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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네디 같은 불자 정치인은 없을까?”<br>“드러내지 않은 불자 많다” 기획실 답변 ‘씁쓸’

김치중기자 | myhyewook@naver.com | 2012-04-01 (일) 12:04

미국의 사회학자 찰스 라이트 밀스는 1956년 저서 <파워엘리트>를 통해 “미국 사회는 소수 엘리트가 지배하는 사회”라고 지적했다. 그는 ‘백인-앵글로색슨족-개신교도’를 소수 엘리트로 명했다.

이들의 지배는 지난 1960년 가톨릭 신자인 존 F 케네디가 미국 대통령에 당선되면서 와해되기 시작했다. 케네디는 선거 운동 기간 중 “나는 가톨릭 대선후보가 아니라 민주당 대선후보로 우연히 가톨릭 신자일 뿐”이라고 자신의 종교에 대해 비판을 가하는 반대세력들에게 일침을 가했다.

성공회 신자인줄 알았던 블레어 前 영국 총리가 퇴임 후 가톨릭으로 개종했다. 그는 오래 전부터 성당 미사에 참석하고 총리 관저에서 가족 미사를 가졌다. 그의 신앙생활이 이중적일 수밖에 없었던 것은 영국의 국교가 성공회이기 때문이다. 그는 2007년 총리직에서 퇴임 후 교황을 예방했다. 그는 교황에게 19세기 영국의 유명한 가톨릭 개종자 뉴먼 추기경의 사진이 든 액자를 선물했다. 외신들은 그가 그동안 솔직하지 못한 신앙에 대한 속죄의 뜻으로 교황에게 이 액자를 선물했다고 보도했다.

현재 유력한 공화당 대선 주자인 롬니 前 매사추세츠 주지자사는 모르몬 신자이다. 모르몬교는 19세기 뉴욕주에서 만들어져 현재 600만 신자를 확보하고 있는 기독교계 소수종파이다. 모르몬교는 초기 주류 기독교 박해를 받았고, 지금도 주류 기독교 사회에서는 이들에 대한 편견이 남아있다. 롬니는 지난 3월 6일 10개 주에서 동시에 치러진 예비경선(슈퍼 화요일)에서 보수 기독교 유권자가 많은 조지아 주와 테네시 주 경선 등에서 패배했다. ‘슈퍼 화요일’에서 압도적인 승리를 얻지 못한 롬니는 ‘대세론’에도 불구하고 공화당 경선을 끝내지 못하고 있다. 지루한 공화당 후보 선출이 지속되자 버락 오바마 현 대통령이 반사이익을 얻고 있다. 현대에 들어 경제 침체에도 불구하고 재선에 성공한 대통령은 작고한 레이건 대통령에 불과하다.

3월 29일 한국불교역사문화기념관 국제회의장에서 개최된 조계종 중앙종회 임시회에서 조계종 총무원 기획실장 정만 스님은 “불교신문에 따르면 이번 총선에서 주요 정당 공천을 받은 불자가 13.9%인 76명에 불과하다. 총선과 대선을 맞아 불자 정치인 양성 노력이 필요하다”는 중앙종회의원 일운 스님의 질의에 “불자라고 드러내지 않아서 그렇지 총무원에서 파악한 것에 따르면 불자 정치인이 많은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고 밝혔다.

정만 스님은 또 “지역 불교 단체와 유관 단체들은 물론 지역 주지들과 후보자들을 연계해 도울 수 있는 일이 있다면 협력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총선과 대선 등 정치의 계절이 도래하면 불교계에서는 의례 후보들 중 누가 불자인지를 따진다. ‘기왕이면 다홍치마’라고 하지만 절 몇 번한 거짓 불자 100명이 아니라 불교의 사상과 교리를 이해하고 이를 국민을 위해, 국가를 위해 실천하는 참 불자 1명이 절실하다.

“나는 불교 총선, 대선후보가 아니라 정당의 총선, 대선후보”라고 당당하게 밝힐 불자 정치인은 없을까? 그런 사람 하나 없으니 모 스님이 급조된 당을 만들고, 종정 스님 추대법회에서 추태를 부리지 않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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