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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심 돈독한 불자 정치인 박홍수 통합민주당 사무총장이 6월 10일 오후 향년 53세를 일기로 타계했다.

참여정부에서 농림부 장관을 지낸 박홍수 통합민주당 사무총장은 당의 쇠고기전략을 진두지휘하다 지난달 13일 과로로 말미암은 심장발작으로 쓰러져 서울 신촌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를 받아왔지만 끝내 일어나지 못했다.

55대 농림부 장관으로 2년 8개월간 재직한 그는 참여정부의 농업정책인 농업·농촌 종합대책을 세웠고 농지은행 설립 등 굵직한 정책을 입안했다. 농정의 일대 전환으로 기록될 농가등록제도 그의 재직 중 정책의 틀을 갖췄다.

이명박 정부의 농정 토대도 그의 재직 중 마련됐다. 1차 산업인 농업을 2·3차 산업인 식품·유통과 결합해 부가가치 높은 융·복합 산업으로 차원을 높이는 방안도 종합대책에 포함돼 있었다.

한우를 키우던 농업인 출신인 그는 경남 남해에서 마을 이장을 시작으로 지역 농민운동에 투신해 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회장을 지냈다. 17대 국회에서 열린우리당 비례대표 의원으로 활동하다 농림부 장관을 지낸 그는 역대 농림부 장관 중 두 번째로 오래 재직하는 기록도 세웠다.

18대 총선에서 민주당 비례대표 16번을 배정 받은 그는 정국교 당선자(2번·구속중)가 의원직을 상실할 경우 의원직 승계 순위 1위였다.

이른바 ‘쇠고기 정국’에서 그의 빈자리는 더욱 커보였다. 박 총장은 광우병 위험을 제거하지 못한 미국산 쇠고기수입위생조건이 체결된 후 ‘민주당 쇠고기협상무효화 추진위원장’을 겸하며 당내 대책을 주도했다.

그가 쓰러진 후 민주당은 쇠고기 정국에 제대로 대처하지 못했고, 농림수산식품부는 국회에서 자신들의 입장을 이해해 줄 원군을 잃었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박 장관이 민주당에 있었다면 농식품부가 외롭지는 않았을 것”이라고 말했다. 실제 민주당 관계자에 따르면 박 총장은 쇠고기협상의 책임을 누구에게 물을 것인가 하는 당내 회의에서 “청와대가 사태의 진원지”라며 힘없는 농식품부에 근본책임을 묻는 것을 반대하곤 했다.

박 총장은 농림부 장관 재직 시 쇠고기 시장 전면 개방을 주장한 경제부처와 외교부의 압박에 “미국산 쇠고기 검역은 통상 문제가 아닌 국민 건강과 직결된 문제”라며 30개월령 이상 쇠고기 수입금지를 관철한 바 있다.

박 총장의 유족으로는 부인 최호숙 씨와 1남 3녀가 있다. 장례는 14일 통합민주당장으로 치러지며 장례위원장은 손학규, 박상천 공동대표가 맡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