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보기“불교계는 물론 종교계에서 여성의 인권이 확립되지 않은 것이 사실입니다. 종교라는 특수성에 기인한다고 하지만 잘못된 인식입니다. 성차별을 없애고 만인이 평등한 불국토를 만들겠습니다.”

2월 18일 개소한 불교계 성폭력전문상담소인 나무여성인권상담소 김영란 소장이 불교계의 성차별을 없애 평등한 불교를 만들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불교가 평등한 종교라고는 하지만 여성인권 의식은 여전히 낮다”고 지적한 김영란 소장은 “비구니 스님들의 선거권이 제한되고 있는 단적인 사실만으로도 불교계 여성인권 수준을 가늠하게 된다”고 말했다.

김영란 소장은 “사찰 내에서도 성적인 폭력이 일어나기도 하는데 종교 내에서 일어난 일이라고 침묵하는 것만이 능사는 아니”라며 “피해자들도 소극적으로 침묵하지 말고 적극적으로 피해구제를 요청해야한다”고 밝혔다.

성폭력을 없애기 위해 지도자들의 의식변화가 선행돼야 한다는 김영란 소장은 “피해자 구제를 우선적으로 고려해야하지만 성폭력과 성차별에 대한 인식을 전환하는 교육이 절실하다”고 말했다.

김영란 소장은 또 “여성 신도들이 대부분인 불교에서 여성들 자신 스스로가 변해야 한다”며 “종단과 여성불자들이 함께 의식을 변화시키도록 노력해야한다”고 당부했다.

당장에는 피해여성들을 위한 사후 구제가 급한 실정이자만 장기적인 안목에서 사전예방을 위한 교육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는 것이 김영란 소장의 생각이다.

김영란 소장은 “성폭력 피해여성을 위한 상담을 진행해 오면서 의료지원, 법적지원 등만으로는 한계가 있음을 느꼈다”며 “일반적 상담만이 아닌 불교와 성을 결합해 명상 참선 등을 활용한 불교적 치유법을 모색하고자 한다”고 밝혔다.

“여성인권이라는 이름을 내걸고 상담소를 개설해 불교계에서 활동하게 된 것 만으로도 의미 있는 일”이라고 말한 김영란 소장은 “상담소 개설을 계기로 적극적 활동을 통해 불교의 여성인권을 신장시키고 나아가 불교 발전에 도움이 되도록 하겠다”고 다짐했다.

김영란 소장은 연세대 간호대학을 졸업하고 아우성상담소 상담부장, 국가청소년위원회 정책분과위원, 성문화분과위원 등을 역임하며 아동, 여성 분야에서 전문적인 상담활동을 펼쳐왔다. 현재는 YeR성복지연구소 소장 및 서울경찰청 아동여성대책자문위원, 대한성학회 이사를 맡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