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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사, 그 진정성(authentic)과 티핑포인트<br>무한 네트워크 사회선 진정성이 중요한 화두

윤남진소장 | stupa21@hanmail.net | 2011-05-28 (토) 14:23

크게보기최근 불교계 언론을 보면 민족문화 수호 그리고 자정과 쇄신의 5대 결사의 활로를 놓고 목하 관계자들의 고심이 많은 것으로 읽혀지는 보도가 등장하고 있다. 지난 3월 말 경, 교계에 널리 알려진 어느 불교단체에서 발표한 성명은 말미에, ‘이 운동(자정과 쇄신 결사)이 실패한다면 단순히 총무원의 실패가 아니라, 한국불교 전체의 좌절이 될 것’이라는 엄청난 표현을 써가며 경고를 보냈는데, 그 핵심문제는 돌연 정부와의 긴장관계를 푸는 듯한 조계종총무원의 태도변화를 우려한 것이었다.

우리는 이 대목에서 ‘과연 그러한가? 그것이 핵심문제인가’하는 의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자정과 쇄신의 5대 결사가 실패하면 한국불교의 좌절이 될까? 성공과 실패의 기준은 무엇인가? 한국불교의 좌절은 어떤 상황일 경우에 좌절이라고 할 수 있는가? 정치인이나 정부인사들을 들이느냐 마느냐가 어떤 경우에나 상수 역할을 하는 중요한 원칙이나 기준일까? 아니다. 오히려 현재의 5대 결사운동 등이 이상의 질문에 답할 수 없는 방식으로 실행되고 있다는 것이 진짜 문제이다. 왜 그런가? 위의 질문에 대해 하나하나 따져보자.

이 결사운동은 어떻게 되었을 때 성공한 것이고 어떻게 되었을 때 실패한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을 이 운동의 계획서에서 찾아 볼 수 있을까? 그렇다고 한다면 이 운동은 성공할 확률이 높다. ‘아빠 저 공부 열심히 해서 이번에 시험 잘 볼께요.’ 하는 아이보다 ‘아빠 난 이번에 수학은 1등급, 영어는 2등급, 사회와 과학은 적어도 3등급 안에 들도록 공부 열심히 할께요.’ 하는 아이가 더 시험을 잘 볼 것처럼 생각되지 않는가? 그것은 왜 그런가, 측정가능한 목표와 기준이 제시되어 있기 때문이다. 실패와 성공의 분명한, 측정가능하고 눈에 보이는 기준이 제시되어 있었다면 그 기준에 의해 실패라고 판정이 나도 실패가 성공의 어머니 노릇을 할 수 있다. 그러니 기회를 상실한 것은 아니므로 또 다른 가능성의 문이 열릴 것임을 확신할 수 있다.

한국불교의 좌절. 그것은 어떤 때 좌절이라고 할 수 있을까? 5대 결사를 성공시키지 않으면 왜 한국불교는 좌절하고 마는가? 이 질문에 답하는 기준을 찾기 위해서는, 그처럼 절박한 자정과 쇄신(의 5대 결사)이 필요한 한국불교계 안팎의 현실을 어떻게 진단하고 있는가 하는 것을 계획서에서 찾아보면 될 것이다. 단, 적어도 누가 보든 그 현실 진단을 간단히 부정할 수는 없을 정도의 눈에 보이는 듯하고, 수치화된 여러 증거들을 포함해야 한다.

정부 인사를 들이느냐 마느냐가 민족문화와 불교를 무시할 때 종단이 취해야 할 행동의 가장 중요한 기준인가? 많은 사람은 그렇지 않다고 생각할 것이다. 그것은 정치적 역학관계나 상황의 문제일 뿐이다. 오히려 그 배경에 놓여있는 더 중요한 기준은 정교분리하고 하는 헌법적 가치와 시민적(특히 종교적) 관용이라고 하는 민주정부 형성의 기초를 어떻게 우리 사회 곳곳에서 구체적 제도, 규칙, 관습, 문화로 성숙시킬 것인가 하는 문제이다. 그러므로 헌법적 가치를 수호하기 위해서 시민들과 손잡고 정치인 특히 입법, 행정, 사법의 중요한 의결권자들을 적극적으로 만나고 설득해야 한다는 것이 상수가 되어야 하는 것이 아닐까?

필자는 이 결사운동이 성공으로 가는 첫 단추는 지도자들의 진정성에 달려있다고 본다. 리더십 전문가인 스콧 스눅 미국 하버드 경영대학원(HBS) 교수는 “진정성 있는 리더가 되기 위해선 때론 실수도 저지르고 두려워할 줄도 아는 불완전한 인간이라는 사실을 인정하고 이를 스스럼없이 밝힐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 말을 우리의 현실에 대입해 보자. 우리는 정치인들이나 정부인사들이 들고 나는데 대해 총무원차원에서 조치하지 않으면 각자 인연과 호오에 따라 기준없이 행동할 우려가 있어서 잠시 조치를 취했노라고 말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는 정부의 보조금이 없다면 어느 전통사찰들은 겨울철 기름 값도 벅찰 수 있다고 말해야 할 수도 있다. 이 상태로 두면 스님들이 각자 알아서 노후 준비해야 할 판이라 수행종가 전통을 유지하기 힘들다고 현실을 재가불자들에게 말해야 할 수도 있다. 우리 불교인이 이타적 사회조직과 사회활동에 적극 나서지 않는다면 불교의 사회적 신뢰와 영향력은 어디까지 추락할 것인지 장담할 수 없다고 솔직히 호소해야 할지도 모른다.

무엇이 문제인가, 문제가 있으니 결사운동을 하는 것이다. 대중들을 믿고 하는 운동이 결사운동이고 대중들이 스스로 해야 하는 운동이 결사운동이다. 그러므로 우선 그 ‘문제’에 대해서 결사운동을 이끄는 지도자들이 솔직하고 투명해야 한다. 그것이 출발점이 될 것이다. 지도자는 늘 영웅적이어야 하는 것은 아니다. 그리고 솔직하고 투명하게하면 대중이 오히려 더욱 폄훼하고 깔보기나 하지 본래의 취지에 지도자를 따라 함께 하지 않을 지도 모른다는 불안감을 버려야 한다.

대중은 오히려 진정성이 느껴진다면 문제를 극복하기 위한 대안과 달성하고자 하는 목표에 공감할 것이고 동참할 것이다. 지난 4월 총선의 결과는 물론 현 정부여당의 실정도 문제였지만 후보자의 진정성이 대중을 움직인 흔적이 많다. 즉각적이면서 무제한적인 네트워크가 작동하는 사회에선 더욱 진정성이 중요한 화두가 되지 않을까? <계속>

※다음에는 결사운동이 확산되기 위한 티핑포인트를 어떻게 만들까 하는 주제로 실천전략적 차원의 문제를 다루어 보고자 합니다. 참고가 되기를 기원합니다. 본 글은 조계종 홈페이지에 게재된 5대결사 계획서를 평가기준으로 집필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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