입소문 타고 참배객 및 등산객 급증세

멋진 경치, 멋진 사찰이 반드시 서울에서 멀리 떨어진 곳에만 있는 곳은 아니다. 서울에서 불과 몇 십분 거리에 너무나 아름다운 사찰이 존재하고 있다. 멋진 경관이 점점 입소문이 나면서 찾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지만 많은 사람들에게는 여전히 생소한 사찰이다.

이 사찰은 경기도 남양주시 와부읍 월문리에 소재하고 있는 묘적사(妙寂寺)라는 절이다. 묘적사로 들어서는 계곡은 울창한 숲이 하늘을 가리고 있어 한 낮의 땡볕도 거뜬하게 차단돼 있어 매우 시원하다. 시원한 기운을 뿜는 계곡의 풍경을 따라 묘적사로 오르는 길은 눈까지 청량하게 만들어 준다. 걸어 오르기에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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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적사의 경내 풍경. 팔각칠층석탑과 대웅전의 모습이 아름답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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묘적사 계곡의 풍경. 가뭄으로 물이 잦아 본래의 아름다움에는 미치지 못하지만 매우 유명한 계곡으로 사랑을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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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영루의 모습. 일주문과 사천왕문의 역할을 겸하고 있는 이곳에서 템플스테이가 이뤄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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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 투박하게 지어진 전각의 모습. 요사채로서 매우 독특한 모습을 하고 있다.

이곳 묘적사 계곡은 묘적사 만큼이나 유명한 계곡으로 수량이 많고 간간이 폭포도 어우러져 있어 그 풍경이 아름답기로 이름이 나 있다. 이곳의 아름다움을 아는 사람들은 여름이면 도심의 번잡함을 피해 이곳 묘적사 계곡을 찾는다. 해마다 사람들이 많아져 조금은 걱정스럽기도 하다.

그러나 요즈음 가뭄이 계속되면서 수량이 많았던 이 계곡에도 물이 잦아들었다. 역시 백년 만에 찾아 온 대가뭄에는 견뎌낼 재간이 없는 모양이다. 물줄기가 크게 가늘어진 폭포며 계곡 여울을 보면서 깊은 한숨이 저절로 터져 나온다.

자연의 멋 그대로 살린 요사채 눈길 끌어

구불구불 계곡을 따라 이어지는 길을 따라 한참을 오르니 묘적사 입구에 도착한다. 아무리 시원한 길이라도 가파른 계곡 길을 걸어 오르는 길이라 어느새 온몸은 땀으로 흠뻑 젖었다.

묘적사 입구에서 숨도 돌릴 겸 땀도 식힐 겸 휴식을 취하자니 계곡을 가로지르는 다리 밑에 한 무리의 사람들이 즐거운 표정을 지으며 더위를 식히고 있다. 계곡물에 발을 담그고 탁족을 하며 담소를 나누고 있는 모습이 부럽다. 또한 그들과 덩달아 시원해지는 느낌이 밀려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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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웅전에서 내려다본 팔각칠층석탑과 무영루의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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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령각과 석굴암의 모습. 산령각은 고종때 규오대사에 의해 중건됐다고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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석굴암 내부의 모습. 석굴암은 지난 1978년에 조성되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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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하선실의 모습. 자연의 멋을 그대로 살린 기둥이 눈길을 끈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나서 템플스테이 사찰 묘적사 임을 알리는 안내판 앞에 서니 제법 규모가 있는 전각이 나무의 하얀 속살을 드러내 보이고 섰다.

이곳은 선(禪) 체험관으로 쓰이는 새로 지어진 전각 무영루로 이곳에 사용된 목재들이 완전히 건조가 되고 나면 아름다운 단청이 입혀질 것이다. 무영루는 묘적사의 일주문과 사천왕문 역할도 겸하고 있다. 무영루로 들어서니 벽면 양쪽에 사천왕상의 그림이 걸려 있다.

무영루를 통과하니 이번에는 정말 너무나도 투박하게 지어진 전각이 다시 눈길을 사로잡는다. 어찌 보면 정말 아무렇게나 지어진 듯한 건물이 자꾸 눈길이 간다. 자세히 들여다보면 볼수록 기이한 모습을 하고 있다.

아래 부분은 기와와 진흙으로 그 위는 호박돌과 진흙으로 만든 담벼락이 자연스러우면서도 묘한 아름다움을 보여주는 것이다. 거기에 기와로 이은 지붕의 처마는 들쭉날쭉 직선도 곡선도 아니다. 분명 장인의 솜씨는 아닌 것이다. 또한, 사용된 기둥의 목재들도 껍질만 벗겨 그대로 사용해서 나무의 모습이 그대로 남아 있어 절묘한 멋을 이루고 있어 그렇게 자꾸 시선을 붙들었던 모양이다.

참으로 이름다운 모습을 하고 있는 이 건물은 요사와 종무소를 겸하고 있는 전각이다.

대웅전 앞 팔각칠층석탑 천년고찰의 위용 드러내고…

묘적사의 주전각인 대웅전 앞에는 제법 세월이 묵어 보이는 오래된 팔각칠층석탑이 서 있다. 묘적사는 조계종 25교구 봉선사의 말사로 신라 원효대사께서 창건되었다고 전한다. 그리고 조선 초기 세종 때 무려 180여 칸의 불사를 일으켜 사격을 유지하게 되지만 임진왜란 당시 모든 전각이 소실되는 아픔을 맞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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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내에 조성된 연못의 모습. 관음전, 향운각, 산령전이 한 눈에 들어오는 아름다운 곳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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템플스테이에 참가한 여성들의 모습. 이들은 이곳 템플스테이 체험을 통해 불교문화의 멋과 매력을 느껐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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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해 4월 묘적사 템플스테이에 참석했던 가수 이효리와 주지 해송스님의 모습. 사진=묘적사 홈페이지 캡쳐.

묘적사는 사명대사께서 승병을 양성하던 사찰이었기에 이 처럼 철저하게 파괴되었다고 한다. 다만 돌로 만들어졌기에 모습을 보전할 수 있었던 팔각칠층석탑만이 묘적사의 만고풍상을 지켜보고 있다.

대웅전에서 부처님께 삼배를 올리고 보호수로 지정된 커다란 보리수나무를 지나 삼성각과 석굴암을 들러본다. 갑자기 지나가는 비가 후두둑 떨어진다. 입 넓은 보리수나무 아래 앉아 빗방울이 피어올린 연기 같은 흙먼지를 바라보면서 대지를 듬뿍 적셔주는 비였으면 좋겠다는 기원을 해 본다. 그러나 그런 간절한 마음이 무색하게 비는 금방 그치고 만다.

이효리 템플스테이 참가 후 유명세 타며 방문객 늘어

묘적사 경내를 돌아보다 한 무리의 여성들과 마주치게 된다. 어디서 왔느냐는 말에 같은 직장 동료들로 서울과 구리에서 왔는데 템플스테이를 하고 싶어서 찾아왔다는 것이다.

원래 불자냐고 물으니 아직 종교는 없고 산사의 템플스테이와 명상을 느껴보고 싶어 함께 왔다는 것이다. 막상 직접 체험해 보니 정말 너무 좋았다며 이렇게 가볍게나마 느껴보는 불교가 무척 매력적이었다는 이들은 곧 훌륭한 불자가 될 소지가 큰 인연들일 것이다.

묘적사는 산사의 풍광과 아름다운 계곡 덕에 점차 이름이 알려지고 있지만, 지난 4월에 가수 이효리가 템플스테이를 하고 가면서 더욱 유명세를 타고 있다.

특히나 이효리와 멤버들이 눈물을 펑펑 쏟는 장면은 많은 시청자들에게 감동을 선사하였고 산사에서의 하루 생활을 시청자들에게 보여 줌으로써 대중불교를 알리는데 크나큰 역할을 하고 있는 템플스테이의 위상을 보여 주기도 했다.

서울시민에겐 일상의 무게 내려놓을 수 있는 최적의 사찰

모든 번뇌가 다 끊어져 고요한 열반의 경계를 상징하는 묘적을 절 이름으로 한 묘적사. 이름 그대로 묘한 아름다움이 서려있고 고즈넉하다. 이런저런 말을 하지 않더라도 많은 사람들이 찾아와 일상의 무게들을 내려놓고 갈 수 있는 서울 지척의 최적의 사찰이 아닐 수 없다.

묘적사를 샅샅이 살펴보고 계곡을 따라 하산을 시작한다. 멎었던 소나기가 다시 후두둑 한 바탕 물기를 흩뿌리고 지나간다. 가슴 속까지 시원해지고 있음은 소나기가 지나갔기 때문일까, 아니면 묘적사 산사의 풍경이 남겨준 청량한 기운 때문일까. 묘적사를 내려가는 하산길의 발걸음이 그렇게 가볍고 싱그러울 수가 없다.

*묘적사 템플스테이 문의: (031) 576-0784