각’ ‘생각’ 하면서 생각의 내용이 아니라 그 ‘생각하는 마음’자체를 주시해야 한다. 생각의 내용을 따라가면 쉽게 멈추지 않을 것이다.

배의 움직임을 분명하게 느끼기 위해 의도적으로 호흡을 강하게 또는 느리게 하거나, 무엇을 어떻게 하려는 목적의식이 생기면, 마치 상복 부에 멍울 같은 답답함이나 어지럼증 등, 부작용이 생길 염려가 있다. 수행자는 자연스럽게 호흡하고, 편안하고 긴장이 없는 균형 잡힌 마음으로 일어나는 현상들을 [남의 것처럼 객관적으로] 바라보기만 하면 된다. 무엇을 추정하거나 기대하는 것은 수행에 도움이 안 된다.

앉아서 하는 수행을 해보고 수행을 해야 하겠다는 의지가 생기면, 다음은 걸으며 하는 수행을 하기 바란다. 보통 걸으며하는 수행을 소홀히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데 이는 잘못된 생각이다. 걸으며 하는 수행을 먼저하고 앉아서하는 수행을 하면 주시하는 집중력이 배가되어 깊은 삼매를 이룰 수가 있다.

정준영(서울불교대학원대학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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