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답> 자녀를 자신의 소유물로 착각해선 안 됩니다.

자녀 교육 문제는 사실상 경험자들의 조언이 필요합니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남의 경험이나 체험담을 참고할 경우, 그것이 주관적인 입장에서 이루어진 사안이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오히려 객관적인 입장에서의 관찰 내지는 문제의 지적이 더 정확하고 타당한 것일지도 모르겠습니다.

일반적으로 자식은 부모로부터 몸을 받고 또한 양육됩니다. 그러다 보니 자식은 무의식적으로 부모의 소유물(?)로, 적어도 ‘내 자식’이라는 소유 관념을 갖게 됩니다. 따라서 이러한 생각은 자연히 내 소유와 남의 소유를 비교하게 되고, 또한 경쟁 심리를 부추겨서 이기면 좋고 지면 속이 상하는, 소위 부모들의 이기심을 발동시키게 되는 것이지요.

그뿐 아니라, 내 자식이니까 내 마음을 따라 주었으면 좋겠고, 내가 못다 한 부분도 대신 이루어주고, 내가 싫어하는 것은 절대로 하지 않기를 원합니다. 그러나 아이가 지금 무엇을 하고 싶어 하고, 무엇을 싫어하는가를 생각해 보았는가, 그리고 얼굴을 마주칠 때마다 공부만을 강조하고, 부모의 말은 무조건 들어야 된다고 강요하신 적은 없는가, 자문해 보아야 합니다. 우리들의 근심 걱정은 누구나 할 것 없이 너무 욕심을 부리는 데에서 비롯되는 경우가 많으니까요.

옛날 어른들이 자기 자식을 가리켜 내가 낳았다고 말하지 않고 “저 아이는 부처님이 점지해 주셨다” 혹은 “칠성님이 주신 애다”라고 하는 말씀을 들은 적이 있을 것입니다. 이 말씀에는 참으로 깊은 의미가 내포되어 있습니다. 즉 내 자식이지만, 이 아이는 부처님께서 나에게 양육하여 달라고 잠시 맡기신 아이라는 뜻이지요. 그렇기 때문에 다 자라면 각자 제 가정을 꾸려서 떠나지 않습니까? 이것을 섭섭하다느니 불효라느니 하면 안 되는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습니다. 모든 부모들은 잠깐 동안의 양육의뢰를 받았을 뿐인데도 곧잘 그 사실을 잊어버리는 것입니다.

물론 양육 의뢰를 받은 아이들 중에는 공부를 잘하는 아이도, 반대로 못하는 아이도, 반항만 하는 아이도, 병약하여 속을 태우는 아이도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부처님은 그 부모에게 그 아이라면 가장 안심하고 맡길 수 있다고 생각하시고 점지하신 것입니다. 어찌 이 점을 소홀히 할 수 있겠습니까. 이러한 입장에서 한 번 부자, 모자, 부녀, 모녀 관계를 되돌아봐야 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